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뜬금없이 밝혀지는 제타의 전력
제타의 부관이 갑작스레 홀로그램으로 습격하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오르카의 방어체계를 아무렇지 않게 뚫고 급습한다는 전개는 그만큼 제타가 강대한 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멜트가 AGS를 상대로 자신의 힘을 사용하면서, 저주스러워하던 스스로의 힘과 능력이 사실은 모두를 지키는데 사용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알파가 왜 제타에 대해서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네요.
제타가 적이 될 것이라 판단했든 아군이 될 것이라 판단했든, 제타에 대해서 알고 있는 내용은 사령관에게 미리 귀띔했어야 맞지 않았을까요?
아마 습격한 AGS들이 사실은 홀로그램이었다-라는 전개를 위해서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한 것 같은데 (말했으면 뜬금없이 나타난 AGS들 보고 '아 이거 알파가 말한 홀로그램인가?' 라고 짐작해서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아쉽긴 합니다.
제타가 비밀스러운 성격이라 알파조차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습격 소식을 전해듣고 "앗 이거 제타인것 같은데?" 라고 말해버리니까 '알면 왜 얘기 안했어?' 하고 묻게 되네요.
2. 멜트의 캐릭터성
명령을 받고 인간들을 살해했다, 자신의 설계 의도 및 개인적인 의향과 맞지 않는 임무를 맡아서 힘들어했다, 같은 서술이 있었죠.
사실은 제타에게 사령관을 세뇌 내지는 해코지하라는 명령을 받고 왔지만, 사령관이 오르카의 모두를 진심으로 아끼는 것을 보고 그러지 않았다고도 했고요.
그러면 왜 멜트 쪽에서 제타에게 명령을 받았다고 먼저 말하지 않았을까요? 최소한 갈등하는 묘사라도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암시가 전혀 없다가 상황 다 일단락되고 "사실 제타가 이런 명령을 했어요." 라고 밝혀버리니까 좀 께름칙한 느낌이 들었어요.
스토리 내내 리리스가 멜트를 의심하고 감시를 붙이다가 후반부에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멜트가 명령 받고 잠입해서 그 사실을 숨긴 이상 리리스의 그런 행보는 오히려 칭찬받아야 마땅하지 않나요? 물론 사령관을 지켜내는 공을 세우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중대한 비밀을 숨긴 잘못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서술 없이 사과하는 리리스를 보면서 '뭐지? 멜트가 그런 명령을 받고 잠입했다는 사실은 사령관만 알고 있기로 했나? 리리스는 전달을 못받았나?' 하는 식으로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건 사소한 것이긴 한데, 후반부에 진중한 이야기를 나눌 때 멜트가 "근데 사령관님, 혹시 LRL님이 좋아하시는..." 이라는 대사를 하는데, [근데] 보다는 [그런데]로 말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3. 제타
제타는 멜트에게 그런 명령을 내릴 때 왜 아무런 안전장치도 걸지 않았을까요? 멜트는 인간의 명령을 무시할 수 없는 개체라서 사령관이 아는걸 전부 털어놓으라고 명령했으면 그대로 다 까발려지는 거였는데요.
델타가 바르그에게 그랬던 것처럼 멜트의 약점을 잡고 협박한다거나, 모종의 조치로 명령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 강제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했습니다.
뭐 이부분은 제타도 그냥 큰 기대 없이 보냈다거나 사령관을 떠보기 위해 그랬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는 있겠죠.
4. 사령관
멜트의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렇게 착하게만 굴었을까요? 물론 사령관이 바이오로이드들을 인격체로 소중히 대하기는 하지만, 지금 오르카에 속한 바이오로이드들의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멜트 한명을 위해서 그렇게 큰 리스크를 질 이유가 있었을까요?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경고했던 대로 멜트가 조금만 나쁜마음 먹었으면 그대로 사령관이 무력화되어서 오르카의 그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큰 위기에 빠지는 상황인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해놓지 않고 위험한 상황에 몸을 내던지며 멜트를 설득하려 하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명령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눈빛이나 목소리로 세뇌할 수 없도록 모종의 조치는 취해두는게 좋지 않았을까....
5. 대사 관련
스토리 보면서 어색한 대사들이 눈에 좀 많이 띄었습니다.
[이정도 홀로그램이라면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다룰 수 '없어요'] 라고 말하는 알파라던가...
픽시가 물어봤는데 알비스한테 대답하는 발키리라던가...
멜트가 있는 병실에 들어가면서 [들어'와도' 될까?]라고 묻는 사령관이라던가...
업무가 많아서 신경을 잘 못 쓰셨을까요? 이건 그냥 간단히 수정하면 되니까 넘어가겠습니다.
6. 연출 관련
발할라와 호드가 모의전을 하려다가 제타의 습격을 알아채죠. 레오나가 통신을 보낼 때, 레오나의 얼굴이 띄워진 화면이 미묘하게 좌우로 움직여요. 아마 표정 캡쳐해서 넣을 때 조금 어긋난 것 같은데, 사소한 차이기는 하지만 신경쓰여요.
그리고 1-6에서 사이드스테이지가 이어집니다. 발할라와 호드의 모의전-제타의 습격-리리스 합류-앨리의 도움요청-발할라+호드+리리스가 사령관 일행 구조 순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1-7에서 습격당한 직후의 이야기가 나와요. 포이가 멜트를 힐난하고, 멜트가 힘을 사용해서 AGS들을 공격하고, 사령관이 엘리에게 도움을 요청해달라 부탁하죠.
원래 사이드스테이지의 스토리가 처음 분기된 메인스테이지에서 이어지는 식이어서 1-6까지 보고 사이드스테이지 본 다음 1-7로 돌아왔는데 시점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당황스러웠어요.
엘리가 발할라, 호드 일행에 합류하는 내용과 사령관 일행이 구조되는 내용은 1-7에서 이어지도록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해요.
그래도 종합적으로는 좋았어요. 멜트의 캐릭터성도 잘 나타났고, 눈 돌아가서 사령관 덮치는 포이도 좋았고, 펙스 관련해서 향후 스토리를 암시하는 전개도 좋았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다음 스토리때 잘 보완해서 더 나은 퀄리티를 보여주겠죠.
라오 화이팅
좋은게 좋은거라지만 메인은 좀 더 납득할만한 서사로 진행되길 빕니다.
좋은게 좋은거라지만 메인은 좀 더 납득할만한 서사로 진행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