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여름이 지나갔다는 소식을 전해주는듯한 비
덕분에 제법 가을 날씨가 느껴집니다.
합정, 홍대, 상수, 서교 라인엔 라멘집이 참 많죠.
오레노, 라무라, 잇텐고, 이리에, 담택, 멘야준, 세상 끝, 등등등등...
이런 박 터지도록 경쟁이 치열한 격전지에,
신규로 오픈한 [ 윤멘 ]이라는 라멘집을 다녀왔습니다.
오픈 11시 30분.
어느새 입소문을 탔는지,
지나갈 때마다 가게 앞 웨이팅이 장난 아니더군요.
그리하여 거짓말 쬐끔 보태서...
눈 비비고 일어나 물 마시러 가는 거짓부렁이 토끼 마냥
오픈 전에 슬슬 와서 무난하게 착석 ㅋ
역시 집 가까운게 최고네요.
[ 모츠 츠케멘 (200g) ] + [ 모츠 추가 ], [ 멘마 추가 ]
모츠(モツ) : 곱창
츠케멘(つけ麺) : 수프에 담궈 먹는 라멘
뜻은 대충 이러하니 곱창과 돼지고기로 우린 육수에 면 적셔 먹는 라멘
궁금해서 검색한 하다 보니 나온 정보.
사장님께서 도쿄 신주쿠에서 곱창 라멘으로 유명한,
'타츠노야'라는 곳에서 수련했다고 하십니다.
메뉴는 오로지 츠케멘 한 종류
면의 양에 따라서 '200g'과 '300g' 중 고르면 됩니다.
저는 '200g'으로 선택했어요.
그리고 같이 나온 진득한 츠케지루
'모츠'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곱창은 쬐금 들어있어요.
그래서 추가 주문했지요.
곱창과 죽순절임
튀긴듯한 곱창에서 불향과 고소함 느껴져서 침이 고입니다요.
수프는 감칠맛 넘치고 묵직하지만, 타 츠케멘집과 다르게 염도, 점성이 낮았어요.
쉽게 말하자면 덜 짜고 덜 끈적한 느낌이었는데...
츠케멘 자체를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이게 맞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건 업장의 개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래나 저래나 떠먹을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짠맛이 전 좋았습니다.
면발이 좀 특이했는데...
마치 칼국수처럼 납작한 면발이었어요.
아마도 국물을 잔뜩 붙들고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라는,
제작진(사장님)의 의도겠죠?
곱창과 죽순절임, 그리고 면을 푹 담가 폭풍 흡입
진하고 구수한 국물을 머금고 입안으로 딸려오는 면발
쫄깃한 식감의 면발 먹는 재미가 좋았어요.
츠케멘 자체를 먹는게 상당히 오랜만인데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 몰론 면치기는 하지 않았어요.
양 옆으로 커플들이 앉아있어서 최대한 조용히 처먹었...
돼지목살, 닭가슴살, 돼지삽겹
이렇게 세 가지의 챠슈와 맛달걀이 토핑으로 곁들여 나옵니다.
토핑 자체만 보자면 부드럽고 맛도 참 좋은데...
여기서 아쉬운 점이 생기더군요. ;;;
이건 글 마지막에 언급할게요.
면을 즐기다가 남은 곱창과 죽순절임 모두 투하
적당한 염도의 진하고 묵직한 수프는 참 좋지만,
확실히 국물의 점도가 약한게 옥의 티랄까...
추가한 곱창은 튀김 같은 식감이에요.
고소하면서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식감을 보완해주죠.
쫄깃한 돼지곱창이 아닌 마치 '농심 튀김 큰사발'의 빠삭한 튀김처럼요.
면을 다 먹고 서버에게 건내면,
남은 츠케지루에 와리수프 섞어 건네줍니다.
단순 와리수프가 아닌 흰쌀죽을 섞어 데워주는데,
이게 참 별미네요.
아니... 왜 이게 더 맛있는데??
전 역시 국밥 취향인가 봅니다.
먼저 때려 넣은 튀긴 곱창과 맨마가 식감을 더해주고
진하고 구수한 국물 덕분에 절로 나오는 국밥용 감탄사.
"크어어 뻑예"
'츠케멘'이란 음식을 오랜만에 맛을 봤는데...
세월에 따라 스타일의 변화와 유행?
아님 업장의 재해석인지...
제 기억 속의 '츠케멘'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뭐든 맛만 있으면 문제 없는데...
개업 초기이기도 하고 앞으로 개선이 되겠지만,
오랜만에 먹는 '츠케멘'이라서 그런지 아쉬움이 좀 남네요.
곱창 토핑
이 라멘집의 아이덴티티라 언급하기 조심스럽...
튀긴 곱창은 참 고소하고 식감도 좋은 토핑이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수프에 담가 불려 먹었을때 더 맛이 좋았어요.
