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가장 흔한데 과연 말 한번 ㅈ같이 했다고 이렇게 까지 극형에 쳐했을까?
사실 이 이야기 속에 진짜로 까인 이유가 좀 빠져있는데
첫번째로 이미 혼인 이야기 나오기 전부터 이속의 집안은 찍힌 상황이었음
일단 먼저 이속의 가문은 고려시대 때부터 유명한 공신 가문으로 대대로 공을 많이 세웠고
고려가 망하고 나서도 충절을 지킨 것으로도 유명해 조선 건국 후에 중용할 정도로 괜찮은 가문이었음
결론적으로 왕가의 매파가 올 정도로 이씨 가문은 정통과 어느 정도 힘이 있는 명문가였다는 말임
문제는 태종 이방원의 형인 이방간이 어머니의 상을 지키던 박인간의 조카 딸과 재혼한 사건의
핵심 피의자 중 한명이 이속임...
이 사건이 얼마나 미친 사건이었냐면 박인간의 조카딸과 이방간이 재혼하는 과정에서
이방간의 사위 조신언은 아예 태종이 혼인을 거절했을 때 왕명을 사칭해 재혼이 끝까지 이어지도록 만듬
그리고 이방간이 귀양을 내려온 곳인 춘천의 군수로 있던 이속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방간에 대한 정보를 보고할 때 누락시켜버렸음
결국 이방간의 재혼이 다 끝나고 나서야 사태를 알게된 태종은 그대로 폭발함
상 중의 집안의 사람 그것도 왕실 인물과 결혼 시킨 것부터 왕명 사칭은 물론이요
핏줄 관리 빡세게 해야하는 왕정시대에 내전의 위험이 있는 요주의 인물들 중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종친 이방간에 대한 정보 고의 누락 까지...
이 중 하나만 걸려도 집안이 풍비박산 날 일을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해버렸으니..
하여 조신언은 왕명을 사칭죄, 상중인 여인을 데려간 죄로 잡혔고
박인간은 자신의 조카 딸이 형수의 상을 지키는 중임을 알고 있음에도 재혼에적극 동참한 죄로 잡혔으며
이속은 이방간과 외부인이 접촉했고 여러 심각한 정보들을 알고 있음에도 방관하고 조정에 알리지 않은 죄로 잡혀감
아무리 형제를 사랑하는 태종이지만 이방간은 엄연히 반란의 주역인 대역죄인이고
또한 그동안 사고를 치는 족족 대형 사건을 싸질렀던 인물이었던 만큼 그 분노는 극에 달했지만
초인적인 인내로 참으며 이속은 관직을 박탈 후 서인으로 강등시키고 곤장으로 팬 다음 귀양을 보냄
이후 태종 11년에 용서해줬지만 이미 충절로 유명한 집안의 가주에 대한 존경심이나
좋은 감정은 이미 하나도 없는 상태였음
두번째로 궁녀의 딸이라면 내 아들은 죽었다며 말한 것도 문제고
정신옹주의 어머니인 정실인 원경왕후인 민씨 집안의 나인인 것까지
들먹이며 ㅈ같이 굴었던 것도 문제인데...
이속이 답변할 때 넣은 고려 시절 호칭인 궁주 (공주와 왕비 칭호)와 고려시대 제사 호칭인 길례를 들먹이며
우리 집안이랑 급도 맞지 않고 고려를 멸망시킨 놈들과 사돈하겠냐? 라면서 거절한거임
천한 신분이라며 까는 것도 모자라 흔한 부마 후보의 부모에 불과하면서
조선의 왕족에게 전조 고려 칭호를 꺼내며 티배깅을 했으니...
거기다 애초에 이속의 집안은 그저 수많은 부마 후보에 불과했을 뿐인데 뭔 깡인지...
구 정권을 피로 숙청한 조선의 입장에선 말 그대로 발칵 뒤집힘
신하들도 태종 못지 않게 존나게 빡쳤는데
그냥 조용히 거절했다면 모를까 왕가를 능멸했던 놈이 조선을 부정하고 고려를 찬동하는 듯한 말을 하자 발칵 뒤집힘
조말생은 이속의 전과를 말하며 서인으로 강등하는 것을 넘어 그냥 재산을 몰수하고 삼족을 멸하자고함
태종은 그대로 서인으로 강등시키는 것으로 끝내자고 했는데
하연이 나와서 목을 베던가 아니면 귀양을 보내자고 간청하였고
뒤이어 다른 신하들도 조말생과 하연의 말을 따라 그러자고 했함
원래 태종이 여론을 더 크게 키우도록 유도한 뒤 수위가 넘으면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는 선에서 형벌을 내렸던지라
태종은 신하들의 요청을 수용해 서인 강등 + 재산 몰수 + 귀양 처분을 내림
왕의 결정을 내린 후였지만 의정부와 육조의 신하들은 이 처분을 듣고
형벌이 너무 낮다고 극도로 분노해 바로 달려와 이속의 목을 베어야 한다고 간청을 함
태종도 그만하면 됬다고 했지만 신하들이 간곡하게 청하자
이속을 관노로 만들며 이속의 아들을 평생 결혼을 못하게 금혼령을 시행하며 마무리를 지음
근데 분이 풀리지 않은 신하들은 여기서 또 끝나지 않았기에
이번엔 신하들이 이속의 가문 사람들도 걸고 넘어지며 이속의 가문을 지워버릴 기세로 상소를 올림
특히 이속의 매형의 딸 하옥생이 집안의 상중에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인 김사문과
불륜을 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김사문과 하옥생을 체포해야한다고 난리침
벌떼 같이 달려드는 신하들을 말리느라 진땀을 뺀 태종은
상 중에 술을 마신 김사문과 불륜으로 논란이 된 하옥생에게 곤장 80대를 구형한 사건이 있었음
여기서 또 끝나지 않고 아예 세종 4년엔 사헌부가 세종께 끝까지 이속의 목을 베어야 한다고 상소함
하지만 세종께선 이속을 사형시키면 안되는 이유를 말씀히시었고
결국 조곤조곤하게 신하들을 말로 뇌절하지 말라고 막으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었음
참고로 이속의 아들도 나중에 금혼령을 풀어주면서 어떻게든 마무리 되었고
정신옹주는 반대로 귀양간 집안의 아들과 결혼하게 되며 그 쪽 집안이 단숨에 부활했다는 뒷 일화가 있음
어떻게든 좋게 마무리해버렸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