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기존 리뷰들과 다른 관점의 리뷰 (강스포)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page=1&st=nickname&sword=4267905&nid=4267905
추천수는 적지만,가장 공감이 되어서 퍼왔습니다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해놓고서
관객이 현혹되지 않을 수 없는 영화
세개의 낚싯대에 안물수 없을만큼 매력적인
미끼를 끼워놓고 관객을 낚시하는 나홍진 감독
왜냐하면?
첫번째. 누가복음
영화 시작부분에서 누가복음의 한 구절이 나옵니다
예수가 부활한 시점의 글귀입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 났으니 사람들은 예수를 '귀신'이라 믿지만
살아있는 육체를 갖고 있으니 예수는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주제를 그대로 들어낸 것입니다
'믿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나홍진 감독이 원래 그렇습니다
항상 영화 시작부에 모든것을 까발리고 시작합니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스토리인 스럴러물 '추격자'는 범인을 밝히고 시작했고
'황해'는 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될 지 다 드러내놓고 시작했습니다
(마을에 개병이 들었고 우리집 개도 미쳐서 마을 아저시들에게 잡혀 갔다가 어딘가로 도망갔다.
다시 개병이 돌고있다...영화 시작부분에 구남의 나래이션. 결국 영화는 미친개 구남이 동네어른들인
면가 일당에게 잡혀 죽을뻔 하다가 도망가는 큰 줄거리)
두번째. 누가 범인인가(누가 악귀인가)
가장 많은 해석이 난무하는 부분인거 같습니다
일본인, 일광, 천우희...
누가 악귀이고 누가 그 악귀로보터 마을사람을 지키려는 선인일까요?
별별 이야기를 다 봤습니다
특히나 일본인과 일광이 한패라는 설까지
'누가 악귀이다' 라고 말한다면
'누가 선인이다'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나홍진 감독에게 낚인것입니다
감독이 자신의 페르소나인 일광을 통해 말한 부분을 화자만 바꿔서 이렇게 말해 보겠습니다
나홍진 그 놈은 낚시를 하는거여
관객들을 상대로 미끼를 던진거지
낚시하는 놈도 뭐가 걸려 나올지 몰라
그러니까 절대 현혹되지 마소
일본인, 일광, 천우희
모두다 악귀라고 말할만한 물증과 심증을 보입니다
동시에 영화중반에 악귀라고 말할만한 물즐과 심증이 선인이라고 말할만한 물증과 심증도
될 수 있다고 감독은 장치를 걸어 놓습니다
(예> 일본인이 피해자 사진과 물건을 갖고 있는것은 그들을 지키려고 했던거야.. 라는 일광을 말)
이로써 그 누구도 그 어떤 물증으로도
악귀나 선인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 누구나 악귀나 선인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고
누가 악이고 누가 선입니까?
그렇다면 곽도원은 용감하게 딸을 지킨 선인입니까?
잘못된 믿음에 빠져 사람을 죽인 미친 살인자입니까?
감독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난 세명 모두를 악귀라고 믿을만한 미끼와
세명 모두를 선인으로 믿을만한 미끼 둘 다 던졌다
관객들이 어떤 미끼를 물고
누가 악귀라고 누가 선인이라고 믿고 낚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마디는 꼭 하겠다
악귀는 내가 정한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믿는 사람이 악귀인 것이다... 라고
그래서 포스터에도 한마디 카피를 넣어 놓았다
'절대 현혹되지 마라' 라고
세번째. 왜 오컬트 장르인가
나홍진 감독은 스릴러 장르를 가장 잘하는 감독입니다
거의 완성체 혹은 끝판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왜 오컬트 장르를 선택했을까요?
'믿음'이라는 주제 때문입니다
믿음을 대표하는 존재는 종교입니다
종교를 갖고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영화는 오컬트입니다
인간은 진실을 믿는 것일까?
믿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자, 마을의 이상현상
과학적으로는 독버섯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일본인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영화에서는 사건의 시작이지만
현실에서는 비극의 시작인것이지요
천우희를 믿을 것인가 일광을 믿을 것인가가
이것이 영화의 끝부분을 결정하게 됩니다
종구가 믿는 방향이 이야기의 방향을 결정했고
인간들이 믿은 방향이 역사를 결정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유태인들이 독일경제를 망치는 원흉이여서 살육당한 것이 아니라
나치당이 선전을 통해 유태인이 독일경제를 망친다고 믿게 만들었기 때문에
유태인 대학살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실이 아니라
믿는 방향이 진실이 되는 것이고 결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이 아니라
당신이 믿는 사람이 영화 내에서 악귀로 결정되는 것처럼
이런 생각에 대해 나홍진 감독은 일본인을 페르소나 해서
영화내에서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이야기 합니다
동굴에서 일본인이 부제에게 하는 대사>
내가 악마가 아니라고 인정하면 그냥 가겠다고?
넌 이미 날 악마라고 결정하고 그걸(낫)을 들고 왔어
내가 말하는 것은 너에게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나서 일본인의 모습은 악마가 됩니다
감독은 악마가 아니라 괴물이 되는걸로 착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머리에 두개의 뿔이 생기는
것까지 친절하게 보여줍니다
헌데 일본인의 손바닥을 클로즈업 해서 한 컷 보여주는데
악마가 된 일본인의 손바닥에 예수의 상징인 못에 박혔던 성흔이 있습니다
감독이 던지는 메세지는 명확합니다
누군가를 당신이 악마라고 믿으면 그는 악마이고
누군가를 당신이 예수라고 믿으면 그는 예수이다
라고
덧붙여서 나홍진 감독은 왜 곡성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라고 하는 것인가?
