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 of the underworld
# 1
간단한 법칙이다.
죽은 자는 되살아날 수 없다.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전설이 말하되, 한가지 방도가 있다고 했다.
저기 먼 지하세계 어딘가에, 세송이 꽃이 있다고 했다.
그 꽃의 이름은 살송이다.
뼈에 닿는다면 뼈가 살을 얻는다고 했다.
그 꽃의 이름은 숨결꽃이다.
숨을 멈춘 사람이 그 꽃에 닿는다면 숨을 쉰다고 했다.
그 꽃의 이름은 피나래다.
피가 없는 사람의 몸에 피가 돈다고 했다.
그러나 명심할지어다.
이 꽃은 지하세계의 꽃, 지하세계라 하면 곧 저승이니.
이승의 존재들에게도 전승처럼 작용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생각해 보라.
피나리에 닿은 자의 피가 빨려나가는 모습을
살송이에 닿은 자는 뼈만이 남고, 숨결꽃에 닿은 사람은 바로 죽을지어니.
이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운 꽃인지.
# 2
저기 머나먼 서녁 끝, 항시 땅거미가 드리우는 그믓골의 입구에
바리라는 여관데기가 있었다.
낮에는 잡일을 하고, 밤에는 손님을 접대했다.
여관은 번창하고 있었다.
지하세계, 저승을 앞에 둔 곳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이는 그 여행자들이 모두 노랫소리에 홀린 까닦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세 송이 꽃에 관한 노래다.
누군가는 그 꽃이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약초라고 했다.
다른 사람은 그 꽃이 세상에서 가장 독한 독초라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그 꽃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바리 역시 그 꽃의 이야기에 매혹되었다.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