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 생활을 장교로 했는데 당시 양구 최전방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직책은 포대장이라는 직책으로
포병 병과 중대장 쯤으로 보시면 됩니다.
당시 저는 1포대장이였죠.
때는... 몇 년도 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혹한기 훈련 기간 이였습니다.
군대에서 하는 큰 훈련 대부분이 그렇듯
마무리는 행군이였는데 그만 제가 행군 코스를
혼동해서 길을 잘못 들어버렸습니다......
동계와 하계 행군 코스를 다르게
하는데 그만 하계 코스로 가버린 것이죠
(그때 같이 행군한 용사들아.. 미안하다 ㅠㅠ)
그래서 한 10분 정도 더 걷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부대에 복귀 후 인원 장비를 점검 한 후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 애교에 불과한 썰이고
진짜는 다음 부터 였습니다.
포대장과 참모들은 보통 대대장님과 별도 테이블에서 식사하면서
업무관련 보고를 하기도 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데...
이때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대대장님께서 전화를 받으셨는데
대충 당시 정황을 대화로 설명해보자면....
우리 대대장 : 오~ 000대대장? 웬일이야? 고생 많았어~
옆 대대장 : 어~ 대대장 고생 했어~
근데 자네 부대 병사가 우리 부대로 왔는데..?
우리 대대장 : ㄹㅇ??? 아니 그게 뭔소리여?
옆 대대장 : 아 글쎄 그 병사가 뒤쳐져서
대열을 이탈 했는데 우리 부대로 합류했지 뭐야?
우리 대대장 : 하하하... 아이고 그래?
챙겨줘서 고마워~ 데리러 갈게 하하..
뭐 이런식으로 화기애애한 대화가 이어 졌습니다만..
전화를 끊은 직후 대대장님이 웃음기를
지우고 굉장히 화난 표정으로 제 옆에서
밥을 먹던 2포대장님을 째려 봤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당연하게도
분위기는 그야말로 급냉되었죠 ㅋㅋ;;
그렇습니다.. 옆 포대 병사가 행군 도중 낙오했는데
착각하고 다른 대대 행군 대열을 따라가 버린 것입니다...
당시 혹한기 훈련은 그 지역에 있는 부대들이 함께 하는데
자연스럽게 행군 코스가 일부 겹치는 구간이 있었기에
발생한 일 이였죠.
원래 군대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 중 하나가
인원 장비 이상 유무 점검인데
행군은 중간 중간 이상 유무 확인을 하고
행군이 끝나면 최종 이상 유무 보고 후
종료 하기 때문이죠.
옆 포대는 그 점검을 제대로 안 해버린 채
허위 보고를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그냥 넘어갈 수준의 일이 아닌 것입니다.
만에 하나 해당 병사가 사고를 당하거나 탈영했거나
중대한 사안이 발생 했어도 모르고 지나가버릴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ㄷㄷ;;
결국 2포대는 다시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에 집결해서 해당 병사가
복귀하기 전까지 단체 기합을 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고..
해당 병사는 부대 차량으로 안전하게 복귀하고
어찌어찌 상황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낙오 했던 병사는 본인의 임무에도 충실하고
취미에도 충실했던 에이스 병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ㅋㅋ
마침 취미가 만화 그리기여서 그 썰을 만화로 그리게 됩니다.
군 내부망에 시리즈로 연재 했던 작품이기도 한데
아마 보신 분들 많으실 텐데 아래 만화 입니다 ㅋㅋ
(스압주의)
아니 자주 본 만화 원작자분이 ㄴㅇ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