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의 봄날은 가고, 인터랙티브 일본 추리 드라마
연기자를 섭외해서 촬영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등장 인물을 마구잡이식으로 늘릴 수가 없는 것 또한 특징인데, 서장과 1장을 체험할 수 있는 사전 플레이의 경우 서장에는 주인공을 포함하여 9명, 1장에는 6명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물론 이름 없는 보조 출연자도 있기는 하지만)
실사 게임에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토리의 개연성 만큼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할 것이다. 일본 배우이다 보니 한국과는 연기의 결이 좀 다르지만, 주연인 '사쿠라바 나나미'와 '히라오카 유타'는 각각 2012년과 2005년에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문제편의 UX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연상하게 하며, 일시 정지, 조금씩 넘기는 기능과 다음 선택지까지 한 번에 넘기는 기능, 지나간 대사 보기, 정보 찾기 외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화면 하단에 설명이 뜨고, 단서 출현 시에는 수집 버튼이 뜨는 등 직관적으로 되어 있어 편리하다.
의대생이자 자신이 집필한 소설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시지마 마츠노리'로부터 '불로 열매' 관련 조사를 의뢰 받은 미스터리 작가 '카가미 하루카'가 제목에도 기재되어 있는 시지마 일가를 방문하는 것이 서장이라면, 그곳에서 소설을 읽으며 극중 극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1장이다.
게임은 대화 도중 화면에 단서가 뜨면 이를 확인하고, 선택지가 나오면 적당한 대답을 고르는 식으로 진행하다 추리 공간에 들어가면 주어진 의문에 걸맞는 단서를 끼워 넣어 가설을 세우는 식으로 진행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만들어진 가설 중에는 틀린 것도 섞여 있다는 점이다.
튜토리얼의 성격을 띤 서장에서는 그럴 일이 없지만 1장만 해도 단서가 많아서 뭐부터 넣어야 할 지 망설여질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번뜩임'을 사용하면 해당 의문에 어떤 단서를 넣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 물론 남발하지 않도록 가설을 6개 만들 때 1개씩 회복되는 식으로 설계됐다.
이렇게 가설을 세우다 보면 논리의 길에 새로운 의문이 추가되지만, 모든 의문을 해소하지 않더라도 '진상이'라는 패널이 나타나면 '보였다'를 끼워 넣어 추리를 완료할 수 있다. 추리 완료 후에는 이를 정리하기 위해 하루카가 가상의 마츠노리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포인트를 되짚는다.
단, 사건 해결을 위해선 자신이 만든 가설 이외의 근거를 선택해야 할 때도 있으며, 추리를 돕기 위해 평면도, 인물 관계도, 의문, 단서, 가설, 해설 등 각종 정보를 찾아 보기 쉽게 자동으로 정리해준다. 덧붙여 범인은 1명이고 초능력이나 초현실적인 현상과는 관계 없다는 전제가 있다.
만일 추리에 실패하면 추리편으로 돌아가서 다시 단서와 가설을 확인하며 정리할 수도 있지만, 추리 평가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힌트라 할 수 있는 신의 계시를 볼 수도 있다. 이 힌트는 단순한 암시가 아니라 해답 영상을 짧은 시간 동안 보여주는 것이라 개발팀의 배려라 할 만 하다.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마치 일본에서 제작된 추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같은 OTT 서비스의 부상으로 인해 요즘은 드라마의 홍수라고 할 만큼 볼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인터랙션이 가능한 실사 게임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