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유게에서 한국의 불가사리 전설 원형이 불경의 화모설화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해당 부분을 소개해봄.
출처는 '구잡비유경'이라는 불경이고, 아래 화모설화는 1권에 실려있음.
한글본은 동국대학교 불교아카이브 한글대장경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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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다섯 가지 곡식이 풍성하고 백성들은 편안하여 아무 병도 없었으며,
밤낮으로 풍류를 즐기면서 걱정이 없었다.
왕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들으니 천하에 화(禍)가 있다는데 어떤 종류인가?”
신하들은 말하였다.
“저희들도 보지 못했습니다.”
왕은 곧 한 신하를 시켜 이웃 나라에 가서 구해 오라 하였다.
그때 천신(天神)은 어떤 사람으로 변하여 시중에서 그것을 팔고 있었다.
모양은 돼지와 같은데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신하는 그에게 물었다.
“이것은 이름이 무엇인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것 이름은 화모(禍母)입니다.”
“얼마에 팔겠는가?”
“천만 냥입니다.”
신하는 돌아보고 다시 물었다.
“이것은 무엇을 먹는가?”
“날마다 바늘 한 되씩 먹습니다.”
신하는 돌아가 집집마다 바늘을 내게 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둘씩 셋씩 짝을 지어 다니면서 바늘을 구하였다.
그들이 가는 고을은 요란스러워 그 해독은 구원할 수 없었다.
신하는 왕에게 아뢰었다.
“이 화모는 백성들을 어지럽히고 모두가 직업을 잃게 합니다. 죽여 버리고자 합니다.”
왕은 말하였다.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하여 성 밖에 끌어내어 창으로 찔렀으나 창이 들어가지 않고 칼로 베었으나 상하지 않고
몽둥이로 두드렸으나 죽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를 쌓고 불을 붙여 태웠다.
온몸이 불처럼 달아 곧 내닫는데, 시골을 지나가면 마을을 사르고 도시를 지나가면 도시를 사르며 성에 들어가면 성을 불살랐다.
이리하여 지나가는 나라마다 모두 요란하고 백성들은 굶주렸다.
그것은 즐거움을 싫어하여 화(禍)를 샀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애매하구만
약간 크툴루 신화같은 분위기긴 함. 핵심은 사서 재앙을 불러들이는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는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