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본인이 블랙기업에서 일했던 썰.jpg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그 시절 나는 블랙 기업에 입사해서 죽은 생선 같은 눈으로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선배가 어깨를 붙잡고 흔들면서 '너 괜찮냐!'고 하길래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예?'라고 되물었더니...
'너 아까부터 계속 "원기폭발 간바루가" 주제가를 부르고 있었다고!'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어서 사람 놀리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선배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리고는 '너도, 위험할지도 모르겠군...'이라고 덧붙였다.
그 블랙회사는 사원이 들어오면 차례차례 몸이나 마음 혹은 둘 다 망가져서 '오지않게 된다'.
그날도 나는 17시간 노동을 한창 하던 중이었다.
선배가 말하길 '망가지기 시작한 녀석들은 다들 어릴적 본 애니 주제가를 부르기 시작해. 무의식적으로'라고...
'아마도, 망가지기 시작한 마음을 억지로 복돋우려고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겠지.
그리고 일시적인 유아퇴행일지도 몰라. 너도 조심해'라고 하며 수많은 이직자를 봐온 선배가 말했다.
'선배는 그런 거 괜찮습니까?'라고 물으니 웃으면서 '뭐, 나는 단련 방법이 다르니까'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주, 창고에서 작업하는 선배를 부르러 갔더니
어둑어둑한 창고안에서 '플라~이 어웨~이 높~이 날개쳐라...'라며 공허한 눈으로
'기동무투전 G건담'의 주제가를 부르던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그 때 느낀 공포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