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툴, 하지만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위해 - '유어 블라이트' 개발사 이그노스트 인터뷰
과거 알만툴 시절부터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온 이그노스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선보였던 ‘알베도 카르타’ 이후, ‘유어 블라이트’로 스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1월 10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한 유어 블라이트는 꾸준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적어도 그간 이그노스트가 제공했던 타이틀에서 이어지는 시나리오와 어두운 세계관이라는 방향성.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의 접목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점에서 힘입어, 유어 블라이트는 팬들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타이틀이 됐다. 알만툴 게임을 즐거이 플레이했던 사람들은 물론, 이그노스트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각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들을 만나는 기자 개인에게 있어서도 이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타이틀이자, 궁금증이 나오는 타이틀이기도 했다.
꽤 오래 전부터 개성있는 작품을 선보인 이그노스트.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버닝비어 2022 현장에서 ‘유어 블라이트’로 참가한 이들을 만나, 게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좌측부터) 이그노스트 정 크리스토퍼 기획 팀장 / 심양오 픽셀 아티스트
●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미 얼리 액세스 상태이기는 합니다만, 게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유어 블라이트는 흡혈귀가 나타나는 도시에서 생존해야 하는 RPG입니다. 생존 요소도 있어서 배고프면 먹을 것을 구해야 하고. 흡혈귀에 물리면 오염을 정화하는 시스템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21일 동안 생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탈출구를 찾아서 움직여도 되고.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도 됩니다.
이야기 중심으로 진행되는 타이틀이지만 자유도 측면에서도 신경을 썼다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 내에는 퀘스트가 있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만나는 분기도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진행 도중 NPC를 공격해서 싸울 수도 있는 그러한 형태의 자유도가 있는 타이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사무실 주소지를 보면, 서울까지 먼 길을 오셨습니다. 버닝비버는 이번이 첫 행사이기도 한데, 참여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 아무래도 이러한 이벤트가 없었는데, 참여해야 겠다. 경험을 쌓아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인디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했고요. 참여를 해보니 다른 개발자 분들도 많고. 열정적이고 좋았습니다. 이후에도 행사를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이 모이다 보니까, 상부상조하는 열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회가 없으면 아무래도 다른 개발자들을 직접 만날 일도 적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발에 매진하다 보면, 다른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없는데, 이러한 기회가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런 게임을 만드는구나 확인도 할 수 있고요.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RPG를 만들기에는 적합한 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부족하거나 필요한 부분들은 스크립트나 플러그인을 찾아서 해결하고자 했고요. 그렇기에 이미지 했던 기획을 구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소하게 막히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지만, 안되는 것은 포기하고. 되는 것을 게임으로 구현하는 식으로 제작을 했습니다. 그렇기에 RPG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는 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유어 블라이트는 21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됩니다. 다만, 플레이한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에는 이 모든 것을 시간 내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다회차를 하게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다음 회차에서는 이전 회차에서 플레이어가 쌓은 아이템이나 장비. 패시브 스킬을 계승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다음 회차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편으로 회차 시스템은 스토리를 따라서 진행했는데, 다른 분기를 마주했을 때. 이런 경우 다른 이야기와 분기를 보기 위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이 NPC를 죽였으니까. 다음에는 다른 NPC를 죽여야지. 이런 식으로 다른 분기를 선택하면서 플레이할 수 있게끔 설계했습니다.
= 게임 내에는 NPC가 10~20명 정도가 자리합니다. 분기는 선택지를 누르는 것은 물론, 플레이어가 게임 플레이 도중에 조건을 발견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NPC마다 분기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를 볼 수도 있고요.
예를 들면, 어떤 NPC는 종이에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가 있기도 합니다. 사사로운 분기가 있고. 이런 이벤트들이 어떻게 발동되는지. 기믹을 찾는 재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이게 달라지네? 이런 재미가 있는 타이틀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 이전에 플레이 했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전투가 조금 어려웠던 느낌이 있습니다. 꽤 고려해야할 것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유어 블라이트의 전투는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전투를 어떻게 만들어야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상태이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도중에서는 다양한 상태이상이 나옵니다. 이러한 상태이상은 아이콘으로만 해두면 복잡하고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으면 모를 수 있으니, 마우스 오버 시 툴팁으로 각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표현이 되면서 상태이상을 만드는 데에 제약이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게임 플레이는 특수한 상태이상을 어떻게 파훼하고 해쳐나갈 수 있는가. 이게 전투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 턴제에 익숙한 분들은 쉽게 적응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게임은 자체 난이도로 쉬움 / 보통 / 어려움.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얼리 액세스 단계에 있기에, 특정 적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딜찍누. 딜로 찍어 누르는 식으로 지나가야 한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이를 파악해 개선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저희의 장점 중 하나는 피드백이 빠르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플레이해 보신 분들이 디스코드를 통해서 의견을 주시면, 이를 피드백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 얼리 액세스를 11월 중순에 시작하셨으니, 이제 한 달 정도가 된 셈입니다. 현재 개발 진척은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 현재는 버그 패치와 NPC 추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이는 21일 기간 내에, 한 번 시작하면 쭉 플레이를 해야하는 대규모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이러한 메인 콘텐츠를 하나에서 두 개 정도 추가하고자 합니다. 이는 최대 1년. 내년까지 개선할 예정입니다.
