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년 11월 25일
한나라의 29대이자 마지막 황제 헌제 유협은 처남인 위왕 조비에게 제위를 선양하라는 압박에 굴복해
결국 조비에게 제위를 선양하며 선양 즉 역성혁명을 성공시킨 조비는 제위에 오르게 된다.
[ 선양 조서를 읽는 헌제 유협 ]
헌제 유협:
위왕(조비)은 들어라.
지난날
'요 임금'은 '순 임금'에게
'순 임금'은 '우 임금'에게 양위를 한 전례가 있다.
한나라는 운이 다하여 반역자들이 들끓고 난을 일으켰으니
세상이 어지러웠다.
허나 신무(神武)를 지닌 위왕(조조)이 난을 평정하여 한나라를 구하고 사직을 바로 잡았기에
현재의 한이 존재할수 있었다.
그 공적은 후대에 길이 전해질 것이다.
위왕(조비)은 제 아비의 뒤를 이어 만 백성을 보살피니 그 정성 또한 칭송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위왕(조비)은 가히 '순 임금'에 견줄만하기에 짐은 '요 임금'을 본 받아
그대에게 제위를 물려주니 사양하지 말지어다.
이제 대례를 치러 천명을 받들기를 명한다.
[ 조비에게 한나라 황실의 옥새를 넘기는 헌제 유협 ]
[ 옥새를 받고 황제로 등극하여 새로운 왕조 국가 위나라(조위)를 건국한 조비 ]
고조/세조 문황제 조비:
짐은 천명을 받들어 대통을 이어받았소.
오늘부터 국호는 '대위(조위)'
연호는 '황초'이며
도읍은 '낙양'이오.
짐의 부왕(조조)을 '태조 무황제'로 추존하고
제위를 넘겨준 유협을 '산양공'에 봉하겠소.
220년 11월 25일
마침내 선양 즉 역성혁명을 성공시켜서 위나라의 초대 황제가 된 조비는
400년 왕조 국가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왕조 국가 '위나라(조위)'의 건국을 선포한다.
'한고제 유방'이 초한전쟁을 종식시키고 기원전 202년에 건국한 한나라(전한)는
기원후 9년에 잠시 '왕망'의 역성혁명으로 멸망하여 신나라가 건국되었다가
약 15년만에 유씨 황족 '광무제 유수'가 왕망의 신나라를 멸망시키고 한나라(후한)를 재건하지만
외척들의 발호와 '황건적의 난'으로 시작하여 전국의 군웅들이 들고 일어나
긴 혼란에 빠지며 결국 한나라의 정권을 장악한 권신 조조에 의해 겨우 명목상으로 유지하다
결국 조조의 아들 조비의 역성혁명으로 멸망하게 되어 위나라가 건국되고
400년이나 이어져 온 왕조 국가 '한나라'는 220년에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폐위된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 헌제 유협은 조비에게 '산양공'으로 책봉 되어
결국 아내인 헌목황후 조씨와 함께 배 한척을 타고 먼곳으로 떠나게 된다.
참고로 유협이 떠나는걸 앉아서 지켜보는 인물은 '사마의'이며
사마의는 떠나는 유협을 마중나왔고
저래뵈어도 유협은 몇십년 동안이나 황제의 자리를 지킨 인물이고
망국의 군주가 떠나는걸 지켜보는 것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임무가 아니라며
앉아서 유협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다.
참고로 유협과 함께 떠나는 부인 '헌목황후 조씨'는
조조의 딸이며 조비의 누이다.
하지만 그녀는 조씨 집안의 여인이 아닌 한나라의 황제의 부인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했으며
사실상 본가인 조씨 집안과는 의절한 상태다.
[ 황제 자리에서 폐위되어 쫓겨난 유협은 허수아비 황제로 살아왔던 자신의 심경을 조용히 말한다. ]
헌제 유협:
황후.
세상사가 참 재미있는거 같소.
사람들이 나를 억지로 황제로 만들더니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폐위를 당했구려.
내 나이 9살에 '동탁'이
나를 황제 자리에 앉혀 허수아비 인간으로 만들었소.
그날부터 나는 눈물로 세월을 보냈소.
조상님들께도 너무나 부끄러웠지.
하루도 마음 편한날이 없었다오.
그러고보면 처남(조비)에게 감사해야 겠구려.
고통속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잖소.
오늘이 내 평생 가장 행복한 날인거 같소.
헌목황후 조씨:
그는 신첩의 동생이 아닙니다.
간신배에 역적이지요.
신첩은 조비가 원망스럽습니다.
헌제 유협:
그럴거 없소이다.
강한 권력을 지닌 4명의 신하가 있었는데
그들은 이 못난 허수아비 대신 주인노릇을 했소.
동탁...
곽사...
조조...
조비...
생각해보면 그래도 처남(조비)은 대우를 잘해준 셈이오.
드디어 청산으로 갈수있게 됬지않소?
그곳은 시를 통해 들어보기만 했을뿐 가본적이 없다오.
