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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작곡: 윤종신
편곡: 송성경
작사: 윤종신
"올해는 그늘에서 바라보는 여름."
올여름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지치는 감이 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가을과 겨울 내내 착 가라앉았다가 봄부터 다시 업되면서
그 기운이 여름까지 이어지는 그런 흐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의 저는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계절감과 제 마음이 더는 궤를 같이 하지
않는달까요. 계절이 주는 일정한 리듬이 더는 제 감각에 호소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마도 이건 나이와 관련이 있을 텐데, 제 안에 점점 더 많은
여름이 축적되다 보니 여름에 대한 단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내년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이제 여름은 제게 마냥
흥겹고 들뜨기만 한 계절은 아닌 것 같아요.
여름 노래는 일부러 더 밝고 신나게 만들곤 하는데요. 왜냐하면 날씨가
너무 덥고 힘드니까.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업시키려는 지극히
실용적인 목적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여름 노래가
유독 신남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예요. 힘을 내라는 말에
더 힘이 빠지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필요한 여름 노래는 마냥 밝고 흥겹고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 아닐 수도 있죠.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있어도
우리의 마음에서 펼쳐지는 여름의 풍경은 또 다를 테니까.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보다는 석양이 내려앉는 여름, 멀리 떠나는 여름보다는 차분하게
생각하는 여름. 그런 여름을 나의 계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노래에
귀 기울여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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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월간 윤종신 6월호 입니다.
이노래진짜좋음. 오랜만에 진국 여름노래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