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고 나서 말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별 말이 안나오더라....
대충 추리면,
'쌍제이 수습한다고 절규하는게 보인다' + '근데 메리수 넣은건 감독이 멘탈 터진건가 아님 뒤에서 밸런스 작살내라고 쪼아댄건가?'
이 두 문장 정도일듯
2. 영화 시작하자마 뭔놈의 전개가 이렇게 물에 밥 말아먹는 것처럼 후루룩이야 하고 놀람
다행히 중반부터 서사가 안정되기 시작해서, 데스스타 폐허 부터는 괜찮게 흘러가더라고
3. 팰퍼틴 부활은 음....
난 잘 모르겠어. 6 엔딩 빅엿을 먹였느냐면 그건 맞는데, 근데 이 시점에서 팰퍼틴보다 좋은 악역을 뽑을 수 있나면 그것도 아니고
난 영화 안에서 팰퍼틴의 포스는 확실하게 좋았거든
시퀄의 빌런 라인업 중에서는 단연 가장 좋았는데 예토전생 빌런이라는 게 참... 아, 최후는 좀 아니었음
4. 카일로 렌은 이 시퀄에서 그나마 건진 캐릭터로 뽑을 수 있음
깨포의 캐릭터성이 라제에서도 오버된 거 빼면 어떻게 유지되고, 라오스에서는 제다이의 귀환 과정이 잘 연출됨
가면과 다스 베이더의 추종자라는 내러티브가 좋았던 부분들이 많았음. 루크가 광선검 들고 조카 죽이려 하는 씬 빼고. 사자좃 ㅅㅂ...
5. 레이의 캐릭터성은 반대로 애매함
깨포에서 시작과 성장 초입을 보여주는 부분까지는 좋았는데, 라제에서 그걸 싸그리 날려버리고 카일로 렌 구할거에여 빼고 전부 리셋시켜버렸어
그래서 이 영화에서 레이는 '팰퍼틴의 후손으로서 다크사이드와의 고뇌' 부분으로 가까스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이건 한 영화에서 다룰게 아님
저 반전 나올 거였으면 라제에서 나왔어야지.
그래도 어찌어찌 수습은 했다고 생각함. 가까스로.
6. 라제보다는 나음 + 근데 밸붕은 뭐니
라제는 '시간도 느긋한데 어떻게 이 시리즈를 조질까 사뿐사뿐 즈려밟으며 나가보자' 였다면, 라오스는 '시간 없는데 수습해야한다 ㅅㅄㅂ. 아 밸붕도 좀 집어넣자' 분위기
내가 이해가 안 가는게, 스타 디스트로이어 한대로 행성 하나를 조진다는 데스스타 빙신 만드는 설정 + 포스가 상처를 치유한다고?? + 언리미티드 빠와로 함대전멸이다 하하핳
이 밸붕 부분들 빼면 난 지금보다 더 좋아했을 것 같거든. 왜 집어넣었는지도 이해가 잘 안가고.
내가 쌍제이 뒤에서 캐슬린이 지럴하기라도 했나 생각이 드는게 저거 때문이기도 함. 물론 쌍제이가 멘붕해서 폭주했을 가능성도 있음
7. 조연들
다스 로즈가 쩌리가 된 것만으로도 조연 다룬 건 훌륭함. 핀은 포스 센서티브를 각성해가는 걸로 묘사되는데, 이것도 너무 후다닥 묘사된 감이 있음.
나올 거면 라제에서 나왔어야 했는데 라제에서 핀은 잘난 다스 로즈한테 끌려다니는 얼간이 역할이었지....
헉스 생각이 나는데, 얜 쌍제이가 라제 이후로 포기해버린 거 같음... 프라이드 장군인가 뭐시기인 황제 충신한테 대체된 셈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 프라이드 양반은 괜찮더라고. 나라도 퍼스트 오더 꼬라지 보면 ㅅㅂ 황제님 충성충성 이러겠다.
8. 좋았던 부분들
걘적으로는 데스스타 씬이 확실히 좋았고, 다들 까는 접이식 라이트세이버 흐콰 레이 파트도 괜찮았음. 최종전은 라제하고 다르게 '진짜 개노답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지' 제대로 보여줬고, 그 순간에 민간함들이 구원병으로 몰려오는 부분도 뽕이 좋았어. 황제도 밸붕이긴 하지만 잘 활약했고, 쌍검에 셀프 지짐이 당하는거 빼고.
쌍팔년도 드라마 엔딩이라고 그렇게 까인 엔딩씬도 직접 보니 나쁘진 않더라... 내가 영화 엄청 관대하게 보는 편이긴 해.
9. 결론
전반적으로 보고 난 다음에 참 슬펐음
깨포 때까지만 해도 완벽한 건 아니지만 좋은 물건이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는데, 그걸 라제에서 완전히 날려버리고 9편은 그 수습만 간신히 해낸 꼴임
수습 못 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나도 좋은 영화는 아니라는 점에는 동의함.
결국 영화상에서 전설이 된 시리즈의 부활은 몸통이 빠져버린 조별과제 꼬라지로 끝나버렸고, 동정표는 줄 수 있을지언정 잘 했다고는 말 못하지.
캐슬린 케네디 ㅆㅂ년.
솔직히 시작부터 개떡을 던져주고 시작했는데 뭐 ㅋㅋㅋㅋㅋ
다들 소중한 만원을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