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 미역국, 모듬콩, 양배추 코울슬로, 버섯된장무침, 메로구이, 가지전, 마트표 삼색나물, 마트표 김치)
요즘은 가지나 애호박 등으로 전 부쳐먹는 꼼수를 익혔습니다. 부침가루 묻혀서 달걀물에 담궜다가 지져주면 완성.
부침가루와 달걀을 그릇에 담아 셋팅하는 것이 살짝 귀찮기는 하지만 들인 노력에 비해 반응이 좋아 자주 하게 되네요.
그냥 자르고 데쳐서 만드는 가지나물이나 애호박무침과 비교해보면 사라지는 속도가 다릅니다.
코울슬로는 양배추 얇게 썰어서 마요네즈와 케첩을 1:1로 섞은 케요네즈에 버무리기만 해도 먹을만합니다.
양배추를 아주아주 얇게 썰면 식감이 훨씬 더 좋아지는데, 만돌린(채칼)의 도움을 받아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좀 두껍게 썰기 일수입니다.
(잡곡밥, 애호박두부된장국, 탕수에 버무린 버섯과 브로콜리, 당면볶음, 고등어구이, 마트표 열무김치, 마트표 김)
탕수는 탕수육에만 쓸 수 있는게 아닙니다. 육수에 식초와 설탕, 굴소스 등으로 맛을 내고 전분물을 풀어서 되직하게 만든 탕수는 어지간한 재료 뭘 써도 잘 어울리지요.
고등어는 오븐에 바삭하게 구워서 마침 남아있던 레몬을 곁들였습니다. 부엌 공간이 좁아서 오븐만 베란다로 빼놨는데, 그 덕에 생선 구울 때마다 더워서 허덕거릴 필요는 없네요.
당면볶음은... 차마 잡채라고 부를 수 없는 구성이라 어쩔 수 없이 당면볶음에 머물러 있는 비운의 요리입니다. 그런데 각종 채소를 함께 섞어 볶은 것보다 당면만 볶아먹는게 왠지 모르게 더 입맛에 맞습니다.
(흰쌀밥, 게배추된장국, 아귀수육, 김치돼지고기 볶음, 취나물무침)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충동구매한 아귀를 쪄서 먹었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은 최상급이라 수육으로 만들어 먹기 좋습니다. 매운 아구찜은 좀 저렴한 냉동 아귀로 만들어도 되는데 말이죠.
싱싱한 꽃게도 한 마리 사서 국을 끓였습니다. 살이 꽉꽉 들어찬 것이 맛있네요.
애들은 백김치를 좋아하고, 아내는 거의 설익은 맛에 가까운 김치를 좋아하는 탓에 김치가 푹 익으면 먹을 사람이 없습니다. 묵은 김치를 주기적으로 처리하는 건 제 몫이지요. 김치보다 두배쯤 많은 돼지고기를 함께 볶아서 먹으면 두 끼에 해치워버릴 수 있습니다.
(잡곡밥, 콩수프, 물두부, 잡채, 연근조림, 청경채를 곁들인 메로구이, 아스파라거스, 마트표 김치)
CIA에서 요리 배울 때 렌틸콩 수프를 만들어 보고는 의외로 맛있어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생각하며 콩 수프를 만드는데, 집 밥 특성이 끼어들면서 남아있는 콩이란 콩은 다 들어간 수프가 되어버렸습니다.
렌틸콩 뿐 아니라 검정콩, 강낭콩, 흰 콩에 병아리콩까지. 그래도 맛있네요.
메로구이는 가마니라고 불러야 할까 싶을 정도로 커다란 비닐 봉투에 가득 들어온 것을 언제 다 먹나 싶었는데, 어느 새 한 가마니(?) 다 해치우고 또 주문해서 먹는 중입니다. 낱개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엄청나게 저렴한 것은 아닌데 먹기 좋게 스테이크용으로 썰어서 낱개 포장되어있으니 돈 값은 한다 싶네요.
(비빔밥, 식당표 메생이국, 김치, 껍질콩을 곁들인 바지락새우 와인찜, 아스파라거스)
강황밥에 남아있던 나물 다 쓸어넣고 비벼먹습니다. 양념장은 따로 만들 필요없이 남아있던 비빔면 소스를 활용하면 됩니다.
지난번에 마트에서 비빔면 소스만 큰 통에 따로 파는 것을 보기는 했는데, 비빔면 끓여먹을 때마다 면 두개에 소스 한개를 섞어먹다보니 집에 남아도는 게 비빔면 소스인지라 앞으로도 구입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대다수의 먹거리는 집 주변의 커다란 식자재마트에서 구입하는데, 채소는 일주일에 한 번 집 앞 공터에 들어서는 채소 트럭이 더 싱싱해서 그쪽을 주로 가게 됩니다. 근데 아스파라거스를 워낙 맛있게 먹어서 한 번 더 사려고 했더니만 양이 확 줄었습니다. "왜 이렇게 비싸졌어요?"하니 주인장 아저씨는 천연덕스럽게 "가격 그대로인데요"라고 대꾸합니다. "양이 반으로 줄었구만!"이라며 팩트로 때렸더니 그제야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이제 끝물이라서요. 그 대신 껍질콩 공짜로 드릴게요."라네요.
그렇게 얻은 껍질콩에 바지락과 새우를 넣어 화이트 와인으로 요리합니다. 파스타 삶아서 섞어먹어도 맛있겠네요. 짭짤한게 왠지 술안주로도 좋을만한 반찬입니다.
(잡곡밥, 두부배추된장국, 마트표 김치전, 마트표 백김치, 배추김치, 연근조림, 어묵맛살양파볶음)
평소 안 가던 길을 가다가 눈에 띈 반찬가게에서 백김치와 김치전을 사 봤습니다. 뭐, 맛은 그냥저냥. 만들어 먹으면 저렴한 가격에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데, 귀찮아서 안 만드니 사먹게 되는 거지요. 공장표 먹거리와 집밥의 중간쯤 되는 포지션이랄까요.
연근조림은 한 냄비 가득 해놔도 이틀에서 사흘이면 다 사라지는게 신기합니다. 아삭거리는 식감에 단짠조합 때문인지 온 가족이 다 잘먹네요.
여기에 양파와 어묵에 게맛살을 섞어 볶으면서 간장과 설탕으로 맛을 조금만 내면 "아이고, 잘 먹었다"싶은 저녁 한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아침엔 '점심 뭘 먹지?', 점심엔 '저녁 뭐 먹지?'하다가 드디어 저녁까지 먹고 나면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와 정말정말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먹고 살려다보니... ㅎㅎ
팽이버섯으로 달걀묻혀서 지져도 맛있어요
저도 버섯전 좋아합니다 ㅎㅎ
오오 저도 렌틸콩 좋아합니다. 의외로 고소하고 맛있는거 같아요. 저는 닭한마리에 물에 좀 불린 렌틸콩, 양파, 당근 넣고 올리브유, 소금 간해서 압력솥에 푹 끓여 먹는데 완전 맛있습니다 ㅎㅎ
요리수준이 가족분들이 저녁먹을때마다 기대하겠군요..ㅋ
오 정성이 느껴지는 식단들 잘보고갑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