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역시나 스포 있습니다유.
1.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라노베 작가들이 일반 대중 소설 쪽에서도 활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던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 근데 작가의 전작인 서민샘플은 전형적인 하렘물이라, 그런 작가가 이런 애달픈 청춘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좀 놀랐던 게 사실임. 여튼 시간이 정반대로 흐르는 차원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짧고 애절한 사랑을 그린 청춘 로맨스물인데, 뒤로 갈수록 밝혀지는 반전들이 꽤나 신선하게 느껴져서 상당히 몰두하면서 봤던 걸로 기억함. 다만, 새드엔딩을 싫어하는 걸 넘어서서 못 견뎌하는 필자로서는 결말의 씁쓸함이 영 적응이 안 되어서 혼났음. ㅜㅜ
2. 낙인의 문장
- 중세풍 판타지물인데, 갠적으로 정략과 전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전쟁물을 정말 좋아하는지라 이것도 재밌게 봤음. 전체적으로 방향성이 많이 다르긴 해도, 장르만 놓고 보면 천경의 알데라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 노예 검투사였다가 얼굴이 똑같다는 이유로 죽은 황태자를 연기하게 된 오르바가 자신의 정체가 혹여나 밝혀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수차례 전공을 올리면서 영웅으로 성장해나가는 전재가 꽤나 볼 만함. 그 과정에서 약혼자인 빌리나와의 미묘한 감정 교류도 흥미롭고. 다만, 떡밥 중 상당수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는데, 후반부 전개의 흐름을 보면 작가가 원해서 그랬다기보다는 편집부의 의향이 아니었나 싶기도 함. 인기 없는 게 죄지 뭐..
3. 나이츠 & 매직
- 얼마 전에 애니 방영하는 거 보면서 삘 받아서 구입했던 작품.. 인데, 그냥 가벼운 이세계 로봇물인 줄 알았더니, 절반, 심할 때는 한 권의 2/3 가까이가 실루엣 나이트 설계와 개발 과정으로 채워져 있어서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음. 난 스피디한 전개의 전쟁 + 먼치킨 + 뽕빨물을 기대했던 거지, 로봇 개발과 설계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는 설명서를 보려고 했던 게 아닌데.. -_- 4권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쟁에 돌입하면서 그런 성향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성향은 별로 변하지 않은 듯. 애니 보면서 무난한 이세계물 생각하고 구입하시려던 분들은 다시 한 번 재고해 보시길.
4. 눈사마귀
- 부엉이와 밤의 왕, MAMA와 함께 사람 먹는 이야기 3부작의 최종권이라는 소개가 있던데, 갠적으론 그런 거 모르고 그냥 표지 일러스트와 시놉시스가 맘에 들어서 구매를 했던 작품. 읽은 지도 벌써 6년이나 지났고 그나마도 단권이라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정략혼 관계의 두 남녀에 대한 심리묘사, 그리고 특히 겨울 배경 묘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걸로 기억함. 시간이 난다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작품. 전작들도 구매하고 싶지만, 이미 절판되어서 불가능하겠지.. -_-
5. 늑대와 향신료
-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따로 소개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배경은 중세인데 주인공이 상인이며 주 내용도 경제라는 부분이 워낙에 특이하게 느껴져서 구매하기 시작했던 작품.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 쪽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의 작품이니까. 근데 이상하게 읽히지가 않아서 2~3권 정도 읽다가 말고 나머지는 계속 구매만 하고 있는 상태.. 작가의 후속작인 막달라에서 잠들라를 재밌게 읽고 있는 걸 보면 문체가 맘에 안 드는 건 아닌데, 왜 예전에는 못 읽었던 건지 여전히 미스터리. 이번에 18권과 후속작이 나와서 전부 구매해놨는데, 나중에 시간 나면 한 번에 쭉 읽어보고 싶음. 라노베 읽을 때마다 가장 불편했던 것 중의 하나가 1권 나올 때부터 완결이 날 때까지의 텀이 너무 길다는 점이니, 그런 점에서는 다행일지도. ㅋ
6. 9S -나인에스-
- 판타지 설정과 SF설정이 혼합된 현대 판타지 액션물. 주인공인 사카가미 토마의 능력이 월희의 토오노 시키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한때 논란이 되었는데, 작가 본인은 그 논란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월희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지라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은 듯. 갠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11권 이후로는 도통 신간이 나올 소식이 없어서 이제는 포기 상태.. 작가 분도 쓰고 싶은데 편집부에서 신간 내면 적자 나니 못 쓰게 막고 있다나 뭐라나.. 드라마 CD까지 나온 걸 보면 인기는 나름 있었던 것 같던데, 여튼 이래저래 너무나도 아쉬움.
7. 나는 친구가 적다
- 이것도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 설명은 생략. 팬들 말에 따르면 기존 럽코물에 대한 안티테제를 주제로 삼고 시작했던 작품이라 이런저런 논란이 될 만한 장면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갠적으론 평범한 럽코물을 기대해서 그런지 몰라도 읽는 내내 그냥 전개가 답답했음. 작가 입장에서는 본인이 따로 말하고 싶었던 게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전개했던 거겠지만, 독자가 기대한 건 그게 아니었으니 어쩔 수 있나. 그냥 접는 수밖에. 정확히 몇 권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여튼 워낙에 유명세가 있었던지라 다른 사람들 따라서 읽었다가 전개가 너무 답답해서 중간에 접었던 걸로 기억.
