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보다 높은 산은 많지만...."
"동서 무림맹의 대표가 싸워 무림 최고봉이라 일컬어진 이 산이야말로 우리의 싸움에 제격이겠지..."
"....여기까지 왔는데 무의미한 침묵은 그만두지 그래?"
"...령아."
"아니면 소사매라고 불러줄까? 그것도 아니면...."
"......"
".....뭐라 불러도 상관없어."
"....점창명주 엽 소저. 이 산에 오른건 소저와 저, 둘이지만 대결 후에 내려가는 건 한 사람 뿐일 것입니다."
"각오하셨을 꺼라 저 당묵령은 믿겠습니다."
"....끝까질 날 '조 부인'이라고 부르지 않는구나? 그건 네 알량한 마지막 자존심인가?"
"....무답무용."
동서무림맹의 전쟁이 끝난지 5년이 지났소. 당신이 호의검소 서생과 싸운 미산의 정상에 당신의 부인과 무림맹주의 부인이 서로 칼끝을 겨누고 있습니다.
한때는 막역한 친우였으녀 좋은 자매였던 둘이지만 하늘이 내린 운명은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당문의 소사매는 자신의 감정을 깨닫기전에 원치않은 시집을 가게 되었소. 그후로 자신의 감정을 깨달은 당묵령은 후회로 베갯잇을 적시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점창명주 엽운상은 자신의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신과의 우연찮은 만남은 그야말로 하늘조차 포기한 엽운상의 운명에 커다란 기적이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완전히 건강해졌고, 당신을 낭군으로 모십니다.
그리고 이는 당묵령과 엽운상, 둘 사이의 관계에 파국을 맞이한 계기가 됐습니다.
서 부인이 된 당문의 소사매에겐 자신과 달리 행복하게 미소 짓는 과거의 친우가 역겹게 느껴지고, 원한이 사무칩니다. 이는 비단 엽운상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결혼을 종용한 당문의 모두에게 향하는 감정일 것입니다.
조 부인이 된 당문의 며느리 엽운상에겐 언제나 당문을 위해 헌신하던 당신의 고생과 마음을 외면하고는, 이제와 후회하는 당묵령이 어리석게 느껴질 뿐입니다.
소사매의 천지무성세는 더욱 고강해졌으며, 건강해진 엽운상 또한 점창검법과 당문의 암기술을 합쳐 고강해진 무공을 선보입니다.
둘의 칼끝은 서로의 심장과 목을 겨눕니다. 이는 생사결이니 둘 중에 한명만이 하산하게 될 것입니다.
일찍이 시작된 둘의 대결은 해가 질 때까지 그치줄 모릅니다. 자신들의 낭군이 이 미산에서 싸울 때와 같이 암기를 전부 썻고, 칼은 부러진지 오래요, 둘은 시정잡배 마냥 혹은 동네 아낙네 마냥 아무런 초식없이 주먹을 휘두르며 상대방의 얼굴을 할퀴고, 머리끄댕이를 잡아 당깁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서 공자면 충분히 잘생겼고, 근골도 우수하며 인품도 훌륭하고 부유하기까지 하잖나!!!!"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
"난 시집와서 단 한순간도 행복해본적이 없어...!!!"
"조 오라버니를 외면한건 너잖아!!!!!!!!"
"조 오라버니가 네 결혼식 때 어땠는지 알아?!"
"오라버니는 삼사형 할아버지하고도 싸웠어!!!"
"그 어느때보다 눈물 흘렸어!!!!!!!"
"그럼에도 너의 평안한 결혼을 위해 제대로 낫지도 않은 몸으로 공동파의 악승과도 싸웠다고!!!!!!!!!"
"이 모든건 네 선택에 의한 결과야!!!!!!!!!!"
"아니야."
그 외침을 들은 소사매는 조용히 부정합니다.
"그저 외부인에 불과한 너는 아무것도 몰라."
"넌 그저 내 자리를 빼앗은 도둑에 불과해."
