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트) 2가 수작이었을지도 모르는 흔적기관

일단 사실부터 박고 들어가면 드플2는 망겜이 맞다.
꼬리 봤다고 주인공을 변태로 몰아가는 얼탱없는 이세계 용사물 스토리.
전작에선 한참 후에야 추가됐다던 스테이지 모드를 본편 스토리로 채용해서
이 겜에 추억 가지고 있던 유저들에게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진행
(개인적으로는 본편보다 맵이 확 넓어지거나 운석만 죽어라 피하게 만든 재화던전이 훨씬 재밌었다)
뒤적여보면 높은 확률로 화면 구성 구리다는 말이 언급되고 있고
와중에 사겠냐 싶은 만원 2만원 패키지가 스테이지 밀다보면 스팸처럼 나오질 않나
이벤트 쿠폰 나눔 글이 커뮤니티 내용의 태반을 차지하는 등
겜이 총체적 난국이란 걸 선명하게 보여준다.
솔직히 나도 전작 초창기에 했던 기억 없었으면 이 겜 붙들지 않았음.
근데 본편 스테이지 밀다가 이상한 걸 찾았다.
이건 인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본캐 아리아의 캐릭터 설정이다.
전작하고 연관성이 1도 안 보이고
그냥저냥 전작 기본캐 써니가 비키니 아머 기사였으니까 걔 컨셉 오마주한 호감캐인가보다.
딱 이정도만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스테이지를 무려 60개나 밀고 나면 캐릭터 끼리 대화하던 중
저 텍스트에서 절대 알 수 없는 설정이 하나 나옴

(*이 아래는 일단 스포니까 일단 주의 바람)
(*물론 인겜 평가가 조져져서 스토리 신경 쓸 사람이
손에 꼽을 만큼 적으니 ↗도 의미 없다는 건 나도 앎.)

얘가 나와서 갑자기 아는 척을 마구 해대고, 아리아를 엉뚱한 이름으로 불러대는데
사실 아리아 = 문라이트였다
(사실 본인도 써니만 알았지 타고 다니는 애 이름이 문라이트라는 거 이번에 처음 알았음.)
그럼 친한 척 하던 아델린은 누구냐는 의문이 생기는데
이것도 아델린이 지 입으로 말한다.
얘는 전작에서 옵션 유닛으로 따라다니던 새끼용. 바위임.
'이 시1발 얘하고 쟤하고 대체 어디의 어디가 같은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아무튼 전작 인물이 언급되는 귀한 스크립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스토리는 딱 여기까지만 얘기하고
이후 뭐시기 칼 찾아 간다면서 아주 전형적인 보물찾기 모험 플롯을 보여준다.
흔적기관이라고 씨부린 게 이래서다.
아니, 분명 더 풀 수 있는 얘기가 있었을 텐데?
아리아 = 문라이트라면 용이 왜 용인이 되었는지 부터
가챠 화면이나 캐릭터 조각인 *의지*에도 의미 부여가 가능했을 테고
다른 용과 새끼용은 누가 어떤 용인이 되었는지 언급하는 식으로 전작 언급이 자연스러웠을 거임.
이건 당연히 추억팔이 BM으로 써먹을 수 있었을 테고.
스토리에서 용 타고 다니던 애들이 전부 사라진 건
영애들이 음습한 이지메 해대다가 여러모로 꼬여서 사단이 나버린 걸로 나오는데
그 지랄이 났음에 불구하고 용이 사람 모습으로 날아다니면서 사람을 위해 싸워준다는 건
당연히 존나 애절해서 감정에 최루탄을 던져대는 맛도리 사연이 나와줘야 했던 거 아닐까?
나는 사실 엄청나게 맛있는 갓겜을 플레이 했던 게 아닐까?
어쩌면 꼬리 가지고 성희롱 드립에 가까운 스크립트가 나온 건 변신이 어정쩡해서 쪽팔려하는 게 아니었을까?
채신 게임에 너무 당연한 스토리 다시 보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주제에
그러면서 무려 풀더빙을 지원한 까닭은
스토리의 흔적기관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연막 공작이 아니었을까?
사실 드플2는 출시 전의 카제나처럼 초갓겜이었다가 어떤 이유로 패대기쳐진 게 아니었을까?
이 모든 가능성을 제끼고 예언서 어쩌구 하면서 칼 찾아 간다고?
(파킨-☆)
카제나 흔적 파면서 퍼즐 맞추기 하던 사람들 기분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