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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3 2일차, G-CON 컨퍼런스의 마지막 강연으로 ‘파이널 판타지 XVI’ 의 배틀 디렉터 스즈키 료타가 등장했다.
스즈키 료타 디렉터는 그동안 드래곤즈 도그마, 마블 VS 캡콤, 시리즈, 데빌 메이 크라이 5 등 굵직굵직한 타이틀을 캡콤에서 작업해왔고 스퀘어에닉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XVI’ 에 참여했다. 료타 디렉터는 해외 강연은 처음이라며,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스퀘어에닉스 스즈키 료타 디렉터
※ 서술 편의를 위해 스즈키 료타 디렉터의 입장에서 서술하였습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제가 ‘FF16’ 의 배틀 디자인을 작업한 방법, 그 제작 기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액션 게임 개발을 원하는 분들, 액션 게임 개발에 흥미 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그동안 커리어를 거치며 여러 게임을 거쳤는데, 게임을 불문하고 전투의 컨셉, 테마를 잡고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그 컨셉과 테마를 플레이어에게 설명하는게 아니라 게임 플레이를 통해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게 중요하다.
FF16의 전투 테마는 소환수 배틀이다. 전통적으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등장하는 소환수들에 맞춘 배틀 파트를 핵심으로 했다. 그 소환수 배틀이라는 테마를 플레이어가 느끼고 실행할 수 있도록 두가지 배틀 파트를 만들었다. 하나는 소환수를 직접 조종하는 파트, 하나는 소환수의 힘을 가진 주인공 클라이브를 조작하는 클라이브 파트. 이 두 파트를 실제 사례로 들어 테마를 느끼게 하는 기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소환수 배틀은 거대한 소환수끼리의 부딪힘, 사투를 커다한 스캐일로 그려낸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모르는 이들도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하기 위해 모든 부분이 로드 없이 제트코스터처럼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최대급의 전투다. 한 소환수 배틀마다 다른 컨셉을 잡음으로서 굉장히 다른 맛을 느끼도록 했다.
클라이브 파트는 주인공 클라이브를 조종하는 파트로서, 시나리오 진행상 클라이브가 다양한 소환수의 힘을 습득하게 된다. 이렇게 모은 소환수의 힘으로 실시간으로 전환하며 빠른 속도로 싸우는 전투로 구상했다. 소환수로 클라이브의 전략을 크게 바꾸고, 클라이브를 조작하는 플레이어의 전술 사고를 동시에 변화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와 같이 배틀테마에 맞추어 소환수 파트와 클라이브 파트를 제작했다. 1 소환수, 1 배틀 테마로 같은 것 없이 완전히 다른 배틀 스케치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이프리트와 가루다의 전투에서 컨셉트는 레슬링이었다. 지상에서 두 소환수의 묵직한 움직임과 힘을 표현하기 위해 동작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고 육중함을 강조하며, 일부러 액션의 즉응성을 낮추었다.
피닉스와 바하무트의 배틀 컨셉은 3D 슈팅이다. 불의 피닉스와 빛의 바하무트는 날개가 있고 비행하는 두 소황수가 공중에서 맞붙는 공중전을 표현했다. 근접 공격을 배제하고, 마법을 어떤식으로 쓰는지, 공격을 어떻게 피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표현했다.
세번째인 이프리트 대 타이탄의 컨셉은 ‘VS 배틀 필드’ 다. 소환수 그 자체를 배틀 필드로 만들어서 거대한 소환수 이프리트를 능가하는 거대한 크기의 타이탄의 비교되는 압도감을 보여주었다. 말그대로 배트필드 자체와 싸운다. 배틀 페이즈에 따라 배틀 필드가 변화하고, 빠른 페이스 전환으로 플레이의 즐거움을 주었다.
이 소환수 배틀의 컨셉은 16의 테마인 소환수 배틀을 가장 쉽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부분이다.소환수들과 각기 다른 전투로 한번만 플레이해도 계속 기억에 남는 게임 플레이를 남기도록하는게 목표였다. 소환수의 강함, 소환수가 대단하구나 하는 느낌을 전투로 직접 느끼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클라이브 파트는 16의 메인이다. 시나리오에 따라 획득한 새로운 소환수의 힘을 클라이브 파트에서 실시간으로 교체하며 스킬을 바꾸는 순간 클라이브의 전술도 변화한다. 동시에 클라이브를 조작하는 플레이어의 전술 사고도 변한다. 클라이브 파트 제작에서 중요한 두가지 포인트는 첫번째는 기본 액션과 소환수 액션의 대비, 두번째는 소환수 액션의 위력 방침이었다.
