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 할아부지가 나 어릴때 이야기 해주신 거임
625 터진게 우리 할부지 20살 되던 해였댔는데
그때 증조할아부지네는 개성에서 방구 좀 뀌고 꽤 살던 집안이랬음
증조할아버지가 잘 모르겠는데 뭔가 좀 급이 있으셨던가봄
근데 하루는 강제징집? 뭐 그런걸로 우리 할부지를 데리러 오셨대더라
지금 군으로 들어와야 된다고 그 관리가 왔었대
그때 증조할아버지께서 준비나 그런게 필요하니까 며칠 있다가 보내겠다고 돌려보냈대
증조할아버지는 그때 대강 남쪽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셨었나봄
그게 맞다는 근거는 나도 모름. 할아버지도 모르시니까.
아무튼 그때 얼른 재산 처분하고 일가족 다 중국으로 넘어오셨대
그때도 북쪽에서 재산 좀 있고 방구 좀 뀌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편하게 외부로 나갈 수 있었나봄
근데 그때 딱 결국 전쟁이 발발해서 증조할아버지네는 중국에서 몇년간 머무르시다가
일단 휴전 되고 조금 더 있다가 다시 남쪽으로 넘어오셨대
물론 그것도 중국 내에서는 비합법적인 루트로
암튼 그렇게 넘어오시고 처분했던 재산들로 땅 좀 구해서 자리잡고 사셨다더라
증조할아버지께서 남쪽으로 내려가려고 결정하신 근거는 나나 할부지나 할머니나 다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진짜 현명한 판단이셨다고 생각함
물론 넘어온 처음에는 진짜 빡세셨다더라고
아무튼 북쪽에서 넘어왔다보니 말투나 그런게 남아있어서 동네나 그쪽 사람들한테 좀 안좋게 보였었다더라
그래도 어찌어찌 자리 잡고 땅 사서 사신거 보면 참 신기하다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