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주인장이 열고 싶을 때만 문 여는 NGK 바 입니다.
......요 근래 좀 여는게 뜸하기 했죠.
이게 다 주인장이 게을러서 그런겁니다.
자, 일단 잡담은 빠르게 건너띄고, 오늘의 술을 소개하기 전에 언제나 그렇듯이 썰을 좀 풀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술이든 음식이든 이름은 이름만 들어도 그 음식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통은 이름에 그 메뉴의 들어가는 재료나, 유래, 혹은 만들어 질 때 당시의 트렌드 등을 넣어 이름을 짓습니다.
블루하와이!! 시퍼렇고 하와이가 들어가 있으니 상큼한 열대과일 맛이겠구나!!
올드 패션드!! 올드? 아 좀 클래식한 느낌의 칵테일이겠네!!
갓파더!! 갓파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그 영화에서 유래한건가?
이런 식으로 이름을 통해 술에서 어떤 맛이 날지 예측을 하거나, 혹은 이름으로 그 술에 대한 궁금증을 고객들에게 줄 수 있습니다.
......뭐, 물론 가끔 번역이라던가 구전의 오류로 이상한 이름이 붙는 경우 역시 존재합니다.
일전에 소개한 스칼렛 오하라가 대표적이겠군요.
하지만 칵테일에는 다른 요리나 음료엔 볼 수 없는 조금 독특한 이름들이 존재합니다.
얼마나 독특하냐고요?
우리 몸안에 잠들어 있는 유교 드래곤이 용솟음 치는 그런 이름들이 칵테일에는 꽤 있습니다.
아무리 술이 성인 인증 이후 후 먹어야 하는 음료이긴 하지만 이름까지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다들 알잖습니까.
자극적인 이름은 언제나 일정량 이상의 수요가 존재하는걸요.
괜히 유게 베스트에 하아앙♥ 같은 제목들이 올라오겠습니까.
쨌든 잡설이 오늘도 길었습니다.
오늘 NGK바에서 선보이는 19금 칵테일.
어린이는 당연히 먹으면 안되고, 어른도 썸 타는 사이랑 같이 온거 아니면 시키기 민망한 칵테일.
혼자 와서 시키면 묘하게 슬픔과 서러움이 밀려오는 바로 그 칵테일!!
오늘 보여드릴 칵테일은 비트윈 더 시트 입니다.
혹시 XX 온더 비치 생각하셨나요? 이 칵테일도 그것 못지 않게 선정적입니다.
자세한 뜻은 다 만들고 말씀드릴게요!! 자 그럼 재료 들어갑니다.
재료는 코앵트로, 화이트럼, 꼬냑, 그리고 레몬즙 입니다.
집에 코앵트로가 없으시면 트리플섹이라고 써진 아무 리큐르를 써도 무방합니다.
코앵트로가 트리플섹 계열 술 중 하나거든요. 다른 트리플 섹을 쓰기면 됩니다.
꼬냑은 꼭 저런 비싼건 안쓰셔도 됩니다. 저건 제가 저번에 사서 먹던걸 그냥 쓰는겁니다.
자 일단 셰이커에 얼음을 빠방히 채워넣고
코앵트로 30ml
화이트럼 30ml
꼬냑 30ml
레몬즙 20ml
를 셰이커에 넣은 뒤 언제나 그렇듯이 10초 가량 셰이킹 해 줍니다.
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샤카
언제나 말하지만 양손으로 하십쇼. 한손으로 했다가 뚜껑 날아가도 NGK바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잘 섞어준 후 잔에 살포시 담아주면...
비트윈 더 시트 완성입니다!!
꼬냑이 희석되면서 연한 노란빛을, 레몬즙에 의해 살짝 불투명한 빛을 냅니다.
일단 외형 평가는 끝냈으니 그럼 한번 바로 먹어보죠.
상큼한 오렌지향, 그리고 입에 들어올 때는 단맛과 레몬의 신맛이 올라옴과 동시에 럼과 꼬냑의 향이 확 들어옵니다.
레몬즙의 신맛 덕분에 술 특유의 알콜향이 그리 치지 않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클래식한 칵테일이에요.
참고로 이 술은 국제바텐더협회의 레시피들 중 'The Unforgettables'에 속해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두고두고 길이 남을 훌륭한 레시피란 뜻이죠.
물론 그렇다고 이게 막 들이키기 좋은 술은 아닙니다.
셰이킹으로 얼음이 녹는걸 감안했을 때 평균도수 약 20도 가량 언저리에 달하는 술이거든요.
제가 만들었을 때 최종양이 약 200ml 니까, 이거 한잔 다 마시면 그만큼의 소주 그 이상을 마셨단 뜻입니다.
처음 칵테일을 마시는 분들은 조금 기침 하실 겁니다.
그런 분들은...
스윽
바텐더의 냉장고를 뒤지면 있는 이 설탕체리를 하나 잔에 같이 넣고 드시면 좋을겁니다.
대충 마시다가 어우 좀 쎈데, 할 때 쏙 빼서 드시면 한결 나아질 거에요!!
체리가 원체 달아서 알콜감이 한번에 초기화가 됩니다!!
없으신 분들은 초콜렛을 비롯한 단거 아무거나 추천드립니다.
자, 그래서 제가 아직 이 술의 뜻이 뭔지 말하지 않았었죠?
비트윈 더 시트 (between the seets)... 시트 사이?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시트는 소위 말하는 침대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거두절미하고 이 술의 뜻은...
같이 침대로가자는...... 크흠.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대충 다 이해하셨겠죠 뭐. 아직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준의 파릇파릇한 유게이분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자 그래서, 오늘 안주는 뭘까요?
안주는 지옥에서 먹는다!!
민주주의를 위하여어어어!!!!!
비트는 모르겠고 트윈비는 압니다
이 좋은걸 혼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