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님 사이오시라고 해놓고 다른 버튜버들 클립도 따는 비겁한 클리퍼다.
다른 클리퍼들도 유게 보고 있는 거 아는데도 나름 조용하게 있길래 나도 그래야 겠다 싶었지만 너무 무섭다.
로제타님이 유능한 것도 알고 스스로의 유능함 잘 알고 계셔서 굳이 나같은 사람이 감히 걱정을 해야할 분이 아님을 안다.
그럼에도 무섭다.
내 오시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다.
저번의 인챈트 관련 발언 때도 황달이 황달 한거다 싶었다.
그런데 남궁마망의 내용까지 보고 느낀 감정은 분노와 황당보다 인질이 잡혀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이번 일이 어떤 식으로 끝나든 라이브루리 멤버들의 팬, 시청자들한테 심각한 불안감을 심어준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에 대해 황달은 어떤 식으로든 대처대응을 하겠지.
시간은 흐르겠지.
하지만 이 불안감이 사라질까? 사그라들기야 하겠지 언젠가는 드립처럼 취급되기도 하겠지.
그게 언제일까?
정말로 그런 때가 올 때까지 나의 오시의 방송을 이전 같은 기분으로 볼 수 있을까?
정말로 그런 때가 올 때까지 내 오시는 로제타님은 쭉 로제타님으로서, 내가 알고 보던 그분으로서 볼 수 있을까?
무섭다.
누군가의 불안요소로 이렇게 불안감에 빠진 적은 가족 이외엔 처음이다. 내가 남들보다 안전한 삶을 살아서 이런 생각밖에 못하는 것이길 바란다.
나는 무섭다.
비록 만에 하나 억에 하나라도 절대로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나의 망상같은 불상사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무섭다.
부끄럽게도 나는 한때나마 라이브루리를 만든 황달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마움의 흔적은 없고 불안감과 공포감 밖에 없다.
이 불안감 속에서도 가까스로 잡는 것은 딱 하나다.
'로제타가 로제타가 아니게 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녀를 찾아 오시하고 싶다.'
돈 없어서 도네 대신에 클립 따는데 알아봐주더라
고마워해주더라
허접하더라도 이쁘게 봐주더라. 어쩌면 영업용 감사일수도 있겠지.
진심이든 가식이든 상관없다. 그 말이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기만 하는 동물이 아니라 생각이라는 걸 하고 무언가를 이루고 쌓아 올린다는걸 할 수 있다고 알려준 사람이니까
영원히 닿지 못하는 것을 향해 손 뻗어 흔들어 보이는게 가치가 있다고 알려준 사람이니까.
고맙다.
나는 고마운 사람한테 최선을 다하고 싶다. 어쩌면 알량하게 착각에 빠진 애착일수도 있겠지.
사위지기자사라는 말이 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도 바칠줄 알아야 한다는 옛날 말인데,
나는 이 말이 좋더라. 지금의 내가 저 말에 걸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장점이 없어 클립을 있는 힘껏 열심히 땄다. 좋아해주니까. 도움이 되는 것 같으니까.
라이브루리의 누군가가 그러더라, 다른 버튜버들과 함께 다같이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라이브루리 이외의 버튜버들 클립도 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선 개인세로 n년을 버티다가 기업세 오디션에 매번 낙방하던 사람도 기업으로 들어가고 팀에 합류하는 것을 보니 로제타에게서 배운 이 기분의 가치를 느꼈다.
이렇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 준 그녀에게 나는 이 고마움을 앞으로도 계속 보답하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무섭다.
이번 일이 앞으로 내 사이오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든 안 미치든 나는 무섭다.
제발 내 불안감이 그저 쓸모없는 망상이기를 바란다.
타로에서 하반기 전에 바쁠꺼라고 했는데 이쪽일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