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시절에 있던 일이니 20년은 된 일이다
누나의 친구였던 형은 부지런히 일하며 결혼자금을 마련하다
당시 약혼자와의 파혼 끝에 도시에서 못 살겠단 생각으로 급하게 귀향을 결정했고
형은 할아버지가 시골땅도 선산도 있던 터라 자리잡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바짝 벌고 남았지만 당장에 쓸 곳이 없는 돈
형은 그 돈으로 마당에 개나 풀어서 지내야겠단 생각을 했고
시골 도둑놈이 좀 있다보니 사냥개를 사서 풀어두잔 생각을 했다
당시에 애완동물 정보가 지금만큼 잘 풀려있던 건 아닌지라
늑대 사냥개 보르조이란 말만 듣고 이거다 하고 데려온 녀석
인간 핧개 조이가 그렇게 형네 집에 왔다
늘상 웃는 얼굴에 저학년 초등학생 정도는 고개를 들어 얼굴을 핧을 수 있는 길쭉이 개
싸리비만한 꼬리로 풍차를 돌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코를 콩 찍고는 손을 마구 핥는 개로 유명해졌다
얼마나 사람을 좋아하고 핥는 걸 좋아하는지
도둑이 들었을 때 덩치에 놀란 도둑을 걸고 넘어져 얼굴을 마구 핥을 정도니
도둑은 너무 놀라 울면서 오줌을 지렸다고 했다
하지만 조이가 사람들과 놀다가 혼자 집에 오면 쓸쓸해 보였는지 개를 더 사잔 생각을 했고
개를 사고 나니 사료비니 뭐니 잔뜩 들어가니 이번엔 관리비가 적은 작은 개를 사야겠다 생각했다
알음알음 알아보다 유기견센터까지 흘러들어가 치와와 한 마리와 말티즈 한 마리를 구해왔다
치와와 치곤 온순하고 잠이 많은 치치와 그런 치치 옆에서 같이 자길 좋아하던 티티
집에 데려오고 나니 조이는 너무너무 행복해 치치와 티티를 마구마구 핥았다
치치와 티티도 처음엔 두려워했지만 이내 곧 한 집 안에 셋이 잘 정도로 친해졌다
그런데 문제는 산책이었다
치치와 티티가 이제 여기가 자기 집인 걸 어느정도 인식하자
밖에 나가면 예전처럼 버려질까 두려워서 산책을 하지 않으려는 것
하지만 조이는 동네 사람들을 핧아야하기에 매일 2시간이 넘게 산책을 해야했다
치치는 오줌 똥을 지려가며 바닥을 구르기까지하니 형은 난감해했고
하다하다 결국 손수레에 치치와 티티를 한 번 태운 채로 조이 산책을 나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레에 탄 채로는 목줄을 안 채워도 얌전히 산책을 다녔던 것이다
하지만 2시간동안 왼손에 조이 목줄을 오른손에 손수레를 끌고 다녔다간
팔이 분명 찢어질 거라 생각한 형은
치치와 티티를 태울 간이 개수레를 조이에게 묶어 산책을 다녔고
그렇게 몇 년을 같이 지냈다고 들었다
형은 아직도 비혼을 주장하며 유기견 센터에서 개를 들여온다고 했다
가끔은 조이가 생각난다고 한다고 했다
인간 핥개 ㅋㅋㅋㅋㅋㅋ 참 인간미?가 넘치는 개였구나
조이는 천수 누리고 갔대?
개탄개...
처음개가 착하고 좋은 애얐네ㅋㅋ
그랬으면 좋겠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 개가 치료했네
인간 핥개 ㅋㅋㅋㅋㅋㅋ 참 인간미?가 넘치는 개였구나
개탄개...
조이는 천수 누리고 갔대?
사랑 듬뿍받았으니 그렇겠지?
쿠미로미
그랬으면 좋겠다
역시 그렇겠지?
시골이라서 운동량도 원하는 만큼 가졌을 거고, 동네 사람들이 다 좋아해줬으면, 진짜 행복한 견생이지... 거기에 주인이 먹을 것도 잘주고, 친구도 있었으니.
처음개가 착하고 좋은 애얐네ㅋㅋ
뭔가 훈훈하다..
처음개가 진짜 사회성 좋았나보네.
매우 편해보이지만 저자리는 비상식량 자리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 개가 치료했네
너 ‘애완’된거야
얼마나 귀여얼까
조이 치치 티티 모두 행복했기를…
훈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