나홍진 감독이 곡성은 지금까지 만든 두 영화와 다르게
피해자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추격자나 황해를 보는 관객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봅니다
추격자를 보는 관객은
살인마 지영민의 입장이 아니라
피해자 김윤석이나 서영희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영화를 봅니다
황해를 보는 관객은
가해자 면가가 아닌 피해자 구남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봅니다
결국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관객이 피해자가 되는 영화는 감독이 가해자가 되어 영화를 만드는 것이고
관객이 가해자가 되는 영화는 감독이 피해자가 되어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미끼를 물고 누군가를 악귀라고 믿어 버려서
등장인물 중 누군가에게 관객들이 가해 하는 영화를 만들었으니까
저절로 감독은 가해자의 입장이 아닌
피해자의 입장으로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곡성은 명작인가? 범작인가?
저는 대단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진 기자가 별 오점짜리 영화가 아니라 십점짜리 영화라고
황정민 배우가 앞으로 10년동안 과연 이런 시나리오가 나올수 있을까?
라고 말한 이유를 극장에서 확인했습니다
과연 지금까지 '인간에게 믿음이란 무엇인가?' 라는 철학으로
오컬트 스릴러 코믹 가족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 있었습니까?
더군다나 2시간 30분 동안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밀어부치는 그런 영화를?
또한 영화에 개연성이 없다. 스토리가 어수선하다
등등의 리뷰도 보았습니다
안톤 체호프의 명언
'이야기에 총이 등장하면 반드시 발사 되어야 한다' 뭐 이런걸 염두해 두고 한 말이겠지요?
이해는합니다
사지선다형 시험만 보던 학생이 갑자기 서술형 시험지를 받은 기분일테니까...
영화를 봣으니 범인을 찾아야 되는데 도대체 누구로 특정 지을 수 없으니
당황스럽겠죠...
열린 결말이 아니라
결말이 없는데 결말이 있는 영화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누가 악귀라고 결말을 지어버리면
감독의 낚시질에 낚인거니까
나홍진 감독은 역사상 가장 잔혹하게 관객을 몰아부치는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일본인, 일광, 천우희
그 누구라도 영화를 보고 악귀라고 판단해 버린 순간
미끼를 물고 현혹된 것이니까
그런 사람은 벌을 받아도 된다고 나홍진 감독을 생각하니까
왜? 천우희의 입을 통해서 말을 했으니까
니 딸의 아버지가 사람을 의심해서 죽였으니까 벌을 받아야 한다고...
누구를 악귀로 정한 순간
그 관객은 또 하나의 종구가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명작인것입니다
진짜 마지막. 나홍진 감독에게
곡성이 개봉하고 나면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한 인터뷰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리뷰 혹은 꼴같지도 아닌
파워블로거들이 한 곡성의 평론도 다 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천만 관객 스코어가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믿는 것이 진실이다 라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본인의 손으로 직접 만든 영화를 통해 재확인 하고 싶었을테니까
역사적 사실같은 거창한 것도 필요없이
인간이라는 것은 한 편의 영화만으로도
충분히 휘두룰 수 있는 존재이니까
그런점을 확인해보고 싶었을것이고
한 편의 영화만으로도 휘둘리는 것을 확인했으니까
곡성을 본 모든 관객이 또 한명의 종구가 되어
그가 극 속에서 잘못된 믿음을 통해 살인을 한 것처럼
사람들이 인터넷 세상에서 길거리에서
말을 통해 글을 통해 또 한번
일본인, 일광, 천우희 중에 누군가를 악귀라고 믿어버리고
그것이 진실인양 또한번 비물리적 살인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엇을테니까...
그 어줍짢은 믿음이라는 것에
얼마나 쉽게 휘둘리는지 확인하고 싶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포스터의 두가지 카피를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 인류라는 존재에 대해 일말은 애정은 있어 보입니다
미끼를 물었다 라는 카피에서는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허접한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것 같고
절대 현혹되지 마라 라는 카피에서는
내가 던진 미끼를 물고 누군가를 악귀라고 판단해 버리지 말라고 애정어린 조언을 하는것 같으니까
하지만 관객들의 평을 보고 있으니
인간에 대한 혹은 인류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 지지요?
동시에 인간에 대한 감독님의 혐오감은 더 커졌겠지요?
관객을 상대로 낚시를 한 손맛이 어떻습니까?
짜릿합니까
씁쓸합니까
-각주-
내가 쓴 리뷰를 읽고나서
화를 내거나 분노를 느끼고 있는 사람이 있을것입니다
본인이 지금 그런 상태라면 당신은 또 하나의 종구인것입니다
나와 다른 존재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존재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존재
그렇게 내 믿음 밖에서 살아 움직이는
그런 존재를 의심하고 그 의심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리고 분노하여서
살인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종구이니까
나와 다른 의견 혹은 나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의견을 제시하는 존재를
부정하고 죽이는 존재들. 그들이 현실에 존재하는 종구인것입니다
그런 존재에게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벌을 줍니다
내가 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존재들이 다 죽은 세상에 나만 살려두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