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5년만에 돌아온 몬스터헌터 스토리즈의 후속작, 몬스터헌터 스토리즈2 파멸의 날개입니다. 이전작은 몬스터헌터 시리즈 최초의 RPG인데다 다른 아이루와는 다르게 생긴 네비루의 외형때문에 말이 많았었는데요. 유전자 시스템을 비롯해서 독창적인 시스템과 높은 완성도로 인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새로운 몬스터헌터 시리즈로 자리를 잡게됐죠. 이번작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완성도 높은 시스템과, 연이은 추가 컨텐츠 업데이트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먼저, 간단하게 스토리부터 살펴보죠.
스토리
하콜로 섬의 중심에 위치한 마하나 마을에서 펼쳐지는 축제의 밤. 갑작스럽게 섬에 살고있던 리오레우스들이 섬을 떠나고 마는데요. 섬을 지키는 역할을 하던 수호의 레우스의 라이더 레드의 손자인 주인공은, 용인족 소녀 에나를 만나 리오레우스 알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장점
1. 올스타전에 가까운 등장 몬스터의 수
첫번째 장점은 올스타전에 가까운 등장 몬스터의 수입니다. 130종이 넘어가는 몬스터가 등장하며, 이 중 87종을 동료몬으로 만들 수 있는데요. 더블크로스에서만 등장했던 특수개체도 등장할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월드에서 이벤트 기간동안만 등장했던 맘타로트도 업데이트로 추가됐죠.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새로운 몬스터가 등장할때마다 반가울겁니다.
2. 화려한 연출의 컷씬
두번째 장점은 화려한 컷씬입니다. 스토리는 물론, 인연 기술 컷씬도 화려한데요. 몇몇 몬스터의 인연 기술은 화려함을 중시한 반면, 일부 몬스터는 개그에 중점을 둔 것도 포인트죠. 몬스터의 수가 많아진만큼 인연기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입니다.
3.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전투 시스템
세번째 장점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전투 시스템입니다. 가위바위보를 생각나게 하는 상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육질과 속성이 존재하는데요. 상성에서 이기게되면 정면 승부를 통해 적의 공격을 무시하고 데미지를 입힐 수 있지만, 반동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 대신 몬스터와 함께 동일한 대상을 유리한 상성으로 공격하면 더블어택이 발동되서 반동 데미지를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꽤 머리를 굴려야하죠. 다만 레벨을 올리는 것보다 상성을 숙지하는게 전투에 더 도움이 된다는 건 살짝 아쉬운 점이지만 말이죠.
4. 장르를 넘어 디테일하게 묘사된 몬스터의 특성
네번째 장점은 장르가 전혀 달라졌음에도 디테일하게 묘사된 몬스터의 특성입니다. 바위를 들어서 방어를 하는 쿠루루야크, 방어 후 카운터를 치는 다이묘자자미, 합체하는 게넬셀타스와 아르셀타스. 본가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몬스터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팬이라면 등장하는 몬스터 수와 더불어서 반가운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점
1. 눈에 띄는 오타와 부족한 현지화
첫번째 단점은 눈에 띄는 오타와 부족한 현지화입니다. 인디게임도 아니고 정식 발매된 트리플 A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오타가 상당히 보입니다. 이게 얼마나 심하냐면 나무위키에 오타만 모아놓은 항목이 존재할 정도에요. 게다가 말장난은 아예 번역을 포기했습니다. 루투 마을에서 내비루가 '도넛을 모르다니 말도 안 돼!'라는 대사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일본어로 '어떻게 된 거야'를 의미하는 'どうなってるんだ'와 '도너츠'의 발음이 비슷한 것을 사용한 말장난이었는데, 번역이 전혀 안되어있으니 대사를 넘기다 왜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지 몰랐던 분들도 꽤 있었을겁니다.
2. 주인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내비루
두번째 단점은 주인공을 대신해서 모든 대사를 담당하는 내비루입니다. 스토리 내에서 딱히 하는 게 없는 주제에 '우리에게 맡겨줘'같은 대사를 하는 건 월드의 빻빻이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을 느끼게 만들죠. 그나마 내비루가 빻빻이보다 나은점이라면, 다른 몬스터에게 맞고 날아가는 장면이 나오는 정도입니다. 물론 찐빵같이 생긴 외관도 빻빻이보다 귀여운 편이고 말이죠.
3. 라이드 액션 관리의 어려움
세 번째 단점은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드 액션 관리입니다. 이동에 관련된 액션은 점프, 수상이동, 바위부수기, 덩쿨타기 정도인데, 상성을 생각하면서 이 라이드 액션들을 모두 갖춘 구성으로 파티를 짜기는 꽤 어려운 편입니다. 물론 꼭 모든 라이드 액션을 가지고 있어야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보물상자가 눈 앞에 뻔히 있는 걸 아는데 라이드 액션때문에 못 먹는 상황을 맞이하면 짜증나기 마련이죠. 이런 문제때문에 초반부 맵은 후반부에 다시 방문해야하는 것도 귀찮고 말이죠. 후반부로 갈수록 동료몬의 수가 늘어나기때문에 이 문제는 조금씩 해소되긴 하지만 말이에요.
4. 동료 캐릭터의 AI
네 번째 단점은 동료 캐릭터의 AI입니다. 동료몬 역시 AI지만 인연 게이지를 소모해서 스킬을 사용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반면, 파티에 참가하는 동료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AI로 동작합니다. 문제는 상성 시스템을 무시하고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인데요. 덕분에 처음보는 몬스터라 패턴을 몰라서 동료 캐릭터의 선택을 믿었다가, 몬스터의 정면승부에서 패배하고 나뒹구는 플레이어의 모습을 볼 수도 있죠. 물론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동료몬의 체력이 적을 때 회복약을 써주는 등, 없는 것 보다야 나은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뻔히 아는 패턴인데도 정면 승부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어처구니가 하늘을 찌릅니다.
총 평가
종합해보면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외전인데다 장르마저 본가와는 전혀 다른 RPG지만, 역대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몬스터 대부분이 참여하며 각 몬스터의 특성도 잘 구현해놓은 작품이었는데요. 특히 단순하면서도 신경써야 할 점이 많은 전투 시스템, 그리고 화려한 연출이 일품이었습니다. AAA급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오타들과 로컬라이징 문제와, 답답한 동료 캐릭터의 AI 문제는 아쉬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