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 호재 터졌는데 삼전닉스 왜 마이너스일까? (직접 만든 지표로 분석)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 AI·반도체 협력 발표 나왔죠. 언론 집계로 총 9,500억 달러, 원화로 1,400조 원. 삼성-브로드컴 2,000억 달러 턴키, SK-엔비디아 5,000억 달러 인프라 동맹.
이 정도면 월요일 아침에 상한가 소리 나와야 정상인데, 오늘 10시 47분 기준 이렇습니다.
· 삼성전자 249,000원 (-0.20%)
· SK하이닉스 1,737,000원 (-1.25%)
· 삼성전자우 178,200원 (+0.62%)
9시 20분대엔 삼성전자가 25만 3천 원대까지 올라 있었습니다. 갭상승분을 한 시간 반 만에 다 반납하고 보통주는 마이너스로 내려온 거죠. 1,400조짜리 뉴스치고는 좀 허무합니다.
저는 이런 게 답답해서 메모리 업황을 매일 점수로 환산하는 지수를 하나 만들어서 돌리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값 보니까 이유가 대충 다섯 갈래로 갈리더군요.
① 금요일 국내장은 이 발표 전에 이미 -8%였음
지난 금요일(7/24) 종가가 삼성전자 -7.59%, SK하이닉스 -8.34%였습니다. 발표는 주말에 나왔으니까 금요일 급락은 이 뉴스랑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즉 오늘 아침 갭상승은 신고가 도전이 아니라 -8% 맞고 나서의 반등이었던 겁니다. 반등은 원래 잘 밀립니다.
② 같은 날 미국에선 엔비디아보다 마이크론이 7배 더 맞았음
금요일 밤 미국장: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4.25%
· 마이크론 -6.99%
· 엔비디아 -0.92%
이게 핵심입니다. 둘 다 AI인데 엔비디아는 -0.9%고 메모리는 -7%예요. 시장이 지금 파는 건 "AI 수요가 꺾였다"가 아니라 "메모리 값이 너무 올랐다" 쪽입니다.
그런데 주말 발표는 "메모리 수요가 더 늘어난다"는 뉴스거든요. 시장이 걱정하는 지점(가격 피크아웃)을 직접 반박하지 못합니다. 호재가 과녁을 살짝 빗나간 셈입니다.
③ 1,400조가 언제 매출로 잡히는지 아무도 모름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도 이번 발표가 "장기 공급계약 ·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 MOU"가 섞인 형태라고 했고, SK-엔비디아 건은 LOI(의향서)로 나왔습니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선 이러면 손을 못 댑니다. 금액도 시점도 모르는데 실적 추정치를 어떻게 올립니까. 추정치가 안 오르면 목표주가도 안 오르고, 목표주가가 안 오르면 기관은 안 삽니다. 개인만 아침에 사고 끝나는 구조가 딱 이겁니다.
여기에 오늘 아침 뉴스로 "美, 반도체 보조금 정책 재검토 논란 확산"까지 같이 떴습니다. 발표 금액 상당수가 대미 투자인데 보조금 전제가 흔들리면 그 계산이 또 달라집니다.
④ 제 지수에서 유일하게 낙제인 층이 하필 지금 작동 중인 층
지수를 세 층으로 나눠서 매기는데 오늘 아침 값입니다.
· 종합 78.7 / 100
· ① 투자 논리(코어) 81.0 — 빅테크 4사 합산 capex 가이던스 +141.2% YoY
· ② 업황 확인 88.3 — DRAM 수출단가 +252.8% YoY
· ③ 밸류·매크로 58.4 — 미 10년물 4.679%, WTI 89.31달러
②가 88점입니다. 업황이 좋다는 건 이미 숫자로 끝난 얘기예요. 문제는 ③이 58점이라는 거고, 금리 4.679%에 유가 89달러면 할인율이 안 받쳐줍니다.
호재는 ①(장기 투자 논리)을 밀어올리는 재료인데, 오늘 주가를 누르고 있는 건 ③입니다. 층이 다릅니다. 그래서 발표가 아무리 커도 오늘 안 먹히는 겁니다.
⑤ 확인해줄 데이터가 아직 안 왔음
①의 capex 지표는 빅테크 4사 중 1사만 반영된 값입니다. 나머지 3사는 실적 발표 대기 중이에요. 그리고 이번 주에 SK하이닉스 포함해서 2분기 실적 릴레이가 잡혀 있습니다.
실적 앞두고 포지션 늘리는 사람은 별로 없죠. 발표가 진짜인지 확인해줄 숫자가 이번 주에 나오는데, 그 전에 미리 지를 이유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호재가 가짜다"가 아니라 호재가 건드리는 층이랑 오늘 주가를 누르는 층이 서로 다르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①은 몇 분기짜리 얘기고 ③은 오늘 얘기니까요.
참고로 오늘 셋 중에 유일하게 플러스인 게 삼성전자우(+0.62%)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선주는 업황보다 배당 쪽에 붙어 있어서, 업황 재료가 안 먹히는 날엔 오히려 덜 흔들립니다.
산식이랑 지표별 원천, 매일 값은 여기 그대로 열어놨습니다. 무료고 로그인 없습니다.
https://m-index.app/ru
지표 중 포워드 EPS, 클라우드 성장률, PER은 아직 기본값이라 자동 수집분이랑 구분해서 표시해뒀습니다. 어디가 자동이고 어디가 기본값인지 사이트에 그대로 나옵니다.
투자 권유 아닙니다. 저는 판단 재료만 공개해두는 쪽이고, 사고파는 건 각자 알아서 하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틀린 부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고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