부모님 집에서 1983년에 출판된 요리책을 발견했는데,
내용이 재밌어서 올립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신혼 때 아버지가 직장에 온 외판원의 감언이설에 낚여서 구입해 온 물건이라는군요.
앞뒷장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건 제가 아기 시절 찢으면서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좋아할만한 과자나 빵, 고기요리 등의 책자 상태가 유독 안 좋네요.
문법이 바뀐 것을 볼 수 있'읍'니다.
그리고 물가상승을 엿볼 수 있는 책의 가격
읽어보면 값싼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라고 되어 있는데,
쭉 읽어보면 알겠지만 거짓말입니다.
지금 보니 멘보샤의 응용인 듯 합니다.
결혼한 사람에게 아내가 해주는 새우튀김(그시절에는 남자가 부엌 잘 안 들어갔죠)
그때 바나나를 사려면 돈이... 사과도 꽤나 비싼 과일이었죠.
이것도 연어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난감했을 레시피
제과제빵으로 가면 그당시 한국 가정에서는 거의 그림의 떡이었던 것들이 나옵니다.
오븐 문제도 있고, 유제품 종류는 지방에서 구하기가 어려웠죠.
지금 보니 쉬폰케이크
말이 필요없는 피자
외국 향신료를 구하기 힘들었던 시대상을 반영한 설명
당시 이 요리책을 읽던 주부들은 와플 팬은 또 뭘까 싶었을 겁니다.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을 보면,
그당시 한국에서는 바닐라 향료도 비싸서 적게 넣는 바람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에서도 향이 거의 안 났다는 내용이 나오죠.
그래서 그시절 우리나라에서는 바닐라향=우유맛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의 경우엔 진짜 바닐라를 실제로 본 건 1993년 대전엑스포 국제관에서였습니다.
이건 시간이 지나서 1988년의 요리책입니다. 가격은 2000원
제본 상태도 훨씬 좋아졌네요.
그당시 최고의 반찬이었던 분홍소시지
그때나 지금이나 럭셔리한 더덕과 굴비
돼지불고기
만두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군만두 도시락
지금에야 오븐도 있고 코스트코 한 번 갔다오면 재료 확보가 가능하니,
작정하면 한 번 만들어볼 수 있겠네요.
잘봤습니다
아아 저거 저도 봤지요. 이사의 혼란 속에서 사라졌지만...흑흑
아 ~~ 이거 저희집도 잇엇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