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뭐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 새 지도자랑 새 총재 나으리?”
- “미리 말하건데, 니가 명령 모듈을 제거했다고 해서 우리한테까지 명령이 통할거라 생각하지는 마. 니가 우리 회장님들 깨워서 꿍꿍이라도 벌이는게 아닌 이상 우리의 명령권자는 오로지 우리의 회장님들 뿐이니깐.”
“암, 걱정 마. 나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으니깐.”
“아무튼…… 다우드 박사님?”
“예,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철충 신호 유도기 두 개 중에 하나가 파괴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레모네이드 제타? 혹시 철충 신호 유도기를 제작하는 게 쉽던가요?”
- “허…… 아뇨? 설계도가 있는 거랑은 별개죠. 매커니즘부터 들어가는 자원까지 상당히 많더군요. 복잡하기는 또 엄청나게 복잡하고. 많이 만들 수 있었음 진즉에 그렇게 했었을 거예요. 근데 저 년이 자꾸 핵을 쓰지 말라고 하니깐요.”
최초 설계자가 만든 사람한테 만드는 게 쉬웠냐 묻자, 레모네이드 제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오메가를 향한 날센 어조는 덤이었다.
“철충 신호 유도기는 분명 훌륭한 도구입니다만, 이 기기를 최초로 설계했던 저 조차도 멸망 전에 하나 만드는 데에 실패했었습니다. 제타 씨의 말대로 들어가는 소모품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러니 우리는 철충 신호 유도기를 처음 만들었을 때, 아예 최초에 위치 선정을 잘 했어야만 했어요.”
“와이오밍 주에 설치한 건 분명 전술적으론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방군의 전력을 너무 얕잡아봤고, 결국 지상 전력과 공중 전력을 앞세운 연방군의 막강한 화력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말았죠. 세인트 루이스는 아직 연방군이 도달하지 않았지만, 피차 상황은 똑같을 거라고 봅니다. 더군다나 세인트 루이스에 연방군이 도달할 즈음이면 원정군 두 대가 다시 합쳐질 가능성도 있으니, 사실상 여기도 그냥 전멸당한다고 봐야겠죠.”
“레모네이드 오메가 펙소 콘소시엄 총재님의 말대로, 펙스 휘하의 병력들이 연방군을 보자마자 빠르게 투항한 것도 문제입니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마냥 억압하고 위압하고 찍어누른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라고.”
- “그게 뭐가 어쨌다구요? 어차피 다 소모품일 뿐인데?”
“레모네이드 델타 씨, 지금 그렇게 해서 연방군으로 투항해서 넘어간 병력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건 델타 씨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 “그러느깐 그게 뭐 어쨌느냐고??”
“그게 뭐 어쨌느냐구요?”
“바이오로이드는 기본적으로 인간이니까요.”
- “?!?!?!?!?!?!”
다우드 박사의 충격적인 발언에, 레모네이드 오메가를 제외하고 나머지 레모네이드 비서들은 모두 경악스럽다 못해 기철초풍하였다.
베타야 원래 인간으로 있던 시절이 있었으니깐 그렇다 쳐도, 델타, 제타, 하물며 자고 있던 앱실론 마저도 자다가 벌떡 일어났을 정도로 다우드 박사의 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콜름 오드리스콜 펙소 콘소시엄의 총재 입에선 영원히 나오지 않을 말이었다. 하물며 오드리스콜 회장 뿐만 아니라 펙소 콘소시엄 그룹 예하의 각 기업의 회장들 조차 결코 입에 담지 않을 말이었다.
그래서 다우드 박사의 말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레모네이드 제타는 연신 심호흡을 하고 숨을 고른 뒤, 다우드 박사에게 천천히 되물었다.
- “저기요, 다우드 씨?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고는 계시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제타 씨? 저는 생명공학기술자입니다. 그리고 생명공학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저는 다시 한 번 여러분들 앞에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이라는 것을요.”
- “허어…… 설마 인간 님 입에서 저런 소리를 듣는 날이 올 줄이야…….”
- “인간이라고……? 바이오로이드가…… 인간……????”
- “우, 웃기지 마!!!! 누구 맘대로 감히 바이오로이드더러 인간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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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핵 얘기 나오니 라오 인게임에서 오르카 둠브링어는 지금까지 핵 얼마나, 어디에 썼을까가 궁금하긴하네요.
???:그냥 딜찍누로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