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주의) "버블 시대 작화"에 대한 오해
유게도 그렇고 다른데서도 그렇지만 흔히 '버블 작화' 라고 하면서
주로 셀화로 이루어진 사실주의 기조의 애니메이션들 짤 올려놓은 글들이 많고
더해서 그런 글에 '돈 ㅈㄹ해서 가능했던거' '그 시절이니까 가능함' 이런 댓글들이 자주 달리는데
사실 이 애니메이션 대부분들은 '일본 거품 경제' 시기랑은 관계 없음

왜냐? 대부분 버블 시기랑 전혀 안겹치기 때문.
일반적으로 '일본 거품 경제' 시기는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극초반의 짧은 초 호황기를 가리킴
그럼 보통 이런 글에 버블 작화라고 올라오는 작품들은 몇년도 작품인지 한번 보자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
1993년
기동전사 건담 F91 극장판
1991년
카우보이 비밥
1998년, 극장판은 2001년
마크로스 플러스
1994년
특히 버블작화라고 자주 거론되는 이 만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1984년
아예 버블은 커녕 플라자 합의 하기도 전인 1984년에 나왔음
이렇듯 흔히 '버블 작화'라고 칭해지는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은 사실 버블 시기랑 거의 연관이 없음
물론 버블 시기에 작화가 대단했던 애니메이션이 없던 건 아님
대표적으로
1988년
버블검 크라이시스
1987년
등이 있음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들도 아키라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버블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진 못했음
아키라야 워낙 투자를 잘 받은 경우지만 그것도 7억엔으로 버블시기를 고려하면 조금 갸우뚱하고
이 시기 애니메이션이 잘 나갈 수 있었던건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전체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으니까
매니아들이 주로 구매하고, 비교적 작화에 쉽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OVA 시장이 발달했던 덕임
실제로 위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극장판이거나 OVA임
애당초 그 시절이면 애니메이션에 투자할 돈으로 부동산 돈놀이 하는게 보통임
즉, '버블 작화는 돈지랄해서 작화 좋다'는 엄밀히 말하자면 틀린 말임
그 시기나 지금이나, 애니메이터들은 박봉이었고 저 작화들은 그 박봉을 받고서도
자기 수명을 깎아가며 작업을 하던 애니메이터들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거임
그렇게 형성된 OVA 시장이 90년대 중후반까지는 어찌저찌 버텨주었기에
계속 셀화를 쓰면서도 저런 퀄리티를 유지 할 수 있었던거고
애당초 저런 퀄리티가 아니면 구매자들이 지갑을 열지도 않았을테니까
PS. 첨언하자면 저중에 실사에 가까운 묘사, 연출을 강조하는 애니메이션이 유행했던건
오시이 마모루를 위시로 한 사실주의 기조의 애니메이터들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함
근데 90년대 말엽부터 이런 사실주의 기조는 점차 쇠퇴하는데
"영화의 기법이나 실사에 가까운 묘사에 집중할거라면,
대체 애니메이션이 영화에 비해 가지는 이점이나 차별화된 점이 뭐냐?"
라는 비판속에 점차 애니메이터들이 애니메이션만이 쓸 수있는 과장된 연출, 묘사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쇠퇴하게 되었다고 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