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올해 초, 정확히는 2월에 근 한달 가까이 튀르키예 북서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땐 그냥 단순히 여행으로 갔었는데 상황이 조금...바뀌었어요
그 여행에서 인연을 만났네요 😅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됐고 마침 6월 말 부터 튀르키예의 명절 연휴인 희생절 시즌이 되어 다녀왔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먹어봤던 케밥 중 가장 맛있었다고 자부하는 이스켄데르 케밥(İskender kebap)입니다
첫 여행땐 케밥의 종류도 잘 몰라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며 레스토랑 찾아다니고 그랬는데 구 여사친, 현 여친님께서 알려준 케밥 중 하나라 저에겐 더 뜻 깊은 케밥이에요
일명 되네르 케밥(Döner kebap)이라 불리는, 긴 꼬치에 얇은 고기들을 꿰고 양념을 해서 구운 뒤 측면을 얇게 썰어 만든 케밥은 다들 아실거에요
(이 고기를 또 얇은 빵에 채소, 소스와 함께 넣어 돌돌 말아낸 랩은 뒤륌(Dürüm)이라 부릅니다)
이스켄데르 케밥은 이 되네르 케밥을 살짝 변형한 요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기를 얇게 썰어 그대로 내면 되네르 케밥이지만 밑에 피데 빵을 깔고 고기를 얹은 뒤 토마토 소스를 뿌리고 요거트 소스를 담은 뒤 끓여서 녹인 기 버터를 끼얹어 내면 이스켄데르 케밥이 됩니다
맛은 이게 소고기인지 양고기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냄새도 안나고 부드러운 고기에 기 버터의 풍미와 토마토 소스의 감칠맛이 폭발하고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맛을 시큼한 요거트 소스가 잡아줘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아 토마토 소스 베이스의 피자나 파스타좀 드셨다 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요리에요
튀르키예에 가시면 꼭 한 번은 도전해 보시라 추천 드리고 싶은 요리 입니다
이건 여친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비베르 돌마(Biber dolma)라는 요리 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피망쌈 정도 되겠네요 ㅋㅋㅋ
속을 파낸 피망에 다진 고기, 쌀을 양념해 넣고 냄비에 차곡차곡 잘 넣은 뒤 토마토 베이스 소스를 부어 뭉근히 끓여낸 요리 입니다
여친님이 제일 좋아한다고 하는 요리라 궁금했는데 애석하게도 이걸 파는 레스토랑은 찾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파는 레스토랑을 못 찾겠다 하니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나왔습니다 😭
여기서 1차 감동...
먹어보니 이건 한국에서도 무조건 먹힌다 싶은 맛이었어요
피망은 한국에서도 익히 먹는 식재료인데다 여타 다른 터키 요리들 처럼 기름기가 많지도 않고 쌀까지 들어가니 굉장히 익숙한 듯 하면서도 이국적인, 복잡 미묘한 맛이 나는 요리였어요
맛에서 2차 감동...
총 6개를 준비해왔는데 이미 여친님은 집에서 배부르게 먹었다고 안 먹겠다고 해서 저 혼자 게 눈 감추듯 6개를 다 먹어버렸네요 ㅋㅋㅋ;;;
혹 돼지같이 보이는 건 아닐까 걱정 했는데 되려 다 먹어줘서 고맙다고 하네요 ☺
버거킹에서 먹었던 팝핑 캔디 아이스크림
튀르키예하면 돈두르마(Dondurma)가 유명한데 무슨 저런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냐 싶으실텐데 여친님이 원해서 저기로 갔어요 ㅋㅋㅋㅋㅋ
여친님 왈 "난 튀르키예 사람이지만 돈두르마 특유의 찐득한 식감이 싫어. 그래서 저런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더 좋아."
