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68% 하락한 엔씨, 신임 공동대표와 신작 10종으로 반격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10일(금), 자사의 2024년 1분기 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3,979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257억 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571억 원을 기록했다.
플랫폼별 매출은 ‘리니지2M’과 ‘리니지W’ 등 모바일 게임이 2,494억으로 전체 63%를 차지했다.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을 비롯한 PC 온라인 게임은 915억 원으로 23% 비중을 가졌다. 이외에 로열티 매출이 327억 원 가량이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594억 원, 아시아 692억 원, 북미∙유럽 366억 원 순이다. 로열티 매출을 포함한 해외 매출은 전체 35%를 차지했다.
동 분기 총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6% 전분기 대비 14% 감소한 3,722억 원이다. 여기서 인건비가 2,028억 원, 마케팅비는 신작 출시 및 대규모 업데이트 관련 광고 집행 축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83% 감소한 69억 원이다. 매출변동비 및 기타 비용은 1,347억 원이다.
이에 금번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은 최근 엔씨소프트로 영입 및 취임한 박병무 공동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하여 몇 가지 계획을 전했다. 먼저 그는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결국 내가 할 일은 주주들을 위하여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의 성장을 통해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꾸준히 높이는 것”이라 정의 내렸다. 더하여 “여러 방향을 모색 중으로,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내 생각을 매출 비용·자원 분배·성과 관리 세 가지 측면에서 간략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기존 IP 하락세가 작년 하반기부터 안정화, 이를 기반으로 추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신규 IP를 글로벌 론칭할 것. 올해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와 내년 ‘아이온 2’, ‘프로젝트 LLL’, ‘프로젝트 G’ 출시를 약속 ▲중국서 텐센트와 협력을 통해 ‘블레이드&소울 2’가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하여 연내 출시. 동남아 유수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여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여러 게임의 진출을 꾀하는 중 ▲자체 플랫폼 퍼플을 수익화하여 올해 중 국내외 AAA급 게임 2~3개 론칭이 목표. ▲M&A도 적극 추진.
▲고정비성 인건비를 줄이고자 5월 중 권고사직을 단행. 사내 여러 기능을 분사시켜 올해 말까지 4천 명대 중반까지 감축할 것. 핵심 인력을 제외하고 전부 동결. 더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으로 돌릴 것 ▲마케팅 조직을 중앙 집중하고 ROI 분석, AI 기술 접목을 통해 지속적인 효율화를 추구 ▲현재 건축 중인 신사옥 외에 부동산 자산이 더 늘어나지 않을 것. 연내 삼성동 타워를 매각하여 신사옥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필요하다면 판교 R&D 센터도 자산 유동화.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하여 약 1천 억 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 예정 ▲취득한 자사주는 약 10%로 앞으로도 이 정도 비중을 유지할 것 ▲추후 3개년 주주환원정책 재검토가 이루어질 때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하여 10%가 초과된다면 소각을 검토 ▲이번에 취득한 자사주 또한 M&A 자금으로 활용하되 일정기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단계적으로 소각하려 함.
다음은 엔씨소프트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질의응답 가운데 뭇 게이머가 관심 가질만한 내용을 정리했다. 답변자는 박병무 공동대표와 홍원준 CFO(최고재무관리자)다.
● 보다 구체적인 신작 출시 계획과 내부 기대치가 궁금하다
홍: 오는 6월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약 1년 반 동안 신작 10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연내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그리고 레거시 IP 기반의 새로운 장르 게임이 나온다. 여기에 추가로 ‘쓰론 앤 리버티’, ‘블레이드&소울 2’, ‘리니지2M’ 서비스 지역 확장이 이루어진다. 지난 4월 9일 시작된 ‘블소 2’ 중국 사전예약이 100만 명을 돌파했다. 퍼블리셔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BM을 전면 수정하고 자동 사냥을 제거한 콘텐츠 중심의 신규 빌드다. 앞으로 차이나조이와 같은 현지 행사도 적극 참여하려 한다. 더불어 ‘리니지2M’이 나가는 동남아는 MMORPG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 강력한 퍼블리셔와 함께 한다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 2025년은 더욱 기대가 크다. 우리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IP인 ‘아이온 2’,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 LLL’, 그리고 ‘프로젝트 G’가 출시된다.
