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노코의 초상권은 중요하니 가립니다
9월 22일에 워홀 비자랑 캐리어 딸랑 하나 들고 나리타공항에 입국한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해가 밝았네요.
늦었지만 아케오메 코토요로!
사실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아직 4개월밖에 안 됐어? 라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하루하루가 즐겁다보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일본어는 삶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줄곧 봐왔던 애니로 단련된 청해,
그리고 고딩 제2외국어 일본어 수업때 공부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자도 1에서 10까지 못 적을 정도로 문외한이었구요.
한자는 지금도 술집가면 친구한테 읽어달라고 할 정도로 모릅니다만...
군제대후 쿄토로 혼자 여행을 해봤는데, 말이 다 통하는 게 신기하고 밥도 입에 맞길래 걍 함 가볼까? 하고 비자 신청했는데
덜컥 합격해버렸네요.
네이버 한자사전 찾아가며 수십시간에 걸쳐 쓴 진술서는 지금 보면
히라가나 wo를 전부 o로 잘못 썼을 정도로 엉터리였는데 용케도 합격됐다 싶네요 ㅋㅋ
합격 발표가 5월에 났는데도 오히려 합격했다는 사실에 방심하고 안심해서 9월까지 히키코모리처럼 게임만 쳐 하다가 왔는데,
세 달이면 수백자의 한자를 외울 수 있었던 기간인데 왜 의미없이 게임이나 하며 허송세월했는지 정말 후회됩니다. ㅜㅜ
집은 오로지 초기비용 문제때문에 쉐어하우스로 택했는데, 더 좋은 위치에 더 좋은 시설의 쉐어하우스도 잔뜩 있는데
저는 이상하게 지금 선택한 이 집이 맘에 들었습니다. 가끔 직감같은 게 발휘될 때가 있죠.
원체 신중하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우유부단한 성격인지라 일본 가서 며칠간 집을 견학해본 후 결정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강한 직감을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 집이 신경쓰여서 그냥 한국에서 계약하고 집세 결제했네요.
결과는 성공적!
전세계 어떤 쉐어하우스 주민들보다도 사려깊고 재밌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친구들 덕분에 친구도 점점 늘어가고, 알바도 소개받고, 직장도 소개받고, 즐거운 추억이 너무 많아서 나 같은 게 이렇게 행복에 겨워도 되는 걸까,
이러다가 정말 벌 받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행복하네요.
친구 소개로 와인바에서 이틀 일했었는데, 이 경험덕에 화법이 많이 늘었습니다.
히키코모리라 사람들이랑 얘기해본 경험이 적어서 몰랐는데, 내가 의외로 재밌는 녀석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어서 자신감도 생겼구요.
이때 손님들과 점장님한테 받은 조언이 친구 사귀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네요.
일할 땐 맞선임 못지않게 쪼인트까지만, 일 끝나면 와인이고 마카나이고 배터질 때까지 퍼다주시는 츤데레 점장님 보고싶습니다 ^^
지금은 노인복지시설에서 개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한지 한달 조금 넘었는데, 내가 비위가 이렇게 강했나 싶을 정도로 기저귀 갈거나 목욕시키는 게 전혀 아무렇지도 않네요.
근육도 많은 편이라 80키로 거구를 재우고 먹이고 하는 것도 별로 힘에 부치지도 않구요.
대부분 알츠하이머에 치매라 귀신이랑 얘기하는 분, 매일매일이 하지메마시테인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처음엔 내 상냥함이 전해지는 걸까?
오늘 이렇게 즐겁게 얘기했어도 다음날 만나면 난 처음 보는 사람이지? 라는 사실에 우울해질뻔 한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부 극복했네요. ㅋㅋ
아직 죽음을 본 적은 없어서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이니까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얘기듣는 걸 좋아하고, 소토즈라가 이이 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라 노인분들도 절 좋아해주시고 다이스키라고 해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ㅋㅋ
어찌보면 천직?
리더랑 시설장님은 자꾸 정사원 하라고 해주시는데, 아직 대학 졸업장도 없는데 비자가 나올 수나 있는지.. ㅋㅋㅋ;
회사에 미성년자 꼬맹이랑 투고쯤 되시는 분께서 한국을 엄청 좋아하셔서 항상 뭐 물어보시고 얘기해주시는데,
꼬맹이는 동방신기, 상사분은 ss501 광팬이더군요 ㅋㅋ
꼬맹이는 여동생같아서 같이 놀러가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용자분들 건강상태를 아이패드로 관리하는데,
검색 기록 보면 AOA 뮤비 검색기록도 있고, 알게 모르게 한국이나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같은 플로어 선임분은 드라마 광팬이라서 맨날 한국 병원엔 원래 그렇게 가습기가 많느냐, 생일날엔 왜 미역국을 먹느냐 등등 질문공세를 해오십니다 ㅋㅋ
미국이나 타이완, 중국 등등에서 오신 분들도 있어서 꽤나 인터네셔널한 회사인데도 한국인은 저밖에 없어서 다들 관심을 주시네요.