기본 액션과 소환수 액션의 대비는 클라이브의 강함을 표현하는건, 클라이브 자체가 강하다기보다는 소환수가 매우 강력하여 결과적으로 클라이브가 강하게 느껴지도록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기본 액션인 검과 마법을 활용한 플레이는 의도적으로 일정 이하로 억제했다. 그래서 역으로 소환수로 멋진 전투를 보여주었을 때 좀더 클라이브를 다이나믹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개발 초기에는 클라이브가 사용하는 소환수 능력은 소환수 각각에 연동되는 속성 마법으로만 표현했었다. 가루다는 에어로, 타이탄은 스톤 등등. 그런데 이 표현으로 액션을 구성했을 때 16의 배틀 테마인 소환수 배틀이라는게 잘 전달이 안되었다.
그래서 바꾼 변화. 배틀을 통해 속성 마법 표현에 추가해 소환수의 부위를 일시적으로 소환해 공격하는 듯한 표현을 추가했다. 이처럼 피닉스의 날개 가루다의 발톱을 소환해서 테마가 더 잘 느껴지게 되었다. 그렇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환수의 힘을 사용하는 클라이브도 강함이 잘 표현됐다.
소환수 액션의 위력방침이란, 소환수 액션 구성에서 필수적인건 소환수 액션으로 클라이브가 싸울떄 전투 스타일을 크게 바꾸게 할 것, 그리고 소환수 액션의 성능에서 뾰족하게 만들 부분과 움푹 파일 부분을 일부러 만드는 것. 장단점을 크게 부각할 것이라는 두 전제를 확실히 지키는 일이었다. 이 푹 패인 부분을 준비하고 이 부분을 다른 소환수의 액션의 뾰족한 부분이 보완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실제 예시를 들면, 소환수 피닉스의 액션은 초기부터 다룰 수 있는 액션이다. 피닉스는 순식간에 적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특화되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거리를 좁히는데 특화되어있지 이 액션 하나로 적을 무너트릴 수 있는 데미지를 줄 수 있는건 아니다. 이런 능력을 피닉스에게 부여한건 게임 초반에 소환수 액션이 편리하고 쓸모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의도 였다. 다만 편의성이 높은 반면 피닉스 액션의 패러미터는 모든 소환수 중 평균치다.
두번째로 획득하는 가루다의 경우, 적의 상태를 무너뜨리는데 특화되어 있다. 발톱을 소환해 적을 끌어오거나 방어를 무너트리고, 공격 기회를 만드는데 특화되어 있다. 이처럼 적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성능과 기동성이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공중에서 연속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 플레이어의 빠른 컨트롤러 입력으로 이 가루다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추가 조작을 하도록 디자인했다. 다만 공격의 횟수는 많지만 공격력은 다른 소환수에 비해선 약하다. 의도적으로 힘을 뺀 부분이다.
타이탄은 가드와 카운터 특화 액션이다. 적의 공격을 차단하거나 적의 공격을 반대로 공격 기회로 만든다. 적의 공격턴을 빼앗아 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타이탄은 카운터에서 시작되는, 가져온 공격 턴에 공격을 퍼붓는 액션이다.
클라이브 파트의 전투는 이처럼 총 7가지의 소환수 능력을 제공하는데 어느것을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재량이다. 더불어 점점 소환수 능력을 획득하고 조합하여 클라이브의 전술이 클라이브의 성장과 더불어 더 화려해지는 걸 클라이브 파트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소환수 액션이 기본 액션과 매우 잘 어울려야 한다. 소환수 액션이 있기 때문에 다른 버튼에 있는 검격, 마법 등이 더 살아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는 FF16 뿐만 아니라 액션 게임의 배틀 디자인에 있어서 기본적인 부분이다. 플레이어가 전투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선택 중에서 어느 것이 최선인가 하는 선택 옵션을 계속 부여하고 그 선택에 따라 플레이어의 상황을 변화시킨다. 그렇게 어느 하나가 버려지거나 죽지 않고 고루 쓰이는 액션을 추구했다.
이런 기법은 FF16에는 물론이고 기존 액션, 대전 격투 게임을 만들 떄에도 생각했던 부분이다. 액션이 존재하는 게임에서 각 액션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써야하나, 어떻게 해야 이 액션을 최대로 살릴 수 있는가 하는 답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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