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괴괴)유괴된 T군
삼촌이 초등학교 때 친구 중에 T군이라는 아이가 있어서 학교에서나 밖에서나 행동을 같이하며 매일같이 놀았다. 유일한 친구였던 것 같다.
어느 날 T군이 사라졌다.
유괴된 것이다.
T군이 사라지기 전날 저녁 사실 삼촌은 T군을 봤다.
심부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T군과 또 한 명, 모르는 어른이 숲길의 어느 방향으로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걸어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물론 삼촌은 T군의 가족이나 경찰에 그 사실을 전했지만 외딴 곳이었고 별다른 특징도 없는 남자였기 때문에 유력한 단서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납치임에도 불구하고 몸값 요구나 협박이라 할만 한 전화도 없고 범인의 목적도 불분명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아무 진전없이 일주일 넘게 지난 어느 날.
"어, 저 그림 저런 색이었나?"
교실 뒷벽에 학생 각자가 그린 자화상이 붙어 있어 T군의 그림만 이상하다.
배경이나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T군의 안색이 묘하게 붉은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삼촌은 반 친구들에게 그 말을 처음 했을땐 기분 탓이라고 했지만, 이틀 사흘이 지나면서 점점 빨간색이 강해져 마침내 붉은 귀신마냥 얼굴이 붉어졌다.
여기까지오니 아무도 기분 탓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찾아주지 않아서 화났어"
"분명 더운 곳에 있을 거야."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T군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결국 알 수 없었다.
다만 T군은 지금 매우 아파하고 있다, 괴로워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삼촌은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고 한다.
이 그림은 T군 부모의 수중에 두는 것이 좋다고 하여 교실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학교 모두 역 앞이나 번화가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어 여전히 범인으로 이어질 단서는 없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T군은 실종 상태다.
하지만 삼촌은 T군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일 때문에 전학을 가게 된 삼촌은
"T군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가자"
어머니에게 그런 말을 듣고 내키지 않지만 어머니와 함께 T군의 집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거나 같이 노는등 추억이 많은 T군의 집을 보기가 힘들었다.
초췌해 다른 사람처럼 된 T의 어머니가 응대에 나선 현관에서 삼촌은 무심코 오른손에 있는 거실을 들여다보다가 벽에 붙은 건의 T군 자화상을 보고 이내 고개를 돌렸다.
봐버린 일을 마음속 깊이 후회했다.
T군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적어도 천국에서 편안하게 지내길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고 삼촌은 이야기를 마무리했다.