다만 오버쿡 되서 탄맛이 나는 것도 있었고,
간혹 누린내 나는 곱창도 있었어요.
이건 개인차가 있으니 대충 넘어가고...
음식의 온도
라멘을 먹다 보면 국물도 식기 마련이죠.
따로 담겨 나오는 면도 챠슈도 차갑다 보니,
섞어서 먹으면 그냥 차갑게 먹게 됩니다.
스탭의 안내로는 요청하면 수프를 데워준다고는 하지만,
이미 몰려든 손님으로 난장판 난 상황에선 데워 달라는 말이 쉽게 안나와요. ;;;
국물이 식기 전에 적장의 목... 아니 면을 다 먹으면 되겠지만 쉽지 않죠.
결국 식사 중반부터 차갑게 식은 채로 먹었습니다.
(이건 타 '츠케멘' 업장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 듭니다.)
업장 내 환기
라멘집에서 무슨 환기가 필요하나 싶겠지만...
곱창을 표방한 이상 곱창을 중국식 웍에 튀겨서 내어주는데,
여기서 연기가 어머어마하게 납니다.
사장님 인스타에서도 개선 한다는 언급이 있을 정도로 장난 아닙니다.
고기집에서 거하게 고기 구워 먹은 느낌이랄까...
당연히 옷에 냄새가 뱁니다.
아... 그리고...
가격
13,000 + 2,000 + 2,000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라멘은 맛있습니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점점 몰려드는 손님들
라멘의 격전지에서 '츠케멘' 단일 품목으로 승부하는 [ 윤멘 ]
과연 이게 오픈빨인가... 이대로 번창하는건가...
앞으로의 귀추가 기대되는 곳입니다요.
음식도 리뷰도 진지함이 느껴지네요. 제 인생 쯔케면은 아카사카 야스베 인데 여기도 먹고 싶어지네요
사진이 우와 앞으로 웨이팅이 꽤나 길어질것 같은 곳이네요
안그래도 이쪽이 라멘집들 전쟁터인데, 아직까지도 웨이팅 있는거보면 잘 될거 같아요 :)
음식도 리뷰도 진지함이 느껴지네요. 제 인생 쯔케면은 아카사카 야스베 인데 여기도 먹고 싶어지네요
전 타카다노바바 야스베 인데 ㅎㅎ 당시 학생으로 타카다노바바쪽에 살때 항상 사람 줄서있고 조기영업종료가 보이다가 어느날인가 사람이 없었던 2008년인가 09년에 츠케멘을 처음 먹었는데 처음먹은게 야스베고 타카다노바바 지점 ㅎㅎ 처음 먹었을때 그 충격은 크…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생 츠케멘이라는 '아카사카 야스베'라는 곳이 엄청 궁금해지네요
토핑이 화려합니다. 국물 맛도 좋군요. 라멘의 격전지 가까이 사시다니, 부럽습니다.
좋은점도 있고 안좋은점도 있는데... 먹는 입장으로썬 좋은점이 많네요 :) 맛좋은 라멘 한 그릇이었어요~
아니 맛있어보이네요! 마지막 국밥스타일도 독특하군요 ㅋㅋ 츠케멘 제대로 하는곳도 가고싶은데 곱창이라니 좋군요!
꼬소한 곱창이 참 어울리더라구요. 맛있게 잘 먹었고 무엇보다 마지막 츠케지루에 먹었떤 국밥스타일이 참 맘에 들었어요 :)
망원동인가...왠지 익숙한 느낌이
맞아요. ㅎ 망리단길에 있는 곳이고 행정구역 상으론 합정동이죠.
역시 맞았네요 익숙한 건물 제가 망원동에서 7년쯤 살았어서 ㅎㅎ...
가게 겉모습의 비쥬얼은 평범한데 라멘은 뭔가 공력이 들어갔네요ㅎ
사장님이 산 속에서 수련을 하듯 라멘 공부를 하고 오셨나봐요. 색다른 스타일의 라멘이라 맛있게 잘 먹었어요 :)
멋지네요 ㅎㅎ 기회되면 방문하고 싶군요. ㅋㅋ
기회 되시면 꼭 방문해보세요 ㅎㅎ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라멘집들이 많아서 'PLAN B'도 가능하죠 :)
아아 얼마전 옛 골목 산책을 하는데 이전 편의점이 돼지갈비집 자리로 가고 돼지갈비집은 가게 정리하시고 귀향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전 편의점 자리, 그집이 여기군요! 왜 이 거리가 라멘거리화 되어 가는거지..
ㅎㅎㅎㅎ 딱 아시네요~ 돼지갈비집이 없어지고 그 곳에 편의점 그리고 편의점 자리에 라멘집이 생겼네요. 고기집 가끔 가서 맛있게 먹었는데 좀 아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