8. 낙제기사의 영웅담
- 애니 보세요, 애니. 작가 필력이 엉망인 데다 정발본 출판사의 편집까지 노답이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를 보여준 작품. 애니의 연출과 전개가 워낙에 매끄러워서 그거 보고 원작을 구매했었는데, 학원물로써 캐릭터들은 나름 매력적이었지만 우익 설정이 영 불편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문장이 너무 장황하기만 할 뿐 정돈되지 않아서 글에 매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던 데다 정발본의 편집 상태가 워낙에 메롱이었던지라(제발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 정도는 하자) 3~4권 정도 보다가 포기.
9.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 11권까지만 읽고 하차한 필자는 승리자? 내여귀 평가를 보면 11권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가다가 12권에서 갑자기 개연성 없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욕 먹는 거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이던데, 갠적으론 결말에 대한 향방이 11권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생각. 실제로 키리노 엔딩으로 끝날 걸 어느 정도 예상했던지라 그게 맘에 안 들어서 11권을 끝으로 하차하기도 했었고. 예전에 11권 읽고 난 후에 쓴 리뷰를 다시 보니 키리노 엔딩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써놨던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의미 없는 발악이었던 듯. ㅋ
10. 널 오타쿠로 만들어줄 테니까, 날 리얼충으로 만들어줘
- 이것도 리뷰 부탁 받은 물건이라 1권만 읽었는데, 당시만 해도 오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그렇게 많은 상황이어서 소재는 나름 신선하게 다가왔던 걸로 기억함. 여튼 서로 다른 사람을 좋아해서 그 사람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었던 두 소년소녀가 점점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는 식의 학원 연애물인데, 오덕을 남주로 내세운 작품들이 대개 그렇긴 하지만 이 작품도 정말 남주가 리얼충이 되고 여주가 오덕이 되어 서로 밸런스가 맞아지는 게 아니라, 그냥 남주가 여주를 오덕으로 만들어버리는.. 어떻게 보면 오덕들의 망상물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음. 게다가 비슷한 시놉시스를 가진 토라도라가 애니로 방영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완성도 면에서 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1권만 보고 포기.
11. 노벨 배틀러
- 1권 읽다가 취향에 안 맞아서 포기했는데, 평가는 생각보다 좋은 모양. 대체적으로 작가 분이 구성 능력이 뛰어나다나? 내용과는 별개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에도 평범한 고1 남주가 소주 안주 운운하는 거 보고 작가 분이 서술할 때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고 너무 자기 자신을 드러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캐릭터 정립을 제대로 못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 1권을 중반까지 보다 말아서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제목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소설을 소재로 한 학원 배틀물이었던 걸로 기억. 추리물 성격도 좀 있었던 것 같고.
ㄱ항목에서는 중간에 별 이유 없이 하차한 작품들이 많았던 데 반해, ㄴ항목은 그래도 출판된 권까지는 다 읽었거나 중도 하차하더라도 확실한 이유가 있어서 하차한 경우가 대부분이네요. 늑대와 향신료를 제외하면 대부분 필력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껴서 포기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ㄱ항목의 미군마짱처럼 하차한 걸 나중에 후회한 작품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나마 노벨 배틀러가 완결되었을 때 "권 수도 얼마 안 되니 한 번 다시 볼까?" 생각했다가 말았던 정도.
사실상 연중된 9S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깝네요. 정통파 보이밋걸에 배틀 액션물로써도 괜찮았고, 캐릭터성들도 다들 좋았는데 말이죠. 대박 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난하게 팔릴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신간 내면 적자 나니 편집부에서 막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서브컬처 시장도 참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_-
PCvirus
원작 초월 소리 듣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낙제기사 애니였죠. 그것도 오글거리면 원작은 안 보시는 게 좋아요.
PCvirus
아.. 그런 거라면 원작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그냥 장르 면에서 취향에 안 맞으시는 거라 안 보시는 게 좋겠네요. 일본식 이능 배틀물을 오글거려하는 분들이 제법 많으시긴 하죠. 저도 기술명 외치고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긴 해요.
나인에스 정말 좋아하는 작품.
한 1~2권 정도 나오다가 끊긴 거면 모르겠는데, 11권까지 나온 상황에서 끊어버리다니.. ㅜㅜ
늑향같은 케이스 있죠 재밌긴 한데 어째서인지 사두고 쌓이고 인보고(...)날잡아서 보게되긴 하는데
늑향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 중 하나라, 더더욱 왜 안 보고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ㅋㅋ 그래도 이번에 완결권 18권 나왔으니, 시간 날 때 몰아보려구요.
전 사람먹는 이야기 다 스캔해서 가지고 있지요 ㅎ 책이 점점 쌓이니 놔둘곳이 마땅찮아서 죄다 디지털화 해서 갖다 버리니 좋더라구요
스캔하려면 시간 오래 걸리지 않나요? ㄷㄷ 확실히.. 저도 놔둘 공간이 부족해서 예전에 중고로 많이 팔았었는데, 그러다가 몇몇 작품은 판 걸 나중에 엄청 후회한 적이 있었어요. -_- 근데 e북으로 보자니 뭔가 허전해서 종이 책을 자꾸 찾게 되고.. 참 어렵네요. ㅋㅋ
도큐먼트 스캐너 사서 갈구면 권당 10~1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책 이라는게 산상지라 오래 두면 삭아서 장기 보관은 힘들고 장기보관 할려면 도서관처럼 알카리용액 뿌리거나 해야되고 책도 쌓이니 발 디딜 곳이 없어지고 이사 가면 제일 골치아픈게 책 인지라 걍 가지고 있는거 몽땅 스캔떠서 소장 중 이에여 ㅎ
확실히 10~15년 정도 지나면 책이 누레지긴 하더라구요. 도큐먼트 스캐너는 찾아보니 좀 비싸긴 하던데, 스캔 많이 뜨는 사람이라면 사놓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