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났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알람을 끄는것을 깜박하는 바람에 아침 7시에 기상했다.
어차피 아침을 먹어야 하니 바로 나갈 준비를 한다.
호텔 조식이 꽤 괜찮은거 같은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아침을 츠키지를 가서 처리를 하려고 했기에 굳이 조식 옵션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아키하바라에서 츠키지 시장에 가는 길은 굉장히 간단하다.
히비야선 아키하바라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5정거장을 가면 츠키지 역이다.
예전에는 교통 패스같은걸 구매했지만 어지간해서는 본전 뽑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냥 교통카드를 쓴다.
파스모나 스이카를 쓰면 현금대신 어지간한 곳에서 결제도 되니 잔돈이 안생긴다는 것도 굉장한 장점이다.
아무튼 아키하바라에서 츠키지까지 환승도 필요 없이 10분이면 갈 수 있다.
역에서 나와서 츠키지 시장으로 걸어가는데 뭔가 으리으리한 건물이 보인다.
츠키지 혼간지 라는 절인데.....
전혀 절같은 느낌은 없다.
아침부터 뭔가 행사를 하는지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별 관심은 없으니 지나친다.
츠키지 시장이 횡단보도 너머로 보인다.
시장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런 분위기 너무나 좋다.
아무튼 배도 고프고 아침으로는 카이센동을 먹을 생각이지만
에피타이저로 백선생님이 먹었던 계란말이를 먹을 계획이었다.
백선생님이 아니어도 다큐멘터리에서 보기로는 도쿄의 스시집의 상당수가 츠키지에 있는 계란말이 가게에서 납품을 받아서 계란 초밥을 만든다는 것을 본적이 있어도 꼭 한번쯤은 먹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미칠듯한 맛있는 냄새가 앞에서 풍겨왔다.
참치다!
신뢰의 빡빡이 사장님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무쇠팬에다가 토치질로 조져버리는 불쑈를 보고 지나친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다.
이도류 토치
기다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보는 맛이 있다.
3조각에 5000원이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니다.
레몬즙을 뿌리고 후추가루를 뿌리라고 했지만 레몬즙은 굳이 뿌리지 않았다.
익힌 정도는 미디움에 가깝다.
아주 맛있었다.
에피타이저로는 아주 훌륭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줄이 엄청나게 늘어선 가게가 보인다.
백선생님이 극찬을 했던 호르몬동 가게다.
회전이 빨라서 줄을 서면 먹을 수는 있어 보였지만 굳이 땡기지는 않았다.
지금 내가 원하는건 해산물이었으니까.
무슨 마녀의 스프처럼 끓고 있는 것이 좀 인상적이었다.
시장답게 칼 전문 가게들이 좀 보였다.
칼이 뭔가 예쁘게 생겨서 한장 찍었다.
저 초록색 간판이 내가 목표로 정한 가게다.
이 가게에서 백선생님이 계란말이를 드셨다.
1개에 100엔 계란말이 냄새가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
바로 뒤에서 쉬지 않고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기에 따끈따끈한걸 먹을 수 있다.
1개는 섭섭하니 2개를 샀다.
적당히 달달하고 부드럽고 감칠맛까지 나는 것이 너무 맛있었다.
이거로 계란 초밥을 만들면 정말 맛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들어가면 다른 가게가 있는데 여기가 사람이 더 많기는 했다.
아마 여기가 다큐에 나온 곳이 아니었을까 싶긴하다.
여기는 단맛과 달지 않은 것으로 선택을 할 수 있다는데 이미 앞에 가게에서 만족을 했기에 그냥 지나쳤다.
장어 전문 가게도 있었다. 저거 사다가 밥위에 놓으면 장어덮밥이 되는 것이겠지만
장어를 그리 좋아하는건 아니라서 끌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참 시장을 구경하다가 적당한 가게를 하나 들어가서 아침 식사를 주문한다.
1500엔으로 기억하는데 성게알 연어알 참치회가 올라간 덮밥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것 3가지가 있어서 골랐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앞에서 먹은 에피타이저들로 올라간 기준선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성게알이 좀 별로였다.
츠키지 시장을 한바퀴 돌았으니 다음 목적지인 오다이바로 향한다.
구글맵은 버스를 갈아타고 가라고 하지만 겸사겸사 도쿄 빅사이트까지 가기로 했다.
씹덕의 성지 빅사이트까지 갈 수 있는데 굳이 다른데서 버스를 환승할 이유는 없지 싶었다. 거기서 유리카모메를 타고 다이바시티로 간다.
여기에 온건 두번째지만 행사가 열릴때 온적은 없다는게 아쉬운 점...
한번쯤 코미케를 보고 싶기는 하다.
코스프레 하는거 구경을 해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는 행사니..
맞은편의 풍경. 하늘이 멋졌다.
확실히 제주도보다 남쪽이라는 느낌이 든다.
모노레일은 사진을 찍는 맛이 있다.
후지 테레비 건물은 시선을 강탈하는 맛이 있다.
다이버시티 앞에 왠 사람들이 잔뜩있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했는데
MeseMoa라는 니코동 아이돌의 팬미팅 같은 행사를 하고 있었다.
뭐 별로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다이바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니 유니콘 건담이 보인다.
2017년에 왔을 때는 퍼스트 건담이었고 지금은 유니콘 건담이니 안가볼 수가 없지않겠는가.
이 각도가 가장 마음에 든다.
아무튼 볼일 다 봤으니 다음 목적지로 떠난다.
화장실 가려고 다이바시티에 들어가서 발견한 식당이름.
음....한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초식동물 아니었나..?
아무튼 다음 목적지는 시부야, 린카이선 도쿄 텔레포트로 걸어간다.
시부야까지 린카이선을 타고 한큐에 갈 수 있다.
오다이바를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는 시부야의 타워 레코드, 이치란이다.
아키하바라 쪽에도 라멘집이 유명한게 있지만 이치란을 가장 좋아하는지라 겸사겸사 시부야로 간다.
시부야 타워레코드가 일본에서 가장 큰 음반매장이라고 해서 궁금해서 한번 구경을 해보고 싶었다.
말 그대로 음반 매장이었다.
오타쿠를 위한 음반에서부터 킹반인을 위한 음반들이 층별로 나뉘어서 잔뜩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GARNiDELiA의 음반이 보이면 하나쯤 사볼까 했는데
일본어도 못하는 놈에게 음반을 찾는건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그냥 한바퀴 돌고 점심을 먹을겸 이치란으로 갔는데....
50분 걸린다는 팻말을 들고 있는 알바를 보고 바로 손절했다.
신주쿠 이치란으로 가기로 했다.
길가에 주차된 차가 너무 귀엽게 생겼는데 오픈카이기까지 하다니....
아무튼 시부야 역으로 걸어가는데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며칠전에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 광고를 빠방하게 하고 있었다.
이 건물은 시부야 스크램블 앞에 있는 츠타야 였다.
1층에서는 King & Prince 등신대 사진들 놓고 사진 찍겠다는 여자들의 줄이 어마 무시 했다.
2층의 스타벅스는 이 풍경을 보기 좋은 명당으로 유명하다길래 한번 봤는데
사람 구경하기에는 딱 좋은 뷰였다.
그냥 큰 서점이었다.
DVD 대여샵도 같이 있었는데 국내에는 전멸하다시피한게 일본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다는점이 재미있었다.
원래는 한편에 월요일 일정을 다 써보려고 했는데 사진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쯤에서 한번 끊어줘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 너무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