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PG 참 좋아합니다. 굳이 턴방식 아니더라도, 전략적으로 전투하는거 좋아하고 그래서 참 재미나게 1회차를 마쳤습니다.
좋았던 점
- 스토리
- 전투
나빴던 점
- 스토리
스토리가… 빅 스토리는 참 좋아요. 대국들 사이에 낑겨서 이리저리 치이며 살아남겠다는 발버둥치는 주인공 일행들의 행보가 참 흥미진진했어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일행 vs 정의와 명분을 챙기는 일행들이라거나… 선택지 설계랑 전체 스토리 흐름은 잘짜고 매우 흥미로웠어요.
근데 스몰 스토리가 완전… 아… 심각합니다.
1) 자유 vs 평등 구도를 만드려는 배경스토리였으나, 그냥 폭군 vs 광신도 집단이 되어버린 적국들
특히 모래국 이놈들은 핑크머리애들 핍박하면서 평등이란 백그라운드도 박살내버리고, 이게 생각보다 일찍 밝혀지면서 그냥 타도 대상으로 변해버렸죠. 차라리 북쪽 동네 애들도 비슷한 수준의 패악을 부리면 모르겠는데, 여긴 그냥 하드코어한 권모술수의 세계 정도지 모래국 애들에 비하면 정상인들이네요.
2) 급발진 브라더즈
세부 스토리가 그냥 폭망한거 같아요. 왕 구하려고 비밀통로로 들어갔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튀기, 갑자기 죽는 아무 것도 안한 왕(도대체 왜 애들이랑 밥도 안먹어준건데?), 출격한다 출격한다 소리만 지르다 패망한 세번째 가문, 갑자기 노선변경하는 아브로라, 갑자기 오빠원수 칼빵 막는 공주(말로 설득할 생각은 1도 없음. 전향했다든가 이제 내 기사라든가. 심지어 옆에서 죄송합니다 공주님 이러고 있는데 주변인물들은 관심조차 없는 듯),갑자기 나라 가져다 바치는 왕, 갑자기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흥미진진하게 진행하다가도 이게? 왜? 어째서? 이런 부분이 너무 많아요. 작품에 이입하는데 가장 필요한게 개연성인데, 그게 너무 구멍뚫린 부분이 많아요. 아니 복선이라도 제대로 깔아두던가 반전을 주고 싶으면;; 특히 베네딕트 연모 스토리, 갑자기 시몬에 대한 분노폭발 부분에선 어의님이 승천 2번하셨음…
3) 전투와 스토리의 비중
스토리를 중히 여기고 작성한건 알겠는데, 그게 연출이 뒤를 받쳐주지 못해요. 저는 1회차 교황 때려잡고 끝냈는데, 나라가 딱 전투 2번에 뚫리고 총 전투 3번에 망하는건 좀… 뭔가 사건이 있으면 그 사이에 전투 여러개 낑겨서 넣어볼 법도 한데 무조건 사전스토리 - 전투 1번 - 사후스토리로 연결하려 하다보니 뭔가 대단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게다가 전투 볼륨이 적으니 스토리 분량이 왕창 늘어보여서 한-참 대화하다 한번 투닥거리고, 또 한-참 대화하다가 한번 투닥거리고…. 챕터 구조가 월드맵 상황 설명 - 인물간 대화 - 월드맵 상황 설명 - 인물간 대화 - 롤플레잉 - 이 사이에 서브퀘스트도 전부 인물간 대화 - 전투 전 인물간 대화 - 전투 - 전투 후 인물간 대화 - 월드맵 상황 설명 아니 대화 너무 많아 부적절하게 많아 축약하거나 전투 중 이벤트로 끝내도 되는 부분마저 다 대화시퀀스로 넘어가고 하 여기에 투표 파트까지 끼면 대화가 더블! 심지어 대화속도도 느려 그 놈의 점점점 아니 대화 파트에선 애들 좀 후다다닥 움직여도 되는데 걷는 것도 느려 r버튼으로 넘기면 후다닥 넘어가서 전혀 파악이 안되니 r버튼 누르고 끝나겠다 싶으면 로그봐여하는 이 답답함
4) 캐릭터 깊이가 정말 없음. 너무 없음. 캐릭터가 많아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없음
그나마 백그라운드 설명까지 해가며 열심히 캐릭터만든게 롤랜드인데 나라 팔아드심. 안나는 부모님 찾으러 신나게 찾고, 찾았으니 됐지 뭐 ㅎ 하고 끝. 이거 군상극인데 캐릭터가 아무리 그래도 주조연은 한줄로 설명되면 안되잖아요… 도적한테 당할뻔한거 살려준 왕자님에게 반해서 친위대가 된 사냥꾼.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려다가 가정교사로 발탁되서 해외로 끌려온 시녀, 그냥 충성스러운 가문 노장. 출신 때문에 털리다가 정략결혼 당한 공녀. 그 많은 텍스트 분량이 어디로 갔는지 애들이 다 깊이가 없어요..
