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소 마치고 자대배치 받을때
나를 포함한 몇명이 "군수사령부"라 뜨길래
"오, 사령부면 도시권으로 가는건가, 개꿀"
하고 기분 오졌는데 기차타고 버스타고 산넘고 물건너
시골 오지의 탄약창이란 부대로 들어서는 순간 아, 난 ㅈ됐구나 싶었지.
거기 행정병이 넌 경비를 하고싶니, 탄약을 나르고싶니 물어보고
난 경비 가고싶습니다 해서 최종적으로 탄약창 내부의 독립중대인 경비중대로
자대배치를 받았음. 그때부터 밤낮으로 몬스터와 핫식스를
생명수처럼 여기며 다크서클과 안경을 끼는 원인이 된 영상감시병의 생활이 시작되었지..
여의도 3배의 면적을 자랑하고 전군의 탄약과 미사일을 적재하며 탄약창 어딘가에는
미군들 백린탄도 수십년째 보관되있단 전설이 있던 곳..
워낙에 면적이 넓은 부대라 어디좀 갈려면 부대내에서도 차로 수십분 가야했던 그런곳이였음.
탄약창 가면 경계근무 안서는 탄약관리병을 해야지;;
나 제천 5탄약창에서 했는데
탄약창 가면 경계근무 안서는 탄약관리병을 해야지;;
글게, 탄약관리병은 주말도 보장되고 좋아보이더라.
주말 탄약고 순찰근무는 해야됨
근데 그것도 오전반 오후반 나뉘어 있어서 빡센 근무도 아님
탄약창도 잘못 걸리면 경계근무 잇다. 내가 나온 탄약창이 그랬음. 특별관리 탄약고이라고 소총탄 따로 보관하는 곳이 하필 우리 중대지역에 있어서 우리중대는 특탄근무라고 경계근무 함.
거기까지 가서 탄약관리병을 안하네 ㅋㅋㅋ
탄약창은 진짜 복불복. 만일 내가 있는 중대 지역에 특별관리 탄약고(줄여서 특탄)이 있다. 그럼 경계근무 있음. 근데 없다? 그럼 불침번만 잇음. 나 10군번인데 나 일병때 탄약고 순찰이라고 생겼었는데. 예비군 2년차인가 3년차에 탄약창에서 해서 물어보니 없어졌다고 함. 그래서 자기중대는 불침번만 슨다고 했음.
내가 있던 사단이 가끔 중대별로 돌아가면서 군단탄약고(ASP)를 지키러 갔는데, 대대(경기도)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도 군단탄약고 들어가자마자 진짜 뭐 민통선 들어간거마냥 바깥과는 완전 단절되더라고. 세달 정도 경계근무 하러 갔는데, 있는 거라곤 정말 중대막사 하나에 8평도 안되는 사지방 하나(그나마 여기가 바깥세상과의 교류창구), 수풀이 무성하고 사면이 산이랑 언덕으로 둘러싸이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길들... 농구골대 두개.. 그게 끝이었음 ㅋ 밀어내기식으로 순찰로 돌면서 초소로 들어가는데 가장 높은 초소에 가면 저 멀찌감치 후져보이는 모텔하나 보이는게 사람들이 사는 흔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건물이었음. 그리고 개같은 고라니 새키들도 많이 봤고.... 난 맨날 대대탄약고만 보다가 진짜 막 거대한 벙커 같은 거 안에 포탄같은것들이 팔레트로 막 정리되있고 그걸 지계차로 막 옮기고 넣는걸 처음봤음 진짜 쓰잘대기 없이 넓었던게 기억남. 잠도 엄청 모자랐던거 같음. 주간에 근무서고 야근에 1차 2차 나눠서 서는데 1차는 6시부터 12시까지, 2차는 12시부터 6시까지 섰는데 와 위에있는 애들은 맨날 이런거 하는건가... 싶었음. 진짜 너무 졸립고 힘들더라. 대신 좋은건 위에 아무도 없으니깐, 쓸대없는 작업같은거도 많이 안하고, 간부들도 위에 사람들 눈치 안보게되니까 확실히 편한건 있었음. 딱 한번 임관하는 여군 사관들이랑 근무도 서보고... 암튼 피곤한데 이상하게 좋은 기억만 있던 곳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