= 분기가 전체 틀을 바꾸는 이러한 형태는 아닙니다. 기사 루트를 예로 들면, 플레이 도중 NPC 둘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둘 중 하나를 구해야 하는 형태로 분기가 갈리게 됩니다. A라는 캐릭터를 구하면, 전용 퀘스트가 나오는 그런 분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그렇다면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다회차가 필수적으로 다뤄지는 셈이니, 한 회차별로 플레이 타임이 설정되었을 것 같은데요.
= 한 회차 당 짧게는 20시간. 길게는 20시간 정도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첫 회차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보시면 되고. 2회차에서 본격적인 플레이가 이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경우 한 회차당 10시간에서 20시간 정도가 걸리는 편입니다. 현재 게임 구매를 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 길게는 70시간 이상을 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 허기나 이런 생존 관련 시스템들이 RPG 측면에서 보자면, 시나리오와 중심의 플레이에서 번거로운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해당 시스템의 조정이나 보완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그래서 난이도에 따른 구분을 뒀습니다. 현재는 어려움에서만 허기 시스템이 활성화가 됩니다. 쉬운 난이도에서는 음식물이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지만, 어려움 난이도에서는 공복도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생존의 맛을 느끼고자 하신다면, 어려움 난이도로. 그게 번거롭게 느껴지신다면, 쉬움과 보통으로 플레이를 하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시스템 측면에서는 JRPG의 측면에서 가져오고자 했습니다. 분위기 측면에서는 다크한 판타지에 어울리는 구성을 찾고자 했고.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희 대표님이 시나리오. 스토리 측면을 좋아하셔서, 스토리를 열심히 쓰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투의 컨셉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개발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초, 개인적으로 자유도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저희 대표님은 스토리 깊이가 있는 타이틀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섞는 과정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캐릭터성을 살리면서도 다양한 분기가 있는. 이러한 형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두 개의 지향점은 NPC의 수를 늘리는 것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완성도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자유도 있는 플레이. 두 가지를 보자면 서로 상충되는 지점들이 꽤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지향점이 서로 극단에 있다고 해야할 것 같은데요.
= 그래서 상충하는 부분이 있기에, 계속 회의를 하면서 발전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합니다. JRPG의 경우 이야기 진행 도중에 합류하는 캐릭터 / 파티에서 빠지는 캐릭터가 명확히 나눠지는데요.
저희는 이러한 요소를 적용해서, 캐릭터가 죽으면 관련 이벤트는 진행을 더이상 못하는 것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그렇기에 못 본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회차 시스템이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지와 결과를 반영해서 좋은 스토리를 보여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자유도 측면에서는 일부 제약이 걸리게 했습니다.
= 이전에 죽였다는 이벤트를 보지 못하기에 그렇게 보셔도 됩니다. 한편으로는 죽이면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으므로 스토리 장면에서만 등장하는 NPC들도 있습니다. 이벤트 도중에는 플레이어가 죽일 수 없으니까요. 스토리를 강조하려고 했다 보니, 이런 방법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 휴대 기기에서 유어 블라이트를 플레이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을 법 한데요. 혹시 콘솔 플랫폼으로의 이식은 생각하고 계신가요.
= 현재는 완성을 중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바일로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스위치를 포함해서 다른 콘솔로 확장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 컨셉이나 플레이 측면이나. 해외 플레이어들의 반응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언어 지원 등은 계획에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아직 개발 중이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 스토리 부분에서는 철학이 있다보니, 개발 과정에서는 추가적인 서술 등으로 텍스트가 늘어나기 쉬운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 번역을 하게 되면, 정식 발매 시점에서 다시 또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얼리 액세스를 끝내고 도전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런 번역 작업은 아무래도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저희 게임이 텍스트가 워낙 많은 편입니다. CBT판 기준으로만 15만 자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또 더 많아진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게임을 다 내고 나서, 로컬라이징을 확대해보자. 이런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해외 플레이어 분들이 흥미롭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이른, 완성하고 나서의 이야기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급하게 움직이면 같은 작업을 두 세 번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라, 신중하게 정식 발매 이후 진행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