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작이 아니었고 탈것이 수반되고 강요받는 게임 싫어해서 구매대상도 아니었습니다. 표지 주인공도 별로였죠.
장바구니 쿠폰쓰려고 68900원 채우기 위해 구매했습니다....딴겜을 했었어야 하는데 그건 진득하게 할거라 데이즈곤부터 가볍게 엔딩보고 삭제할 요량으로 먼저 해보게 되었습니다.
구매한지 거의 한달이 되어가는 지금 데이즈곤 외 다른 게임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수면시간이 엉망이되서 직장생활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평균수면시간이 4시간이 되었습니다(평소엔 6시간).
지금은 플래도 따고 2회차 생존2 뉴게임을 널널하게 하고 있습니다.
처음 트럭미는 이벤트부터 진행불가 버그를 당해 이미지가 안좋았는데 그 이후로 진행불가 버그는 거의 없었고요. 오픈월드인줄 알았는데 임무지역 이탈이 떠서 이건 뭐....? 당황스럽기도 했죠.
이 게임은 주인공이 죽은 아내와 사랑했던 과거, 실날같은 흔적과 희망을 찾아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즐기게끔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벤트 영상에 퀵타임 이벤트는 없으며 영화를 보듯 감상에 집중하게 되어있어요. 시나리오는 그다지 대단하지 않지만 왜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아내는 어떻게 죽었는지 살았는지? 호기심을 단계적으로 자극하여 쉽게 게임을 그만두지 못하게 합니다. 오죽하면 이벤트 영상들을 전부 녹화해서 드라마를 좋아하는 와이프랑 같이 감상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진 않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 진짜 보는 것 같아요. 특히 표정과 제스처에 신경쓴 티가 납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 입체적으로 묘사된 것도 몰입하기에 좋습니다.
게임 시스템으로만 보면 데이즈 곤은 새로울 것이 거의 없습니다. S급 타이틀에서 괜찮다 싶은 것들을 차용한 느낌인데 재료를 구해 조합하는 방식은 라오어(종류는 훨씬 다양함). 그밖에도 호제던, 바하, 유비 오픈월드 등을 하면서 느꼈던 재미들이 있습니다. 얘네들보다 더 잘만들었다곤 할 수 없어요. 근데 더 재밌을 수는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요. 적어도 저는 데이즈곤을 하면서 몇가지 감탄한 게 있습니다.
일단 날씨입니다. 호제던때도 감탄하긴 했지만 시대적 배경이 현재랑 동떨어진 시대라 자연미를 느꼈다면 데이즈곤은 좀더 현실적입니다. 아래는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길래 호기심이 들어 배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구경해본 영상입니다. 디컨의 옷에도 눈이 쌓이지만 세상이 서서히 하얗게 바뀌고 발자욱소리도 바뀝니다.
물밖으로 나왔을 때 옷에서 물이 안떨어지는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요.
그리고 죽어있는 시체와 사라지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게시판에 어떤 분도 언급한 일이지만 저도 플레이하면서 프래그래밍되지 않은 진짜 세상이라고 느낀 디테일이었는데 수많은 차량을 따고 가져가고 한 것들이 모두 실시간으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이벤트로 진행된 시체가 며칠 뒤엔 썩어있고 결국엔 사라지죠. 프리커가 쓸고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죽인 동물들 사체도 며칠간은 아무리 먼곳이었어도 남아있습니다. 연출도 그랬지만 세세한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버그가 많았던 건 출시일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제작진의 목표와 욕심이 컸었다고 생각이 되요.
초반엔 부족한 물자와 무기로 인해 라오어같은 플레이를 하다가 후반으로 가면 인간백정이 되서 무쌍을 찍을 수 있는데 호드를 상대하는 것 외엔 죽을 일이 거의 없어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최고난이도에서도 말입니다. 갑자기 근처에 나타난 러너 떼거리도 공포지만요...
아참, 호드는 데이즈곤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해요. 월드워도 있지만 이 게임은 자원이 매우 한정되고 주인공이 느린 게임입니다. 초반에 호드를 건드려 벌집쑤신 꼴을 경험해 보신다면 정말 신선한 충격에 빠지실 겁니다. 저는 데이즈곤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처음 호드를 만났을 때의 충격은 대단했어요. 이 게임에서 호드의 영상을 미리 보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호드는 데이즈곤의 꽃입니다. 저는 2회차할 때 생존2 뉴게임플러스로 하니 렙업도 없고 주인공은 무쌍이라 너무 의욕이 안생겨서 뉴게임 생존2를 하니 너무 재밌게 하는 중입니다. 초반부터 없는 살림으로 마주치는 호드를 어떻게든 잡으려고 애를 쓰는 게 재미지네요.
캠프에서 주는 미션의 구성들은 의뢰에 살을 붙였지만 대동소이 하며 그냥 미지의 장소를 다니면서 뭔가 싸우고 뭔가를 얻고 하는 게 더 재밌습니다. 스토리 진행을 하려면 저런 캠프미션을 강제로 해야하는 게 대부분이지만요. 특히 무기와 오토바이를 강화하려면 필수입니다. 그냥 무난한 수준. 다만 오토바이 이동은 우려했던 것보다 재밌는데 초반에 느리고 연료통도 작아서 초반플레이가 좀 답답합니다.
루리웹에서 근래 거의 활동을 안했지만 데이즈곤은 한마디 쓰고 싶어서 남겨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성스런 소감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네요. 그리고 괜찮으시다면 평점도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추천드립니다.!! ^^
정성스런 소감문 잘 읽었습니다~ 저랑 같은 느낌을 받으신것같으세요~ 저두 여러 유명게임들의 시스템을 차용했지만 데이즈곤에 잘 녹였다고 생각되며 플레이타임이라든지 게임성이라든지 제 취향에 잘맞아 좋은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에게도 특별한 게임이 되었고 2편이 기다려지는 겜이기도 합니다 단지 좀더 게임의 자잘한 버그나 오픈월드이지만 오픈월드같지않은 게임진행방식 무기의 다양성과 난이도 방식의 허술함을 2편에는 꼭 보완해서 거의 모든사람들에게 9점대 이상의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지금도 곰돌님이나 다른 신규유저분들 덧에 게임평점이 6.4에서 현재 7.8까지 올라간것이 기분이 좋네요
게임의 꽃인 호드가 결국엔 다 없어진다는게 아쉽다면 아쉬운 게임입니다. 저도 기대 안했다가 간만에 정주행한 게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