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외진 곳에 있는데, 퇴근하면서 언덕길 지나갈 때 마다 언덕 아래 작은 길에 현수막이 매일 보이길래
저런데서 진짜 장사를 하는건가.. 하는 호기심에 방문 해 봤습니다. 할머니(본인피셜 이모) 한 분이서 장사 하시더라구요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돼지돼지한 꾸릉꾸릉한 냄새와 오래 되어보이는 소품들, 맛있는 메뉴만 들어차있는 낡은 메뉴판
가격은 저렴하다는 느낌은 아니긴 했습니다. 현수막에 이끌려 왔으니 오소리국밥 주문
지금껏 식당을 다니면서 위생 관련된 문제를 크게 본 적이 없어서 사람들이 위생 얘기 하는 이유를 잘 몰랐는데
'으 더러워서 못 먹겠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깔끔하신 분들이라면 좀 신경쓰일만한 부분들이 보이긴 했습니다.
사실 그런거 신경 쓸 정도의 분들이라면 애초에 이런 식당을 안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오소리국밥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그래도 요즘 좀 제대로 나오는 오소리국밥은 13000원씩도 받던데
덜 진한 국물은 새우젓이나 다대기로 맞춘다는 느낌이었고, 반찬들은 할머니네서 먹던 것 같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밥 먹는 동안 할머니가 심심하셨는지 이런저런 말을 걸어오셨는데 딱히 그런걸 싫어하진 않는 성격이라 적당히 대화 삮어가면서 먹었네요
집에 포장해 온 제육볶음 2인분.. 고추장 향이 강한 살짝 떡볶이 같은 맛이 나긴 했는데 고기도 연하고, 무난하게 맛있는 제육볶음 맛이었습니다.
솔직히 의외였던건 딱 봐도 손님이 있을까 싶은 가게여서 재료들 상태가 걱정되긴 했는데 딱히 오래된 재료라는 느낌이 들진 않아서 좋았습니다.
한동안 고독한 미식가 보면서 분위기 있는 숨은 맛집 같은데 없을까 하다 눈에 띄길래 가 본건데
역시 아무리 노포라도 맛이 있는 곳이면 손님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기대에 비해 특별할 건 없는 식당이었지만
집 주변엔 식당이 많긴 하지만 퇴근길로 따지면 유일한 식당이기도 하고
메뉴들이 죄다 제가 좋아하는 메뉴들이라 그냥 심심할 때 퇴근길에 들러서 먹고 지나갈 순 있겠다 싶은 느낌이었네요
든든한 동네 기사식당 포지션이려나요. 동네 처음 가는 가게가 이만큼 해주면 든든하지요 ㅎㅎ
의외로 진짜 동물 오소리고기로 만든 국밥이었으면.ㄷㄷㄷ
비싸긴하네요;; 서울 한복판에서도 김치찌개 9000원은 비싸게 느껴지던데..
본인피셜 이모 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