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중 뜻하지 않게 공백기가 발생하여(3월 말까지 전 직장 출근하고 퇴사 / 새 직장은 이달 말에 출근) 여행을 가기로 합니다.
1순위는 몽골. 근데 패키지가 필수고, 현재 비수기라 패키지 구성이 어려워서(사실 멤버 구하기가 귀찮아서) 패스.
2순위는 베트남. 근데 기간이 닥쳐서 그런지 희한할 정도로 항공권 가격이 비싸서 또 패스.
맘 편하게 국내로 다녀오자. 하고 생각한 행선지는 부산과 제주.
부산에 사는 친구 오랜만에 만나서 얼굴 좀 보고, 제주는 오래 전에 한번 가본 게 전부였구요.
※ 부산 3박4일, 제주 3박4일 있는 동안 여러 군데 가봤는데, 본 글에선 제일 기억에 남고 좋았던 곳만 언급합니다.
[부산]영화의 전당
영화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영화의 전당.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영화 보러 다니기 바빠서 정작 영화의 전당을 제대로 구경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실컷 돌아봤습니다.
마침 지금은 예전 영화제 포스터를 모아 놓고 전시를 하더군요.
그리고 3층이었나 라이브러리에서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도 LP(!)로 듣고...
[부산] 감천문화마을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별명도 있는 모양인데, 실제 가보니 정말 예쁘고... 예쁘네요.
조그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형성된 동네인데 집집마다 예쁘게 색칠을 해놓으니 관광지로 유명해졌네요.
여기가 참 희한한 게, 조금 높은 곳에서 슥 둘러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또 조금만 스팟을 옮겨서 둘러보면 또 느낌이 다름.
전 평일 오전에 갔는데도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주말엔 인파가 장난 아닐 듯.
[부산] 포항돼지국밥
부산에서 포항(!)돼지국밥을 먹다니... 수많은 돼지국밥 러버들의 빗발치는 지적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서면시장에서 먹은 포항돼지국밥. 원래 먹는 건 아무거나 잘 먹고, 여행이라고 해서 특별히 웨이팅까지 해가면서 유명한 곳 갈 필요 없다는 주의여서...
여기서 먹은 것도 서면에 숙소를 잡아서 그냥 시장 한 바퀴 돌다가 사람 많은 데 들어가서 먹은 것.
[제주] 동문시장 / XX수산
요새 제주에서 나름 핫플로 뜨고 있는 곳이 동문시장이라고 하죠. 여기 야시장이 진짜 시끄럽고 떠들썩하고 볼 것도 많고... 먹거리도 많고 하더군요.
근데 왜 사진을 안 찍었지;;; 아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초상권 때문에 일부러 안 찍은 모양입니다.
여기 야시장이 크고 사람도 많고 가게도 많은데, 대부분 포장으로만 팔고 앉아서 먹는 가게는 적더군요.
전 그냥 앉아서 먹고 싶어서 들어온 데가 XX수산. 여기는 1층에서 회를 떠주면 2층으로 갖고 올라가 자릿세를 내고 먹는 식입니다.
고등어회는 전에도 먹어봤는데 갈치회는 이번에 처음 먹었네요. 왼쪽의 소라+딱새우가 1만원, 오른쪽의 메인인 광어+갈치+고등어회는 2만원.
[제주] 우도
명실상부 이번 일주일 여행의 하이라이트, 우도입니다.
제주 여행 관련해서 검색을 좀 하다 보니, 비교적 최근(1~2년 내)에 작성된 글들 중에 우도를 언급한 글들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가보게 됐는데... 제주도 3박4일 여행 중 반나절을 빼서 오기로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역시나 핫플은 핫플인지, 그 많은 관광객들 중 대략 60프로 정도는 20~30대 여자분들로 보이더군요.
우도는 제주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크고요. 동쪽,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성산항에서 떠나는 배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나옵니다.
'기껏 섬(제주도)까지 가서 뭐 또 배를 타고 섬을 가냐'고 할 수도 있을 텐데, 우도의 매력은 제주도의 매력과 또 달라요.
물도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도 계속 불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팔고.
특이한 건 관광객의 경우 우도에서 1박을 하는 경우에 한해서 렌트카를 갖고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 외엔 주민이나 노약자/임산부를 대동한 경우.
아무튼 섬을 한 바퀴 돌려면 다리가 튼튼하거나, 아니면 우도 내에서 빌려주는 자전거/전기자전거/전기스쿠터/전기차 등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전 요렇게 생긴 전기자전거를 빌려서 섬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이거 처음 타보는데 재미있더군요 ㅎㅎㅎ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등등도 종류가 무지 많으니 골라 타는 재미도 있습니다.
참고로 섬 내에서 렌트는 3시간권/종일권 이렇게 파는데, 한 바퀴 돌아보기만 하면 1시간은 충분하지만 중간에 잠깐 서서 바다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 3시간은 후딱 가니 넉넉하게 시간을 운영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우도에서 먹은 해물짬뽕. 이게 가격이 한 그릇에 1만3천원이었는데, 가격만 보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꽤 괜찮았습니다.
국물은 해물 베이스인데 깊은 맛이 나고, 해물도 풍성하게 많이 들었구요. 양도 많이 주더라구요. 주인장님이 서비스도 주고 ㅎㅎ
아무튼 우도는 갔다 온 날 밤에 자면서 '내일 또 갈까?'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진짜 진지하게 하루 일정을 통으로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주] 버기카 체험
영화에서 종종 본 버기카입니다. 요렇게 생긴 놈을 타고 산길을 막 올라가면서... 자갈밭도 지나고 물웅덩이도 지나고 나름 평지도 지나고 등등.
이거 타러 가는 날 하필이면 비가 와서... 물웅덩이에 물이 많이 고였을 테니 오히려 즐겁겠구나(?)하고 생각.
창문 따위 없고, 길 아닌 길을 달리니 당연히 흙탕물이 많이 튀죠. 그래서 업체에선 우비를 빌려주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헬멧, 마스크, 장갑 등등도 줌.
버기카 체험은 면허가 있어야 하고요. 오토매틱 차량 운전하듯 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속도가 제법 나와서 평지에선 거의 70키로 가까이 나오네요.
[제주] 도두해안도로
제주 떠나는 날, 오전에 공항 가까운 데서 마지막으로 보낸 일정이 도두해안도로. 여기도 제주에서 비교적 최근 뜨고 있는 곳이죠.
저렇게 색색깔로 칠해놓은 시멘트 블럭이 해안을 따라 주루룩 놓여있습니다. 얼마 전에 여기서 뭔 광고를 촬영했다고 하던데...
도두해안도로 가보실 분을 위한 팁: 차를 갖고 가시면 해안도로 도입부 어영공원 주차장에 파킹을 하세요.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어영공원에서 내리세요.
거기서부터 천천히 서쪽으로 걸어가면서 경치 보시면 됩니다.
암튼... 새 직장에서도 어차피 같은 일을 하게 될 테지만, 전 직장은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심신이 많이 지쳐있던 참이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힐링 제대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