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가 애매하긴 하지만
일단은 배송 받은 물품에 관한 글이라서
여기에 올려 봅니다.
혹시 문제 있어서 알려주시면
바로 이동 혹은 삭제 하도록 하겠습니다. ^^;
==================================================
이전부터 아케이드 케비넷에 관심이 있어서
'언젠가는 하나 집에 장만하리라!' 다짐하였지만
일상에 치여 잊고 살아오던 중
다가오는 연말 속에, 잊고 지냈던 그 소망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본격적인 케비넷을 가정집에 두기에는
주위의 시선과 압박을 견디기 쉽지 않을 듯 하였고
결국
인터넷 등에서 접했던 서랍장 형식의 자작 케비넷
혹은 변형이 가능한 매X 케비넷을 장만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X직 케비넷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든 물건이 되었고
합판을 이용한 자작 케비넷 제작이 제일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우연히 들린 모 카페에서
케비넷을 판매하신다는 한 회원분의 글을 접하게 되었고
그 순간 제 귓가에는
'타이밍 이즈 나우!' 라고 외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카드값 많이 나올텐데...
두려움과 망설임도 없지 않았지만,
애타게 찾아 헤매던 바로 '그 케비넷'을 마주한 순간
전설 속 유니콘과 마주한 브로니가 된 반가움을 느꼈고
그 즉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판매하시는 회원님은 부산
저는 경기도 평택
둘과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거리는 380.45km...
일단 지르고 보자고 다짐했으면서도 다시금 망설이게 되던 저를 향해
하늘은 따스한 격려의 미소를 보내는 듯 싶었습니다.
판매하시는 회원님과 적절한 가격에
시원시원한 쿨거래가 이루어졌고
새벽까지 계속된 검색을 통해
"부산-평택 12만원!"의 파격적 가격의 용달 업체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6층에서부터 통으로 들고 내려오시는
판매 회원님의 피땀 어린 정성과 함께
이번 거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 케비넷이 얼마나 양품인지 확실하게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평생을 후진으로만 다니셨다는 달인급 기사님(뻥)의 차량에
오매불망 바라왔던
케비넷이 실렸고
거래를 시작한 바로 다음날 늦은 저녁...
케비넷은 경부 고속도로를 밤새 내달려
평택의 제 품에 안기게 되었...을 예정이었습니다만
.
휴계소에서 잠깐 눈을 붙이셨는데
아침까지 내리 주무시는 바람에 일정이 꼬였고...
오늘 점심 시간에 받기로 했던게
정신 없이 바쁜 출근 시간으로 갑자기 바뀌어서...
아무튼,
그래도
거래 시작 3일째 되는 아침 9시, 평택 집 앞에서
지난 밤 잠 못이루며 뜬 눈으로 지새어 기다린
케비넷을 제 품에 안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안게 되었습니다.
그냥 주차장에서 내려주기만 하는 것으로 계약을 해서
낑낑대며 껴안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이
기사님의 측은지심을 자극했던 걸까요?
감사하게도 기사님은 그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원래 계약에도 없던 집 안까지 운반을 도와주셨고
드디어!!
제 방 안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ㅠㅠ
상단에는 작년 일옥에서 1000원에 낙찰받고
구매가의 100배가 넘는 배송료를 물고 들여온 KV-14DA1 을 올려놓고
1p에는 드림캐스트를
지르고 누르는 모든 커맨드는
너무도 명쾌하게 입력되었고
심지어 2p 쪽 스틱은 신품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의
좋은 품질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처음으로 '오락실'이라는 곳에 발을 디디게 되었던
30년 전의 저로 돌아간 것만 같았습니다.
그 자리에...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던 선생님을 향해
'저는 커서 오락실 주인이 될꺼에요!'라며 당돌히 대답하던 코흘리개 꼬마가
30 여 년의 시간을 건너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아직 엑원X 와 플4프로 까지 연결하기 위한 PCB 교체와
케비넷 하단에 2단 선반 장착의 작업이 남았습니다.
제 어릴적 꿈의 실현에 함께하여 도와주신
판매자 회원님,
그리고 용달 기사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먹고 살 돈만 있으면 되겠네요...
신발 자랑사진 ㅋㅋ
신발 정품이면 뷰릭스 캐비넷 지르실지도
제 신발이 아니라 판매자분이 발송 전에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제 신발 사진은 여기 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