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가장 역사적인 RTS의 귀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결정판
누군가 ‘가장 역사적인 RTS(실시간 전략) 게임’를 꼽으라면 기자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라고 답하겠다. 두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하나는 실제로 인류 역사에 기반한 대표적인 RTS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1997년 첫 출시되어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 시리즈여서다. 기자도 90년대 말 친구들과 PC방에 가면 항상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를 즐기곤 했다.
바로 그 추억의 명작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가 올 가을 결정판(Definitive Edition)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본작은 이미 한 차례 HD 에디션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번에는 4K UHD 그래픽과 향상된 오디오뿐 아니라 신규 콘텐츠 및 기능이 대거 추가되어 한층 더 완전체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국내는 음성까지 완전 한국어화를 지원하여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4K UHD 그래픽으로 좋아진 것은 비단 때깔만이 아니다. 줌 인/아웃 기능을 통해 전장을 더 넓게 조망하거나 세밀한 부분까지 살피며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아울러 업그레이드나 생산에 진행 중인 건물에 시각 효과를 추가하여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성이 무너질 때 묘사를 굉장히 강화했는데, 정복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고.
콘텐츠 면에서도 역대 최고 볼륨을 자랑한다. 1999년 게임이 나올 당시만해도 13개 문명뿐이었지만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번 ‘마지막 칸(Last Khan)’ 네 개 문명을 더하여 결정판에서는 총 35개 문명을 지원한다. 그만큼 각각의 캠페인도 늘어나 혼자 공략하는 것만으로 200시간이 넘는 게임 플레이를 보장한다. 물론 멀티플레이로 넘어가면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보다 도전적인 PvE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AI(인공지능)도 크게 개선되었다. 이제 AI는 여러 난이도로 세분화되었으며 가장 높은 수준의 경우 상대 전략을 바로바로 학습하여 점점 더 강해진다. 개발자에 따르면 새로운 AI 1개와 옛 AI 7개로 경기를 시켰을 때 새로운 AI가 이겼다고 한다. 옛 AI는 치트(※ 당시에는 떨어지는 AI를 보완하고자 이런 속임수가 많았다)까지 쓰는데도 말이다.
이외에도 농장에서 알아서 식량 재배를 반복하거나 유닛 선택 시 원하는 종류만 골라지는 등 편의성 부분의 여러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제아무리 명작이라 해도 20년이 지난 작품이기 때문에 적절한 유지 보수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MS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결정판’ 출시 전까지 베타를 진행 중이며 출시 후에도 지속적인 패치를 약속했다. 이 모든 콘텐츠가 19.99달러(한화 약 2만 3,700원)에 제공되며, HD 에디션 구매자는 5달러 더 할인 받을 수 있다.
과연 금번 결정판이 다시금 국내에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 붐을 일으킬 수 있을까? 국제게임쇼 E3 2019를 맞아 MS 아담 이스그린(Adam Isgree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버트 빅맨(Burt Beeckman)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몇 가지 질문을 건넸다.
● 1편 결정판처럼 키 하나로 예전 그래픽을 오가는 것이 가능할까
: 이번에는 그 기능을 넣지 않았다. 4K UHD로 옛 그래픽을 가져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신 현재의 개선된 그래픽을 만들 때 좋아 보이면서도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또한 시스템적인 개선점은 모두 설정 메뉴에서 입맛대로 키거나 끌 수 있을 것이다.
● 랭킹 시스템은 존재하나. 게임을 오래 즐긴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물론이다. 무엇보다 크로스 프로파일링을 통해 스팀이든 Xbox 라이브든 여러 플랫폼에 있는 유저들의 랭킹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 적 AI를 개선했다고 했는데 유닛 AI는 어떤가, 길찾기가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 유닛 AI도 모두 개선했다. 이제 길을 잘 찾을뿐더러 목표 방향으로 이동하며 자동으로 적을 공격하는 옵션도 추가했다. 다른 게임에는 다 있는 건데 우리만 없었다(웃음). 이외에도 교전 시 유닛 타입에 따른 최적의 공격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