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화성의 대장간'에서 발췌
엘다와 스페이스마린 동맹군이 기술의 암흑기 시절 인류가 만든 거대 AI 로봇 사냥개들에게 쫓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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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은 일행들이 다리를 건너는 것을 보고 짖어대며 그들을 쫓았다.
다리 갑판의 철망에 쫓아오는 사냥개들의 갈고리 발톱에선 불꽃이 튀고 있었다.
“템플러들! 여기서 싸운다!”
타나가 외쳤다.
유령걸이는 다리를 가로막고 서서 "안돼."라고 말했다.
곧이어 레이스로드는 구부러진 검을 뽑아들었다.
"위대한 무덤 노래꾼 토랄벤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이곳에서 싸울 것이다."
타나는 거대한 전사의 의도를 짐작하고
"하나만 말해보게 유령걸이. 토랄벤은 그 싸움에서 살아남았나?"
라고 물었다.
레이스로드가 스페이스마린을 향해 몸을 돌리자, 끔찍하게 찢어진 레이스본 갑주 안에
매끄러운 금 간 보석이 보였다. 그리고 그 보석의 빛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는 파멸을 추구하는 자였지."
유령걸이가 대답했다.
"그게 무슨 뜻이지?"
"그는 당신이나 내가 살아온 생애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유령의 길을 걸어 왔다."
유령걸이가 말했다.
"그래,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인가."
블랙템플러 챕터의 타나는 그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아마겟돈 전쟁에서 죽음을 앞둔 이들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것이 임무였던 블러드 엔젤 챕터의 전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들의 고통을 끝내주는 것이 그 형제의 짐이었지만, 그는 죽음으로써 그들의 의무가 끝났다고 말할 때면 잃어버린 전사의 영혼이
평화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었다.
엘다의 레이스로드 앞에 '타나', '바르다', '이수르'가 검을 들어 경의를 표했다.
"잘 죽어라 유령걸이."
타나가 말했다.
레이스로드는 "어서 가라."며 충고했다.
다섯 마리의 짐승이 나란히 유령걸이에게 다가왔다.
길게 늘어진 대형으로 돌진하자 그는 고스트 글레이브로 첫 번째 괴물의 척추를 꿰뚫고 내리쳤다.
빈틈을 감지한 다른 놈은 다리를, 다른 한 놈은 머리를 노렸다.
다리를 노린 짐승은 주먹에 거의 두 동강이 났다.
두번째 놈은 칼날에 스스로 달려들 듯 찔렸다.
다른 한 마리는 손목을 물고 크게 휘저으며 덩치를 이용해 그를 질질 끌고 갔다.
마지막 야수는 어깨에 튀어나온 돌출부를 잡고 반대 방향으로 턱을 쉬둘렀다.
유령걸이는 검과 몸이 부서지면서 고대의 고통이 담긴 비명을 질렀다.
그는 부러진 검을 다시 잡아 반대쪽 팔을 물어 뜯는 야수의 다리를 잘라냈다.
팔이 자유러워진 그는 허리를 낮게 숙이며 옆구리를 할퀴고 있는 괴물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 충격으로 괴물의 몸통이 짓이겨지며 거의 두 동강이 나버렸다. 기계처럼 울부짖는 쇳소리는 내며
녀석은 다리 난간에 세게 부딪혀 날아갔다.
'유령걸이 울다나이'는 눈에서 싸이킥 파장을 발사했고
살인적인 번개가 비명을 지르며 터져나왔다.
두 마리 짐승이 이번엔 그를 밀치려 했다. 그는 뒤로 물러나 한 마리의 갈비뼈를 걷어 찼고 발 뒤꿈치를 돌려
다른 한 마리를 검으로 다리의 철판 데크에 찔러 넣어 고정시켰다. 이윽고 우두머리 짐승이 그에게 부딪혔다.
둘은 굴러 떨어졌고 그의 주먹이 야수의 옆구리를 내리쳤다.
넓은 아가리가 그의 장갑을 찢어냈다.
갈고리 같은 발톱이 유령걸이의 다리를 찢어놨고 마침내 그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아무리 의지를 불태워도 체중을 지탱할 수조차 없게되었다.
그는 부상당한 거인처럼 매초마다 스스로의 몸을 수복하는 기계화된 암살자와 눈을 마주쳤다.
울다나이는 한쪽 무릎을 꿇고 다리 갑판을 따라 몸을 꼿꼿이 세우려 노력했다.
환영 같은 현실의 풍경이 희미해져갔지만, 잔인한 웃음소리가, 마치 '엘다리스 인니아스(다크엘다)'
일족이 희생자의 죽음을 맛보러 오는 것 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이 그 순간이었다.
"모라이 헥의 사냥개들아, 이리와라!"
그가 외쳤다.
"함께 죽자!"
유령걸이 울다나이는 왼팔을 뻗어 고에너지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두꺼운 케이블 와이어를 잘라냈다.
그 순간, 다리의 기본 지지대가 단숨에 제거되면서 갑판이 휘청거렸다. 괴물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그를
지나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금속이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다리가 두 동강이 나면서 함께 유독성 구름 속을 쏟아져 내렸다.
괴물들은 죽어가며 울부짖었고, 금속 가죽은 부식성 안개 속에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유령걸이 울다나이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의 영혼은 이미 소멸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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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적을 막아 시간을 벌겠다고 희생하는 레이스로드
그리고 그 레이스로드에게 경의를 표하는 3명의 스페이스마린들
뭐야 엘다 너무 멋지잖아?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884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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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로드면 엘다 타이탄 맞지? 스피릿 스톤이 파일럿인? 희한하네, 이미 타이탄 자체가 육신이니까 물리적인 육체를 가진 마린과 대화가 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