덕분에 알게 모르게 프레셔가... 한국인 이름에 먹칠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술마시고 데이트하는 친구는 점점 늘어가는데,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날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요즘 일 하다가도 자꾸 생각나고 동료들한테 기운 없냐는 소릴 들을 정도니, 일에 지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을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도쿄에는 카와이이 코가 잔뜩 있으니까요 하하
ㅜ
밥 먹는 건 정말 행복하네요.
직접 만들어먹을 땐 한국과 그닥 차이도 없는 것 같고, 특히 야끼소바 같은 경우엔 3끼를 100엔정도면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싸서 좋네요.
어딜 가도 맛있는 돈까스를 먹을 수 있고, 타베로그 보면서 맛집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어제는 친구랑 하라주쿠 마루모에 가서 앙카케챠항을 먹었는데, 800엔의 싼 가격에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네요.
기름진 음식이 주류라서 기본으로 자스민티를 제공하는 사소한 배려도 좋았구요 ㅎㅎ
참, 궁금한 점이 있는데, 도쿄에 한국 PC방처럼 gtx960급 고사양에 요금도 저렴한 PC방 없을까요?
되도록이면 우에노에 근접한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름 찾아본다고 구글링해도 못 찾겠네요...
그동안 바빠서 게임은 고사하고 애니 한 편도 제대로 못 봤는데, 슬슬 일도 안정됐으니 2B쨩 팬티나 감상해야..
일본의 한국 친구는 달랑 하나밖에 없어서 더 사귀고픈 맘에 월급 타면 신오오쿠보라도 가볼 생각입니다. ㅋㅋ
한국어로 같이 치킨 뜯으실분! 하고 다니면 누군가 말 걸어 주지 않을까요...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장래나 인간관계 때문에 생각도 많아지고 한숨이 늘었는데, 이렇게 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걱정을 다소 덜어낸다는 느낌이 드네요 ㅎㅎ
적극적인 성격이신거 같아서 잘 하고 계신것 같네요.. 피씨방은 신오오쿠보역 앞에 이 스포츠 카페라고 사양이 괜찮습니다. 요금은 5시간 1000엔 25시간 3000엔 이구요
요금은 생각보다 안 비싸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밥 좋지요 예정 맞을 때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우에노쪽에서 가까우면 언제 밥이나 한번 먹어요.. 저는 아사쿠사 삽니다
일본친구는 가만있어도 느는데 한국인이랑은 만날기회가 좀처럼 없어서요.
부럽슴다 전 면세점이라서 중국인 대만인 베트남친구 이렇게 늘어납니닼ㅋㅋ 일본인 여자애는 많은데 남자애가 없어영 ㅜㅜ
저도 남자친구가 별로 없네요... ㅜ ㅜ 같이 힘내봅시다
남자는 사귀기 힘들더군요
술친구는 사귀기 쉬워도 말이죠 ㅜ ㅜ 같은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을 찾아봐야할까봐요
성격도 좋고 얼굴도 잘생기셨어 ㅠㅠ
캔디카메라 필터좀 빨았습니다 감사해요 ㅜ ㅜ
님도 빨랑 일본오세영
4월 학기 시작이니 아직 시간이 있네요 학교에선 2월쯤 연락준다니 그냥 기다리면 된다는데... 아무 연락이 없으니 괜히불안...
잘생겼어..ㅠ
감사합니다 실물은 세배정도 못났습니다 ㅎㅎ
미남이시다
감사합니다 미남소리도 다 들어보네요 더 말해주세요
오늘 신청하고 왔는데 이 글 보니까 두근두근하네요 ㅋㅋㅋ
도키도키스룬쟈!
와 저도 쉐어 생각중인데 온니 일본인만 있는 쉐어 가고싶거든요 ㅠㅠ 찾기가힘드네영
쉐어하우스들 홈페이지 보시면 입주자들 성별 국적 다 나와있으니까 일본인비율 높은곳을 찾아보세용 온리 일본인만 있는 하우스는 일본인외엔 입주가 불가능한곳 외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 기준을 낮추시는걸 추천드려요
이렇게 쉐어해서 일본친구들이나 외국친구들 많으신분 보면은 쉐어하우스가 더 나은거 같아보이네요.. 저는 첨부터 아에 생각을 안해봤어서;;
아무래도 프라이빗공간은 방 하나뿐이라는 것때문에 그닥 내집같다는 생각이 안 드는게 단점입니다 기숙사생활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딱일듯 하네요
친하게 지내요~ 목표하는길이 같아 관련글들을 찾아보게되네요 화이팅입니다
모태보살님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