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막 입학해서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여름방학 중간쯤에
아빠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올때 나랑 동생한테 보여준다고 어디선가 매미 두마리를 채집통에 담아서 잡아옴
하지만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벌레가 익숙한 아빠와는 달리
나랑 동생은 태어나고 자란곳이 완전 도시라 벌레보기 힘든 환경이었음
그러다보니 나는 생각보다 커다란 매미의 징그러운 자태를 보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혐오의 표정을 아빠 앞에서도 숨길수가 없었고,
매미의 징그러운 모습을 더이상 보기 힘들어서 나는 곧바로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궈버림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걸 봤다는듯이 세상 떠나가라 울고
설상가상으로 야외에서는 별거 없지만 실내에서 매미 두마리가
굉음을 내며 울어대니 매미 울음소리 + 동생의 울음소리의 환상의 하모니로
온 집안이 굉음의 도가니에 빠짐
그러다가 부엌에서 요리하던 엄마가 갑자기 소란스러운 굉음 하모니에 놀라서 거실에 와보니
한창 울어대는 매미 채집통을 들고 당황하는 아빠와 울고있는 동생을 보고
엄마가 아빠에게 당장 그거 밖에다 버리고 오라고, 매미 두마리와 동생 울음소리를 합친 것보다 훨씬 크게 소리를 지르심
아빠는 결국 밖에다 매미를 버리러 가시고 엄마는 동생을 달래며 상황이 마무리됨
그리고 일주일 뒤에 아빠가 어디선가 장수풍뎅이를 한마리 가지고왔는데
나는 매미 때와 똑같이 극혐의 표정을 지으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동생은 매미 트라우마 스위치가 들어가서 다시한번 한바탕 울기 시작함
다시 시작된 난장판에 화가 단단히 난 엄마는 아빠에게 진심 등짝 스매싱을 날리고
다시는 집에 벌레 가지고 오지 말라고 사자후를 한번 더 내지른 다음부턴 아빠는 더이상 우리에게 벌레를 가져오지 않게됨
그 때문인지 나랑 동생은 성인이 된 지금도 종류불문 모든 벌레를 매우 혐오하고 싫어하게됨
남들이 멋있다고 하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도, 무늬가 예쁜나비도 전부 엄청 싫어하고 혐오함
저도 그... 특히 매미라던지 애들 껍데기 위에 부분 이랑 아래 배부분 숨시는 부분, 주둥이 거기에서 혐오감이 너무 큰....
첫 시작이 중요하지 나도 급식의 처참한 퀄리티로 가지요리를 처음 먹어서 가지는 쳐다보지도 않음
한국 가지 조리법이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식재를 조지긴 하지 난 친구들하고 양고기 먹으러 갔다가 가지 볶음 있길래 먹어봤는데 천상의 맛이었음
나도 태생 도시사람인대 곤충 졵나 좋아해. 그냥 개인 성향인듯.
그게 그렇게 되나?
저 사건 전에는 벌레라는 생물종은 알고 있었고 티비에서 볼땐 별 생각이 안들었는데 저때 이후로 티비에서 벌레 나오면 일단 소름부터 돋음
어릴 때 기억이 진짜 중요함. 나도 파김치 강제로 먹여서 토한 적 있는데 그 뒤로 그냥 파 들어간 건 다 먹는데 파김치만 입에 넣으면 구역질부터 올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