진짜 좀 아쉬운게 많네요. 전체 흐름을 타는 전개도 좋지만, 거기에 캐릭터들의 배경을 연결해서 좀 더 썰을 풀어줬어야 했어요. 성 다리 날리러가서 무시당하던 공녀가 자기 목소리 내기 시작한 것처럼. 잘할 수 있잖아요. 시녀는 성공욕구 있으니 윗나라에서 공작걸어서 배신을 갈등한다던가, 안나는 그 토벌당한 잔당들이 모래국 비밀집단이여서 동포를 배신했다고 욕 좀 먹으면서 맨탈 좀 흔들려보던가. 에라도르는 뻘짓한 과거 스토리 살려서 각성하면서 열혈 좀 살려주고. 이게 참 안되네요… 하.
새벽에 클리어하고 아쉬운게 많아서 한번 풀어봤습니다…
캐릭 배경스토리가 저따구인건 이 제작사 한계인거같아요... 전작 옥토패스도 주역캐들 개별스토리가 간략하기 그지없어서 이번 캐릭들 스토리하고 별 차이없었고 모바일가챠판은 4,5성급캐릭말고 일반잡캐릭들은 스토리가 남캐는 죄다 성인식용 사냥 몹 잡기, 여자들은 남편감 찾아서 꼬시기로 통일되있어서 얼척이 없었습니다. 메인스토리는 제법 매운맛이라 어느 시리즈건 흥미롭긴한데,실상 캐릭 깊이는 내다 버린 수준이고 모바일판은 메인스토리도 문제가 많습니다. 여자메인악역을 아군이라고 할만한 엔피씨(마피아)들이 창녀라고 업신여기며부르는걸 그대로 필터없이 내보내면서 아군을 선역으로 여기게 하려는 것도 이해가 힘들었고 다른 스토리쪽도 자극성따라가느라 문제가 많았어요.그나마 이번작은 메인스토리가 이해불가수준은 아니어서 좀 다행입니다.이 제작사치곤 선방인거같아요
세상에... 루리웹에서조차 자체필터로 뿅뿅이라고 변하네요 ㅋㅋㅋㅋㅋ 여튼 모바일판은 스토리가 별로였고, 스위치판 옥토패스에서는 그게 게임형식의 한계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제작사의 능력부족이랑 하기싫은부분은 대충 때우려는 거란게 뽀록이 났습니다. 이 회사는 자극적인거 빼곤 세부표현하는데에 관심이 없어요.아마 이 겜에서 이 회사가 젤 하고싶었던건 캐릭 죽을때 밑에 피웅덩이 번지는거였을거라고 챙겨둔 포켓몬빵이라도 걸수있습니다
참… 인맥빨인지 프로듀서가 스토리 무용론자는 아닐테고 스토리 작가 월급받아 먹고사는게 신기할 따름이네요…
지적한 스토리는 다른 분기보면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자기 전투했다 망한 가문 -> 선택지중 롤랜드 넘기면 해당 가문이랑 전투 가능해짐 롤랜드가 급발진으로 나라 넘긴 이유 -> 15장 롤랜드 루트 가면 완전 멘탈 박살난게 나외서 겉으로는 평화로운 하이샌드에 눈이 돌아간거라고 이해 가능 그리고 진엔딩 루트도 따로 있어서 폭군vs광신도 구도에서도 벗어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