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엔가 여느때처럼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중
어떤 정신나간 레이 차주가 그 버스 뒤를 들이박음
엄청 심한 건 아니었고 그냥 쾅, 하는 소리가 잠깐 들린 정도?
대체 그 큰 버스를 어떻게, 그것도 사람 태운다고 정류장에 정차하려던 버스를 들이박은 건진 아직까지도 미스테리
암튼 쾅 소리에 머리 홱 돌렸더니 나보다 뒤에 서 있던 그 친구가
균형 잃은 게 보였음
내버려두면 넘어지든 날아가든 크게 다칠 게 뻔해서 냅다 붙잡고 어찌저찌 내림
와 근데 버스 뒤 한쪽이 완전 찌그러졌더라
뭔 시뻘건 기름같은게 줄줄 흘러나오고
누구 크게 다친줄
여튼 버스 아저씨가 욕하는거 들으면서 다른 버스 탄 다음
알바하던 곳에 도착하고 나니 이 친구가 심각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
정류장에 그대로 앉혀놓고 편의점까지 뛰어서 파스랑 얘가 자주 마시던 에너지 드링크를 사다 줬는데
그자리에서 드링크를 원샷하더니 도저히 못버티겠다, 한마디 함
결국 사장님한테 전화해선 사정을 설명함
사장님 기겁해선 당장 퇴근 + 너도 혹시 모르니까 같이 그냥 퇴근하라고 하심
그렇게 멀쩡했는데 개어이없이 하루 놀게 됨
거기 있어봤자 할 것도 없으니 다시 버스타고 같이 집 가는데
그 친구의 허리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팔 잡기에서 부축으로, 부축에서 업기 미션이 되어 나도 기진맥진한 채로 집 앞에 도착
술 꼴은놈 데려다주는 것보단 낫지 하며 문 열고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한 후에 나도 가려고 돌아섰는데
걔가 붙잡음
사준 파스 붙여달래
엄마 보고 싶다고 울고
배고프니까 뭐 좀 시켜보라고 갈구고 하는 통에
치킨까지 뜯고 어쩌다보니 하룻밤을 같이 보냄
물론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일은 없었고
밤새 허리 아프다고 끙끙대는 통에 한숨도 못자고 머리맡에서 상태 체크함
그리고 다음날 병원까지 직송시켜 주고 난 내리 하루를 퍼질러 잤으며
그 친구가 다시 알바에 복귀한 나흘 뒤 고백받음
지금와 생각해 보면 그 김여사는 지상에 현현한 큐피드가 아니었을까
김여사 : 그래 그거면 된거에요 어머니 아버지.....,,,미래에서 기다릴게요
과거형이군 후후
뒷 이야기 내놔
김여사 : 그래 그거면 된거에요 어머니 아버지.....,,,미래에서 기다릴게요
알바 하시면서 알바생 가슴도 만지시고 선 고백도 받아 연애도 하시고 죽음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가슴은 진짜 실수라 그자리에서 나 230년 선고받는 상상했어 지나서 다행이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