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마파두부 하니 갑자기 생각나서 써봄
때는 7년 전 쯤이었나 일본으로 취업한 나는 일본음식에 질려버리고 말았음.
지금이야 좀 익숙해졌지만 관서쪽이 아닌 관동(=도쿄)는 음식에 간장을 많이 써서 뭘 먹어도 간장향이 베이스로 깔려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맵찔이인 나도 가끔씩 매콤한 한국음식이 먹고 싶을때가 있었음
지금이야 제 X차 한류 붐이 불어있어서 편의점에도 참이슬을 팔고 한국라면도 쉽게 구할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때는 한국 라면이라야 신라면밖에 없었고, 다른 한국 재료를 구하려면 신오오쿠보(=한인타운)까지 가서 장을 봐와야 하는데
그게 너무 귀찮았음..
어느 일요일. 동네를 산책하던 나는 점심으로 중국 음식점을 들어갔고
마파두부를 시키면서 점원에게 맵게 해줄수 있냐고 물어봤음.
점원은 혼쾌히 알겠다고 하였고
이후 나온 마파두부는...
산초(화자오)기름이랑 산초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음..... 점원의 매운 맛과 내가 원하는 매운 맛은 전혀 달랐던 거지
살면서 먹다가 혀가 완전히 마비된 적은 그게 처음이었음.... 나중엔 통각만 남더라
문제는 내가 맵게 해달라고 한건데 한국인의 자존심으로서는 이걸 남길 수가 없다는 거였음
기어이 두부까지는 다 먹는데 성공했는데, 나머지 걸쭉한 양념까지는 절대 못먹겠더라
그리고 그 사태 이후로 나는...
마파두부의 산초의 아린 맛 (= 쩡한 맛)에 빠지고 말았음 ㅎㅎㅎㅎ
지금은 혀가 마비되는 맛이 없으면 아쉽더라.. 한국에서 마파두부 시키면 뭔가 아쉬워서 산초 팍팍 뿌리고 싶음
암튼 그렇다고.. 끝까지 잡썰 읽어줘서 고마웡
산초 팍팍친 다음 다 먹고 혓바닥 얼얼한 상태에서 냉수 쏵 들이키면 쥑이더라
바로 그거임ㅋㅋ 뭔가 내 혀가 내게 아닌 기분 ㅋㅋㅋ 멘솔샴푸로 머리감고 선풍기 쐬는 기분 ㅎㅎ
한국에서는 그런 마파두부 먹기 어려운게 아쉽더라고
의외로 화교가 하는 마파두부는 마라두부라고 하고 팔더라. 보통 먹던 매콤한 마파두부가 아니어서 당황했었는데 나중엔 한벙씩 찾아먹게 됐었음 그게 마라탕 유행하기 몇년도 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