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출시 예정(스팀 판매중)인데 말머리에 스위치가 없어서 일단 위유로 작성함.
할로우 나이트 (Hollow Knight, 공허의 기사)
제작 : Team Cherry
어떻게 이 게임을 접하게 된건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우연히 게임 동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바로 예약구매하고 목놓아 기다렸죠.
게임 첫 인상은 닥터 슬럼프를 보는 듯한 귀여운 그림체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던전탐험 게임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엔딩을 보고 난 후 느낌은 마치 무한의 주인을 본 것 같은 묵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색감이 독특한데 한화면에 모든 색깔들이 풍부하게 표현된게 아니라 필요한 색깔 계통만 살짝 살짝 물들여 놓은 듯한 모습이에요.
그래서 분명 칼라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흑백 게임을 하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마치 미국 코믹스같은 분위기입니다.
게임전 첫인상 게임후 인상 색감의 인상
아, 유저정보 게시판에 제가 중공기사라는 이름이 찰져서 계속 중공기사라고 적었었는데요.
저 주인공 캐릭터만 보면 중공기사가 더 어울리는데 게임을 즐기고 난 후에는 분위기상 '공허의 기사'가 더 어울리는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이후로는 <공허의 기사>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히 2D 메트로베니아 스타일 게임 통틀어서 최고라고 하고 싶네요.
그래픽, 사운드, 스토리, 게임성, 난이도(?)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최고에요.
그래픽은 정말 색을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적절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입니다.
오리와 눈먼숲은 약간 '이것봐라! 우리는 이렇게 그래픽이 이쁘다!'라고 뽐내는 듯한 느낌이 조금 있었는데
이 게임은 오히려 너무 어두운 장면이 많아서 이쁜 그래픽을 너무 숨기는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에요 ㅋ
캐릭터는 정말 귀엽습니다. 캐릭터 하나하나 다 개성있고 매력있어요.
캐릭터와 색감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국 코믹스에서 튀어나온 듯 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단순 잡몹npc인 마일라(myla) 광산에서 으흥흥 으흥흥 으흥 야미~ 뭐 이렇게 콧노래 부르는 캐릭터에요.
비중이 있는건 아닌데 목소리가 엄청 귀엽네요. 콧노래 중독성 대박... 게임 후반부에 다시 방문하면 (소근소근)
사운드도 예술입니다.
ESA (environmental station alpha) 라는 게임도 도트 하나가 주먹만해서 눈이 썩을것 같은데, 플레이를 하다보면
사운드 효과음 덕분에 하면 할수록 점점 도트에 생명이 불어넣어져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할로우 나이트 이 게임은 더 뛰어납니다. 효과음도 찰질 뿐더러 캐릭터의 음성도 더빙이 잘 되어있어서 캐릭터에도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한대 쳐맞으면 그 충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귀가 멍해져서 소리가 안들렸다가 서서히 다시 들리는 효과도 몰입감에 좋구요.
스토리는 컷씬으로 주절주절 일일이 다 설명하지 않아요.
npc 캐릭터마다 다 사연이 있는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마음속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힌트를 얻습니다.
자잘한 반전들도 많아서 대화를 자주 시도해봐야 좋습니다. 저는 이런 진행 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따로 퀘스트로 주어진것도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npc들이 웅얼대는거 좀 들어줬을 뿐인데
큰 줄기에 각각의 자잘한 스토리들이 묶이면서 엔딩을 보고 난 후에는 무슨 대서사시를 겪은 것 같은 느낌이네요.
게임성도 뛰어납니다. 공격, 방어(주인공은 방어가 없음ㅋ), 회피 등등 모든 조작이 감이 좋습니다.
벽이나 무거운 쇳덩이 같은거를 때리면 깡 소리와 함께 뒤로 확 밀려나는데 그 느낌이 너무 찰집니다.
점프도 내가 점프키를 누르고 있는 동안만 딱 적절하게 반응해서 컨트롤 하는 감각이 좋고 (벽차기는 좀 어려움-.-)
<젤다의전설>에서 풀베는 느낌처럼 배경 오브젝트들이 죄다 칼질에 반응해서 적이 없어도 계속 휘두르고 다니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지도만 참고해서 진행하고 엔딩을 봤는데 진행률 98% 나왔네요. 한 50시간 걸린거 같네요.
빨리하면 2-30시간에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여기저기 헤매다보니 많이 걸렸네요 ㅋ 그런데 저 %와 상관없는 숨겨진 요소가 엄청 많아요.
인터넷 뒤져보니 못본게 너무 많네요. 엔딩도 4가진가 그런데다가 npc 캐릭별로 분기스토리도 있고 (그거보려면 2회차 -.-)
구석구석 다른 공략에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도 있고 어떻게 보면 비밀요소가 너무 과도하다 싶을 정도네요. ㅎㅎㅎ
혼자 멘땅에 헤딩하면서 알아내기가 어려운 것도 꽤 많아보였습니다.
(- 수정 - 61시간만에 100% 달성했네요. 엔딩 4개 중 3개 확인. 근데 아직도 숨겨진 요소가 더 남아있네요)
난이도 대박. 엄청 어려워요. 막 욕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옵니다.
어느 한 보스를 잡는데 한시간동안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나중에 레벨업 하고 와서 재도전했는데도 한시간 걸려서 깼네요.
생각해보니 첫판왕 보스였는데 그랬네요. (첫판왕 보스의 파워업 형태라서 필수코스는 아님)
그동안 <젤다의전설> 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들이 보스가 너무 쉽다는 부분이었는데 이 게임은 좀 적당히 쉬워도 되지 않나 싶네요 ㅋㅋ
패턴을 숙지했더라도 어려운 점이 변수가 많다는 거네요. 점프를 뛰더라도 점프거리가 지맘대로여서 보고판단하기가 힘드네요.
아직 투기장 3단계 남았는데 못깨고 있습니다 (_ _)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낙사구간인데 이 게임은 낙사구간 가시구간 톱날구간이 있습니다. 욕하면서 했어요. ㅠ_ㅠ
죽으면 그자리에서 다시 나오는게 아니라 특정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네요. 세이브 포인트도 아닌데...
<다크소울>의 화톳불처럼 벤치가 저장구간입니다. 죽으면 소울!을 다 잃고 벤치에서 일어나요.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플레이하던 기억이 떠올라서 주절주절 많이 적게 되었네요.
앞으로 이런 감흥을 주는 2D게임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감명깊게 즐겼네요.
그냥 끝내버리기 아쉬워서 계속 해보려구요. 아직 못찾은 부분도 있고.
인디게임이라서 인지도가 많이 부족한 게임이라 공략도 없고 나중에 한번 공략글도 작성해볼까 싶네요.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오리와 눈먼 숲>과 <솔트 앤 생츄어리> 두 게임을 하나로 합쳐놓은 듯한 느낌이에요.
아름답지만 무거운 느낌을 동시에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메트로베니아(메트로이드+캐슬베니아)라는 말이 말해주듯이
일본 게임에서 보여줬던 게임 방식과 감성의 명맥을 서양게임들이 제대로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네요.
아참! 숨겨진 엔딩에서 To Be Continued...가 뜬걸로 봐서는 DLC가 나올것도 같네요 +_+ ㅋ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되면 한번 해보시라고 강력추천합니다.
스팀플레이 되는 앱(?)도 공짜로 풀린다니까 한글판은 이쪽으로 이용하면 되겠네요.
http://store.steampowered.com/app/367520/Hollow_Knight/
나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스팀으로 사기엔 너무 아까워요 . 스위치로 얼른 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