".....마지막 일합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생사를 결정할 것입니다."
"서부인."
"...난 내 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엽운상은 부러진 자신의 검을 들고 자세를 취합니다.
소사매 또한 떨어진 탈수표를 주워들고 자세를 취합니다.
이내 점창의 부러진 쾌검과 당문의 깨진 천지무성세가 격돌하며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털썩
미산의 정상에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
쓰러진 것은 소사매입니다. 소사매의 뜨거운 피가 땅을 적시며 김이 피어오릅니다. 두 아가씨의 목숨을 건 승부는 당문의 명주의 승리로 끝났소.
"....부러진 검으론 얕았어. 어서 내 목을 긋던지 심장을 꿰뚫어."
"....무림맹의 전쟁에서 너의 부군이신 호의검소를 이긴 조 오라버니께선 자비를 베풀어 그를 살리셨지."
"나 또한 지아비의 뜻을 따라 자비를 베푸리다."
"......어서 날 죽여."
"어서 날 죽이라고!!!!!!!!"
그녀의 몸의 둘러진 일곱개의 방울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이내 귀신 들린 무당의 방울처럼 끔찍한 방울소리가 미산의 정상을 가득 채웁니다.
조용했던 소사매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 악을 쓰는듯한 외침이 되며, 무표정했던 표정도 마치 악귀나찰이라도 된듯이 심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하오.
".....령아."
"난 네가 증오스러워!!!!!"
"네가 앉은 그 자리!! 네가 눕는 그 침소!!네 곁의 사형!!!!!!"
"그거 모두 내 꺼였어야 해!!!!!"
"왜 난 당문에 남아있을 수 없는건데!!!!!!!!!!"
"난 집을 사랑했어!!!당문을 사랑했어!!!!조 사형 또한 사랑했어!!!!!!!"
"하지만 내게는 힘이 없었고 당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어!!!!!!!!!!"
"그런데!!!!!!"
"왜!!!!!왜ㅡㅡ!!!!!!!!!!!!"
"왜 너는 되고 나는 안되는데...."
"내가....내가 먼저 사형과 만났잖아....!!"
"......령아."
미산에 때에 맞지 않는 눈보다 차가운 빗물이 떨어집니다. 동서무림맹주가 서로를 인정하며 하늘을 울렸던 싸움터에는 적(籍)을 잃고 한이 맺힌 소녀와 적(籍)을 둘곳을 찾은 소녀의 울음 소리만이 처량하게 울려 퍼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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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운명이 어긋나 악에 받친 소사매 괴문서 쓰고 싶어 썻는데
지금은 수정했지만 초안의 경우 중간에 소사매의 천지무성세가 깨지면서 악에 받쳐 외치는 장면있었는데
빼는게 훨씬 낫네
이런건 마지막의 마지막에 무표정이라던가 차분함이 깨져야 제 맛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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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적는 사족
마지막에 籍 한자표시한건
무국적자 할 때 '적'임
대충 한자로 있을 곳 이란 뜻인데
적을 둘 곳이 없다란 소리는 있을 곳이 없다.
적을 찾았다 란 소리는 머무를 곳을 찾았다고 보면 됩니다
이건 조활이 책임지고 서생까지 부인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이 둘은 역시 무공 보다는 어린 애들 처럼 꺄꺄 거리면서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게 잘 어울리는듯 ㅋㅋㅋㅋㅋ
이건 조활이 책임지고 서생까지 부인으로 데려오는 수밖에 없다
잘 썼는데 추천이 모자르군.... 내가 베스트에 올려주마 크크크큭.....
여담이지만 이 둘은 역시 무공 보다는 어린 애들 처럼 꺄꺄 거리면서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게 잘 어울리는듯 ㅋㅋㅋㅋㅋ
그것도 생각해뵜는데 비참함이 덜하더라고
크아아아악 왜이렇게 매워
대협의 필력이 돌아오셨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