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에는 세네갈이라는 나라가 있지?
거기서 대서양 쪽으로 보면 카보베르데라는 작은 군도
가 보여
선 빈센트 섬이라고, 지도엔 이름도 안 나오는 섬의 만
델로라는 항구도시에서 태어나 생의 절반을 보낸 세자리
아 에보라라는 여가수의 <카페 아틀란티코>라는 음반이
있어
지브롤터 해협에서 남아프리카의 희망봉까지 가는 뱃
길 중 가장 안전한 항구라고 알려진 카보베르데의 항구도
시들엔 그래서 쿠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에서 온 뱃사
람들이 많이 드나들었다고 하고 그녀는 고향 항구도시의
카페 아틀란티고에서 남미, 서인도 제도, 아프리카의 여
러 음악들을 익히고 부르며 젊은 시절을 보냈을 거야, 그
녀의 목소리, 온몸을 휘감고 있는 장신구들, 80킬로그램
은 더 되어 보이는 육중한 몸, 무엇보다 그 눈길, 슬퍼서
쉽게는 재킷을 들려다보지 않는데 어젯밤 늦게까지 그녀
의 얼굴을 보며 음악을 들었단다
아틀란티코라는 그 공간, 목포가 아니라 나 나이 들면
만델로라는 항구도시를 찾아가 아틀란티코에 머무르면
어떨까 하는 꿈같은 생각을 했단다, 같이 갈래?
* 글을 다시 읽다 보면 오자가 있다, ‘선 빈세트 섬의 만델로’의 정확한 실
제 지명은 ‘성 빈센트 섬의 민델로’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고치지 않기로
한다, 내가 사는 동안 정말로 가고자 하는 곳은 ‘성 빈센트 섬의 만델로’가
아니라, 어쩌면 이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선 빈센트 섬의 만델로’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선 빈센트 섬의 만델로로 가고 있는
중이다, 같이 갈래?
박정대
아무르 기타, 최측의농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