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을 둘러 보니 나는 2/3 정도 진행한 듯 하다. 이제 안나를 만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패드를 잡기가 망설여진다.그렇다 나는 엔딩을 보기 위해 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안나를 만나기 위해서 한다.
이 게임의 장르는 FPS가 아니다.미연시다. 텍스트 분량도 왠만한 미연시 정도는 나올 것 같다. 모든 NPC들이 주인공이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보이는지 정말 끊임없이 떠든다. 대부분의 동료들의 이야기는 좀 들어주다가 그냥 무시하고 갔지만 안나의말은 끊을 수가 없었다. 내가 폴리곤 덩어리에 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작사는 쏠로 남성을 메인 타겟층으로 삼고 게임을 만든 것이 틀림 없다. 힘든임무를 끝내고 돌아왔을 때 주인공에게 안기면서 하는 안나의 말을 끊을 수 없었고, 임무에 나가기 전에안나가 브리핑을 해 줄 때는 혹시 브리핑이 끝나면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뽀뽀라도 해 주지 않을까 하고 안나 옆에 찰싹 붙어서 끝까지 브리핑을 경청했다. 중간에 안나가 주인공의 무릎을 베고 눕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그냥 멍하게 앉아서 창 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을음미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햇살을 음미한다고? 그렇다 이 게임의 압도적인 그래픽이 그걸 가능하게만들었다. 설원과 사막을 거닐다 보면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들이 너무 리얼해서 추위와 더위를 느낄정도였다. 카스피 해 유역의 사막을 밤에 걸을 때는 고즈넉한 달빛을 받으며 걷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적이 튀어나오는 것이 오히려 짜증이 났다. 배경에 알맞은 캐릭터들의 디테일한 복장과 반응도 생동감을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문을 열 때 한 손으로 미는 모습이라던가, 문을부술 때 양 손으로 흔들어서 부수거나 발로 차는 모습이 현장감을 더욱 살렸다. 겨울 배경의 멥에선 겨울에맞는 동계 위장복과 방탄판을 두르고, 여름 배경의 맵에선 사막의 맞는 위장패턴과 복장을 갖추고 있는동료들의 모습도 든든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프로 전투원 동료라는 인상을 줬다.
최정예 특수부대라는 컨셉답게 동료들은 싸움도 정말 잘했다. 몇몇 구간에서동료와 함께 진행하는 구간이 있는데 주인공이 나서지 않더라도 알아서 척척 처리하고 나간다. 동료들도그걸 알고 있어서 대화를 하다 보면 어마어마한 자신감과 적들을 아마추어라고 칭하며 상대방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런 부분들이 모자란 AI를 상쇄시켜 주기도 한다. 어둠 속에서 적들을 한 명씩 처리하면서 주이공을 못 찾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적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내가 아마추어들을상대하고 있는 최정예 특수부대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발매 전부터 갑작스런 스팀 출시 취소로 정말 말이 많았다. 에픽게임즈에대한 항의의 표시로 에픽스토어에서는 사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고 플스판의 어마어마한 가격(본인들은 오류라지만) 때문에 안 산다는 사람도 있다. 사실 나도 에픽스토어가 싫어서 1년을 기다리고 스팀으로 하려고 했었다. 그냥 외국 리셀러 사이트를구경하다가 “에픽게임즈를 도와주고 싶지 않으면 에픽스토어가 아니라 이 사이트를 통해서 구매해야 합니다”라는 말도 안되는 문구에 혹해서 결제해 버렸다. 리셀러 사이트에 표기된지원 언어에 한글을 없었지만 다행히 한글 자막은 잘 나왔다. 그리고 후회했다. 실컷 칭찬만 늘어놓고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 게임은 1년정도는 묵혀두고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1년 후에도 이 그래픽은최상급 그래픽일 것이고, 이 정도로 포스트아포칼립스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미연시는 1년은커녕 10년 안에도 나오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미연시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ㅋㅋ 개인적으로는 여행기에 가까운 소설같은 느낌입니다.
재미있고 공감합니다.
ㅋㅋ 정말 안나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ㅠㅠ
미연시라는말에 믿고 삽니다...
동감하고 또 동감합니다 보더랜드3로 못푼 게임 불감증 이걸로 날려보냈습니다 플스는 큰버그는 못느꼈지만 문에 낀다든지 하는 버그가 있어서 자주 세이브를 하면서 안전하게 게임중입니다 데이즈곤 라오어 재밋게 하신 분들이라면 강추 또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