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가 마왕군 사천왕 매혹의 맥의 앞에 서서 칼을 뽑았다
매혹의 맥은 그 자태가 너무도 아름다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친우와 부모마저 배신할 정도로 매혹되어 마왕군 사천왕의 2인자로서 거대한 전력을 담당하고 있었다
허나 용사는 맥에게 매혹되지 않고 오히려 시큰둥했다
아니 오히려 칼날을 가는 듯 용맹했다
맥은 마왕군 사천왕을 홀로 눈앞에 두고도 용맹한 그 눈빛을 보자마자 그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호오... 그 눈빛. 나는 기억한다."
7년 전, 맥은 한 마을을 습격하였다
그 와중에 한 집안의 부모를 아이가 보는 앞에서 찢어죽여 그 피로 목욕을 하듯 웃었다
허나 그 아이는 겁 먹지 않고 맥을 째려봤었다
마치 지금 눈앞의 용사처럼 말이다
"부모의 복수를 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용사라... 그래... 너 같은 녀석을 참 많이도 봐왔지. 허나..."
"뭐래는 거야? 네가 우리 엄마아빠 죽였냐?"
순간 맥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7년 전 기억 안 나느냐?"
"어제 먹은 반찬도 기억 못하는데 7년 전을 어떻게 기억해?"
맥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럼 여기까지 온 이유가 복수 때문이 아니라고...?"
용사는 코웃음치며 말했다
"복수? 복수 같은 일차원적인 문제 때문에 내가 그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
맥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래. 만약 복수심으로 여기까지 왔다 치자... 그럼 당신을 죽인 다음에 내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데?"
그때 용사의 눈빛에서 느꼈던 용맹함
"난 그저 마왕군이랑 싸우다보면 나한테 이득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당신은 그냥 운이 없으니까 나랑 만나게 된거고."
그때 느꼈던건 용맹함이 아니었다
"그래도 참 운이 없네 당신...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뭐 나도 아들 된 도리로서 부모의 복수 정도는 해도 되겠지?"
그건 두려움이었다
"마왕군 통틀어서 제일 늦게 죽여줄게. 부모의 원수를 단번에 죽이는건 좀 아니니까."
눈빛 속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심연에 대한 두려움
치열한 전투 끝에 그곳에서 나온 건 용사와 맥의 잘린 팔이었다
맥의 팔은 마왕의 눈앞에 던져져 경고의 의미로 쓰였다
이후 마왕군이 격퇴되고 난 뒤 용사의 집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아주 고혹적인 누군가가 팔다리가 전부 잘리고 혀도 잘려서 가축의 취급을 당하며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말이다
허나 그것이 마족이라는 소문이 또 돌면서 종족혐오에 찌들어있던 인간들은 소문을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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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마왕이 용사 성노예되는 쩡 보고 충격먹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