[ 갑자기 배가 흔들거리며 가라앉으려고 하자 당황하는 헌목황후 조씨 ]
[ 그러나 유협은 배가 가라앉고 있어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으며 웃을 뿐이었다 .]
[ 밖에서는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난리가 났고 내관이 다급하게 안으로 들어온다. ]
내관:
폐하! 배가 가라앉고 있으니 피하십시오!
[ 화를 내며 내관에게 물러가라고 외치는 유협 ]
헌목황후 조씨:
사마의가 폐하를 죽이려 합니다!!
[ 헌목황후 조씨는 조비 혹은 사마의가 배에 구멍을 내어 가라앉히게 만들었다고 의심한다. ]
아니...
사마의가 아니라
조비겠지요...
조비가 폐하를 해치려고 합니다.
[ 유협은 부인인 헌목황후 조씨를 진정시키고 자리에 앉히게 한다. ]
[ 사실 배에 구멍을 내어 가라앉히게 만든 장본인은 조비도 사마의도 아닌 유협 본인이다. ] (신삼국지 드라마 각색)
헌제 유협:
솔직히 말해서 배에 구멍은 사마의나 조비가 만든것이 아니오.
내가 직접 한것이오.
조상님의 나라를 내가 망쳐버렸는데
무슨 자격으로 땅에 묻힐수가 있겠소?
강물에 빠져서 물고기 밥이 될수밖에....
황후. 떠나시오.
나 혼자 여기에 남겠소.
헌목황후 조씨:
평생 참으시더니
마지막에 영웅이 되시는군요....
신첩은 떠나지 않을겁니다.
폐하 곁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 남편인 유협과 운명을 함께하기로 한 헌목황후 조씨 ]
황후.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제왕과 혼인하지 마시오...
헌목황후 조씨:
폐하. 내세가 있다면
부디 제왕으로 태어나지 마십시오...
[ 결국에 배가 가라앉게 되어 죽음을 맞게 되는 헌제 유협과 헌목황후 조씨 ]
189년 권신 동탁에 의해 황제로 옹립되어
동탁, 곽사, 조조, 조비라는 권신들을 거쳐가며
아무 힘도 없는 허수아비 황제로 살아온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 헌제 유협.
한나라를 보존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버티며 살아왔지만
결국 220년 조비에 의해 강제로 폐위되어
400년 왕조 국가 한나라가 멸망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겨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한 많은 삶에서 해방된다.
[ 한편 의형제인 관우의 죽음과 형주를 잃은 충격으로 인해 병이 나 몸져 누운 한중왕 유비. ]
[ 급보를 들고 급히 달려와 유비에게 보고하는 손건 ]
손건:
주공. 그게...
조비가 천자께 양위를 강요한 후
천자께서는 폐위당하신 후
길을 떠나시다가 도중에 배가
가라앉았다 하옵니다.
주공...
400년을 이어온 한나라가
멸망했습니다!!!!
[ 한나라가 멸망하고 황제 유협이 폐위되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크나큰 충격을 받은 유비. ]
유비:
이럴수가!!!!
운장(관우)이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변을 당하시다니....
평생 한나라의 부흥을 위해 목숨 바쳐 전장을 누비었겄만
보람없이 한나라가 사라져 버렸고
천자께서도 떠났구나.......
황실의 종친으로 한을 부흥시키려던 꿈이 사라졌으니....
앞으로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내 살아서 무엇하리.....
의형제 관우가 죽고 형주를 잃은 슬픔과 충격 때문에 몸져 누워있었던 유비는
황실의 종친으로서 부흥시키고자 했던 한나라가 멸망하고 황제 유협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더 큰 충격을 받아 오열한다.
[ 유비는 죽은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 유협의 장례식을 치루기 위해 국상을 선포한다. ]
유비:
신 유비가 대행 황제(유협)께 절을 올립니다.
황제 폐하.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어린시절에는 역적들에게 능욕을 당하고
후에는 조조에게 억압을 당하시더니
결국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시다니요....
피 맺힌 원한을 다 갚지도 못했는데
나라가 사라져 버렸으니
원통할 따름입니다.
이 모두가 신의 잘못이옵니다.
역적을 토벌하고 한나라를 부흥시키라는
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폐하의 바람을 져버렸으니 그 죄가 큽니다!!!!
무슨 낯으로 조상님들을 뵙겠습니까
유비가 하늘에 맹세합니다.
천자는 떠나셨지만 한은 영원할 겁니다.
신 유비가 한나라의 대업을 이어받아
천하 역적을 소탕하고
한을 재건하겠습니다!!!!
* ) 사실 실제 역사에서 헌제 유협은 자결을 하지 않았으며 220년에 한나라가 멸망한 후에도 234년까지 죽지 않고 살았다.
(연의에서는 자객보내서 암살로 묘사,신삼국지 드라마에서는 자결로 묘사)
역대 삼국지 미디어 매체 중 가장 고증이 뛰어난 조비였음 조비 특유의 쪼잔함을 잘 표현함
조조에 비하면 경박함ㅋㅋㅋ
근데 저기 조조도 좀 경박한 면이 있기는 해서... 하지만 배우가 연기를 워낙 잘 해서 굉장히 신선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