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로 플레이중입니다.
2010부터 쭉 하고 있는데 이번 2013이 제일 만족스럽습니다. 클래식모드를 제외하더라도요.
지난 시리즈를 돌아보자면,
2010은 당시에는 굉장히 재밌게 했지만 지나고 보니 조작이 너무 단순했죠.
2011은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좀더 풍부해졌는데 패드 기본설정이 크게 변해서 적응에 상당히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옵션에서 스티어링 리니어리티 값을 고쳐주면 2010과 비슷한 조작이 가능했지만 컨트롤러 옵션 설정이 저장되지 않는 버그까지 있어서 매우 번거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2012는 패드보정이 생겨서 훨씬 편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패드보정 때문에 고속에서 조향 각도가 제한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고속 상태에서 다운포스의 효과가 부족했기 때문인지 ai는 7단으로 도는 코너를 감속해서 돌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브레이킹 거리가 실제에 비해 지나치게 길기도 했죠.
2013은 위의 문제들을 거의 다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타이어 모델을 도입했는데요. 전작까지는 타이어의 한계를 넘는 기동을 하면 바로 스핀이 일어났지만 2013에서는 타이어가 그립을 잃기 시작하는 지점과 완전히 통제불가능 상태에 빠지는 지점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생겼습니다. 한번에 확 돌아가지 않고 서서히 미끄러지는데 이때 슬라이드를 컨트롤 할수가 있죠. 그래서 코너 탈출시에 차가 균형을 잃을 때 카운터스티어를 넣으면서 가속을 계속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작까지는 패드로는 카운터스티어가 거의 불가능해서 그런 상황에 브레이크를 써서 해결할 수 밖에 없었죠. 결과적으로 게임이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으면서도 플레이 시에 부담이 훨씬 줄고 랩타임을 일정하게 내기가 쉬워졌습니다. 이 차이는 웨트 컨디션에서 특히 부각되는데, 조금 실수를 해도 자세를 바로 잡을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전작들보다 비가 와도 훨씬 마음 편히 달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타이어 모델이 편리한 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실제 2013 시즌 피렐리 타이어의 특성을 반영한 탓인지 타이어 관리가 엄청나게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작은 실수들은 한번에 레이스를 망치지는 않지만 그 대신에 타이어를 더 소모시킵니다. 문제는 경기 길이가 짧아지면 타이어가 그만큼 빨리 소모되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25% 레이스에서는 페이스 조절을 잘 하지 않으면 3-4랩 만에 타이어가 완전히 못쓰게 되어 랩타임이 확 떨어져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게다가 ai는 타이어 소모의 영향을 받지 않거나 덜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분은 조속한 수정이 필요한듯 합니다.
팀/선수 사이의 퍼포먼스 균형이 실제와 비슷하게 맞춰져 있는 점도 F1 팬으로서는 반가운 부분이고, 변속 충격이 확실히 느껴지게 된 점, DRS존을 파악하기 쉽게 된 점, 비가 올 때 시각적 효과 변화, 4단계에서 5단계로 더 세분된 ai 난이도 등, 자세히 보면 여기저기서 신경을 써서 개선한 티가 납니다.
ai의 수준이 일정하지 못하고 유난히 빠른 서킷이 있는 점, 앞서 말한 플레이어-ai 간 타이어 소모의 불공평함 등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전작에 비해 확실한 발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부족한 부분들은 빨리 패치가 나와서 고쳐지길 기대합니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타이어 마모의 경우 레이스 길이에 따라 마모정도가 달라진다는 얘기도 있네요... 25% 보다 50%에서 더 마모가 늦는다는 얘기가 좀 있긴 해요...
타이어 마모 스케일링이 제대로 작동해서 25% 레이스에서는 원래의 4배 속도로 소모된다면 1스탑으로 모든 경기를 끝내는건 불가능해야 맞는건데 좀 이상하긴 합니다. 50% 길이에서는 몇번 피트스탑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코드마스터 포럼을 좀 살펴보니 시뮬레이션에는 유저나 AI나 모두 이상 없다는군요. 이번 시즌 타이어 관리가 실제로 어려워진 만큼 그걸 그대로 반영했다고 합니다. 플레이 하면서 적응하는 수 밖에 없지않나 싶습니다. 셋팅값 조절보다는 롱런시 연석이나 마블, 잔디, 코스아웃을 주의하면 달리는게 중요한 듯 합니다. 그러면 확실히 조금 오래가더군요. 저는 중간 세이브 하면서 100% 레이스중입니다. 쿨럭;
한번 떨어진 타이어 온도를 다시 올리는게 정말 힘들더군요... 게다가 저같은 경우 타이어마모 때문에 파이널랩에서 연석 잘못 밞아 스핀을 하면서 리타이어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모나코, 싱가폴....ㅠ_ㅠ) 카운터스티어는 정말 쌍수들고 환영했습니다. 적응이 되니..할만 하더군요..
모나코와 싱가포르는 타이어 관리가 정말 어렵더군요. 캐나다, 브라질 등은 상대적으로 많이 쉬운거 같고요. http://community.codemasters.com/t5/F1-2013-General-Discussion/F1-2013-Update-from-the-Studio/m-p/376012#U376012 이 글에서 코드마스터의 커뮤니티 관리자가 타이어 시뮬레이션이 플레이어와 ai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밝히긴 했는데.. 그런가보다 하긴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패치가 나와 봐야 확실히 알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