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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0시, 스마일게이트 알피지의 금강선 CCO가 지스타 컨퍼런스(G-CON)에서 '‘로스트아크’ 12년간의 개발 비화'라는 주제로 12년 동안 '로스트아크'를 개발하면서 겪은 개발 비화 및 그간 쌓아올린 경험 등을 공유했다.
누군가의 인생 게임이 되었으면 이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로스트아크의 세계관 접근법은 기능성을 먼저 생각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자의 취향보다는 유저 니즈를 맞출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한 것. 그래서 생각한 것이 퓨전 판타지, 하이 판타지였으며, 총과 검은 물론 경운기까지 나올 수 있는 세계관이 됐다.
초기 방향성은 '쿼터뷰 놀이의 블록버스터화'였다. 하이 컨셉을 지키기 위해 쿼터뷰 게임의 장점 중 하나인 높은 제작 효용성을 포기했고, 5개월 준비 후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애니메이션 페이지 200개를 제작해 성공, 2011년 9월 '프로젝트 T'가 정식으로 시작된다.
이후 2014년까지 3년간 개발 및 비전을 제시했다. 이 때 사용한 것이 키워드 문서로 머릿 속 구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word 대신 html로 웹 형식의 세계관 문서를 만들어 읽다 지치지 않게 했다.
전투 메커니즘은 전투 이터레이션을 통해 검증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생각하는 게임의 기준선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이다. 프로그래머와의 규약은 빠를 수록 좋다는 것. 극강의 T 집단인 프로그래머와 대화하기 위해선 기획자가 이들에게 맞는 화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레벨은 가장 복잡한 것부터 시작했다. 카양겔도 이 시기에 제작되었으며, 이를 위한 컴포넌트를 갖춘 뒤 다른 영역에서 사용하는 식으로 개발한 것이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개발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디렉터의 머릿 속은 꽃밭이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선 레임덕이 찾아오는데, 이 때 승부수로 던진 것이 지스타 출품이었다. 동기 부여를 위해, 자신의 컨셉이 맞는 지 확인하기 위해 4개월간 개발을 멈추고 20분짜리 트레일러를 제작한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레임덕을 막을 수 있었다.
2018년 11월 7일 OBT를 시작, 동접 35만, 게임대상 6관왕을 달성했으나 실제 지표는 빠르게 추락했다.
그래서 실패를 인정한 뒤 3개월 만에 시즌 2를 선보인다. 지켜야 할 가치와 버려야 할 가치를 구분하는 한편 엔드 콘텐츠 군단장 레이드를 준비했다.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언제나 실패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인정은 해야 하지만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7년간 쌓아 올린 포텐셜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
군단장 레이드는 로아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보는 맛이 좋으며, 협력의 성취감도 취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개발 시에는 탑다운을 할 부분과 바텀업을 할 부분을 나누어 정합성과 동기 부여라는 두 방식을 혼용했다. 군단장의 키워드, 방향성은 탑다운, 게임플레이에 대한 실무진의 아이디어는 바텀업으로 진행한 것이다. 바텀업은 동기 부여를 해주기 때문에 개발자를 열정적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시작 단계에선 이미지로 대화할 것을 권고했다. 회의 때 이해한 듯해도 나중엔 각기 다른 말을 하기 때문에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시간이 들어도 이미지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시즌 2 도약에 힘입어 하루 123만 명(11월 14일 기준)이 즐기는 글로벌 RPG로 성장했다.
소통과 관련해선 주기적으로 문제점을 정리하면서 유저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유저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자리인 '로아온'을 언급했다. 게임을 사랑해주는 유저를 만나면 동기 부여도 달라진다고.
요구에 대한 본질 이해와 실현해야만 하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일례로 연대기믹의 경우 없애달라는 요청이 많았으나 말 그대로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하다는 것을 설득하며 과도한 부분을 줄이는 식으로 접근했다.
사건사고가 잦은 온라인 게임에서 사과문이나 사과 방송을 하는 법에 대해선 진짜 미안하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억지 사과는 보는 사람이 알기 때문이다. 억울한 상황이 있어도 어디서 화가 났는지를 추적해 달래야만 대화가 가능하다.
중요한 공지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교훈을 명심하며 운영팀에 맞기지 말고 디렉터 등 책임자가 직접 작성해서 해당 팀의 매니저에게 감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세세한 내용을 보고싶었는데 이렇게 정리된 글이 있으니 좋네요
이거 혹시 영상 다시보기가 있나요?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한건데 컨퍼런스는 유료 입장이라 아마 영상 없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