● 이러한 신작 출시 및 경영 효율화 노력이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될까
홍: 사실 2024년은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IP, 장르, 플랫폼 세 가지로 다각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확장까지 진행 중이나, 이는 앞으로의 지속 성장을 위한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다. 따라서 당장 매출이 작금의 컨센서스 대비 큰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2025년은 사정이 다르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게임들의 온기가 반영되고 대작 3종도 연이어 론칭하기 때문이다.
● 최근 신작의 연이은 실패는 내부 평가 시스템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뜻 아닌가
박: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첫째, 평가 기간이 너무 길어져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신규 장르에 도전할 때 사외 테스트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실제 게이머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그래서 보다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평가 조직을 신설하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ROI에 입각하여 살피하는 한편, 신규 장르일 경우 반드시 사외 테스트를 병행하도록 바꿨다. 또한 개발이 늘어질수록 ROI는 물론 트렌드도 못 따라가므로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그 안에 반드시 출시하게 총력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 여러 국산 게임들이 해외 콘솔 시장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중인데, 이에 합류할 전략은
박: 전체 게임 시장에서 북미의 영향력이 중국보다 더 크고, 플랫폼으로 보더라도 콘솔이 모바일과 PC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또한 아레나넷(‘길드워’ 개발사)을 북미 전진 스튜디오로 계속 키워가는 한편, 엔씨 아메리카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퍼블리싱을 계획 중이다. 다만 우리가 잘해왔던 장르 외에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인 만큼, 자체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지닌 작품이 아니라면 더 좋은 퍼블리셔와 적극 협력하려 한다. 콘솔은 당연히 우리가 진출해야 할 시장이고 여러 IP를 이쪽으로 전환할 것이다. 또한 해외 진출 시 컨설팅을 포함하여 우리를 보완해줄 회사와의 M&A도 가능하겠다.
● 국내외서 엔씨라는 브랜드의 신뢰가 떨어져, 신작이 나오기도 전부터 그 영향을 받는다
박: BM의 방향성과 유저 센티먼트는 서로 연관된 이슈다. 앞서 취임식 때 이야기했듯 유저 센티먼트를 바꾸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유저 친화적인 게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신뢰 회복으로 향하는 길이라 본다. 그래서 작년에 ‘쓰론앤리버티’, 그리고 앞으로 나올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아이온 2’, ‘프로젝트 LLL’까지 전부 다 소위 말하는 리니지라이크 BM을 넣지 않았다. 대신 배틀패스나 코스튬 등의 라이트한 BM으로 유저 센티멘트를 바꿔갈 것이다. 비록 ARPU(유료사용자 일인당매출)는 리니지라이크보다 떨어지겠지만 유저 베이스가 훨씬 커진다면 결과적으로 더 큰 매출이 발생하리라 기대한다.
● 권고사직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와, 신사옥에 들어가는 지출이 얼마나 될지
홍: 권고사직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는 어느 숫자로 산정하기 어렵다. 우리의 경우, 고정비성 인건비가 과대한 편이라 그걸 낮추는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리라 본다. 판교 신사옥은 투자 결정이 2021년, 건축 허가가 2023년 말 나왔으니 이제와 계약을 어떻게 할 순 없다. 토지 매입가 4,300억 원은 이미 집행됐고 2027년 완공 목표로 5,800억 원 가량의 추가 공사비가 예상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추가적인 인상 요인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다. 참고로 삼성동 타워와 판교 R&D센터의 합산 장부가는 2,300억이지만 시가는 1조 정도가 된다. 즉 앞으로 들어갈 공사비를 얼마든지 상쇄 가능한 옵션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