뭐 어쩌겠습니까, 따라야죠 ㅋㅋㅋ
맛은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추억의 맛입니다 ㅋㅋㅋ
한국에서도 비슷한 걸 출시했었던 거 같긴 한데 여긴 대신 파란 시럽은 안 뿌려주네요
올해 여름 한정 메뉴라 지금 다시 찾아봐도 공식 홈페이지엔 나오질 않네요
그리고 여친님이 좋아한다고 한 레스토랑에 가서 피자 먹었어요
여기 레스토랑 사장님이자 셰프가 튀르키예판 마스터 셰프에 나와서 꽤 유명해지신 분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실제로 뵀는데 키가 거의 190에 육박하실 정도로 거대하신 분인데다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르셔서 놀랐는데 의외로 부드럽고 순하신 성격의 반전 매력을 소유하신 분이셨습니다 ㅎㅎㅎ
도레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은 매우 안정적인 이탈리아 정통 핏짜 맛이었습니다
튀르키예 음식이 전체적으로 간이 약간 강한 편인데 여긴 딱 한국 사람 입맛에 맞고 좋았어요
여친도 좋은 식재료로 건강한 맛을 내는 레스토랑이라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여긴 셰프님이 튀르키예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요리들도 많이 파는데 이건 여친님이 좋아한다고 했던 대만식 햄버거 거바오 입니다
셰프님께서 직접 찾아와 요리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 요리가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전 솔직히 튀르키예에서 먹는 동양 음식이라 별 기대 안했는데(이전 여행에서 독감에 걸려 몸 상태가 안 좋을때 찾아간 한식집에서 최악을 경험) 한 입 먹어보고 진심 놀랬습니다
대만에서 먹어봤던 그 맛 그대로였어요!
튀르키예에서 이렇게 잘 재연된 동양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ㅎㅎㅎ
심지어 결대로 찢어 만든 고기소는 우리내 장조림을 떠올리게 하는 맛도 났습니다
아무래도 레스토랑이 여행지와는 동 떨어져 있는 곳에 있는데다 동양 요리를 판매하시면서도 정작 동양인의 방문은 적어서 그런지 꼭 리뷰 남겨달라고 부탁을 하시더라구요 ㅎㅎㅎ
그래서 이 레스토랑의 동양 음식의 맛은 동양인이자 한국인인 제가 보증한다고 남겨드렸네요 ㅋㅋㅋ
떠나는 날 공항에서 먹었던 닭고기 되네르 산드비치(Tavuk döner sandviç)...
네, 튀르키예에서는 샌드위치를 산드비치라고 쓰고 발음합니다 ㅋㅋㅋ
여친님 아니었다면 튀르키예어 공부 하지도 않았을거고 읽는 법 조차 몰랐겠죠
아무튼 왜 이리 돌아오기 싫던지...
솔직히 식욕뚝떨 상태였는데 그래도 식사는 거르지 말라는 여친님 말씀 잘 듣기 위해 주문...
미디엄 사이즈 기준 가격 한화 2만원
정신 번쩍 드는 가격 ㅋㅋㅋㅋ
이스탄불 공항 물가는 진짜 미쳤습니다
그냥 왠만하면 공항 오시기 전에 드세요
근데 비싼 만큼 아무리 같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밖에서 파는 음식과 퀄리티가 천지차이이긴 합니다
이걸 좋다고 해야할지 어쩐다고 해야할지...ㅋㅋㅋ;;;
맛은 튀르키예의 여느 고기 요리가 다 그렇듯 매우 좋습니다
특히 이 샌드위치는 딱히 한국 사람들이 가릴만한 향신채소도 들어가지 않아서 다른 분들 드시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고기가 햄버거나 핫도그처럼 덩어리 타입이 아니라서 잘못 들면 질질 흘리는 대 참사가 발생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앞으로 올해 안에 2번 더 가는게 목표고 내년엔 여친님이 한국에 오기로도 하셨는데 그 날이 빨리 왔음 좋겠네요 ㅠㅠㅋㅋ
앞으로 열심히 깨 볶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우. 굿이네요. 인생의 가장 좋은 때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오 튀르키예여행중에 여친분만나신건가요? 대단!
세금..... 더 내십쇼!
내년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시겠군요..ㅋ
와우. 굿이네요. 인생의 가장 좋은 때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오 튀르키예여행중에 여친분만나신건가요? 대단!
처음엔 인터넷에서 알게된 친구였는데 저번 여행때 처음 만나고 쭉 친구로 지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ㅋㅋㅋ;;;
세금..... 더 내십쇼!
아이고 나으리 여기서 더 가져가시면...
내년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시겠군요..ㅋ
올해 2번 정도 더 갈 생각이니 일단 올해 가는 시기나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ㅋㅋ큐ㅠ
비베르 돌마는 레스토랑보다는 여러 음식 미리 조리해서 진열해놓고 고른 뒤 계산하는 밥집? 그런 데서 본 거 같아요 로칸타시? 그런 이름이었던 거 같은데...
네, 튀르키예에는 그렇게 여러가지 음식을 차려놓고 판매하는 일명 '뷔페' 식당이 많기는 한데 반드시 비베르 돌마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고 무엇보다 가격대가 저렴한 만큼 음식의 퀄리티는 기대할 수준이 아니라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