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일요일 아침 눈을 떠보니
쌍둥이중 막내가 어두운방에 들어와 엄마 책상에서 뭔가를 끄적이고 있더군요.
뭔가하고 봤더니 유치원 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식겁...(난 고딩때까지 숙제를 해간적이 거의 손에 꼽는데....)
왜 이걸 아침부터 하고있냐고 물어보니 빨리 끝내야 일요일을 즐겁게 놀수있다고 하더군요.
쌍둥이중 첫째는 아이들 방에서 이미 하고 있었는데 왜 같이 하지 않냐고 물어보니 서로 보고 하면 안된다고
따로따로 풀어야 한다고....
아니 근데 수준도 보면 내가 풀어도 힘들겠다 수준인데 이게 뭐지 싶고....
진짜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된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응당 아이들이라면 숙제는 당연히 미루고 싶고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났으면
몰래 티비를 튼다거나 몰래 순겨둔 간식을 먹어야 정상이지
아침부터 영어 숙제를 하고있는게 정상인가 싶었습니다.
와이프와 상의하여 당장 숙제 못하게 하고 오늘 숙제 안해가도 되니까
오늘 하루는 아빠랑 즐겁게 노는게 숙제다 라고 잘 설명하고,
유치원 선생님께는 사정이 생겨서 이번주 숙제는 못해가니 혼내지 말아달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날도 추운데 나갈수는 없고 즐겁게 놀아줄수 있는게 뭐 있을까하다가
제가 잘할수있는게 그림그려주기 밖에 없어서
그림을 그려주며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스토리를 말하면 스스슥 그려주고 아이들도 옆에서 따라 그리고....
때론 대사도 같이 적어주고....
아이들의 상상력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창의력 뿜뿜~
이렇게 잘 놀수 있는 애들인데 왜 주말아침부터 책상에 앉아 영어랑 씨름을 해야하는지 속상하고 막 ㅠㅠ
즐거워 하는 나의 분신들 ㅠㅠ
무서운것따윈 필요없어! 난 널 사랑하니까!!
이런 문구를 적는거 보면 정말 사랑스럽게 잘 크고있는것 같습니다 ㅠㅠ
실컷 놀아주다 샤워하고 나왔더니 제 책사에 이런 편지가 똻!
살아있길 잘했지 ㅠㅠ
정말 제 모든걸 바쳐도 아깝지 않은 사랑스러운 두딸들..
전교 꼴지를 해도 좋으니까 지금처럼 사랑스럽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아니 유치원부터 저런 숙제를 준다고요??? 조기교육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이건 좀 진짜 아닌듯하네요;;;
저였으면 빡쳐서 다른 유치원 보냈을듯하네요;;;; 근데 현실은 쩝;;
잘봤습니다
아니 유치원부터 저런 숙제를 준다고요??? 조기교육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이건 좀 진짜 아닌듯하네요;;;
PolygonMaker
저였으면 빡쳐서 다른 유치원 보냈을듯하네요;;;; 근데 현실은 쩝;;
저게 특정 유치원만의 문제가 아닌지라..ㅎㅎ
유치원 영어교육 수준이 굉장하네요..근데영어 조기교육보다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부터 제대로 가르치는게 더 중요한거 아닌가 싶은데..
숙제에 영어가 가득하길래 외국에 나가서 사시는 분인가 했는데 밑에는 한글이!! 요즘은 유치원에서 영어로 읽고 써야하는 숙제 내줍니까... 우리때랑 비교하면 요즘은 애들에겐 지옥인가....
자...장인.. 아니 사돈어른
와 그림 그려주는 아빠.완전 워너비입니다.
그럼에도 저렇게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숙제를 하는게 전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대한민국 모든 부모님이 글쓴이분 같았으면 아이들이 좀더 행복할텐데...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식한테 저런 편지 받으면 진짜 뭉클할듯..
결혼생각이 없다가도.. 딸들 사진을 보면..ㅠ
이놈의 나라가 정상이 아닙니다
유..치원?
유...치원!?
저게 유치원 수준이라구요??
그래도 애기들이 숙제 안미루고 알아서 잘하네요.. 전 숙제든 공부든 미루고 미뤄서 항상 벼락치기였는데 크흠..
세상 부럽지 않겠네요... 혼자 오랫동안 살다보니 힘들다 해도 집에 들어가면 반겨줄 가족있는 가장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헐. 영어 유치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